
【광주=뉴시스】구용희 기자 = "우리 동네에서는 준석이를 '어린 기부천사'라고 부릅니다"
3년째 이어지는 광주 한 중학생의 선행이 주위에 귀감을 사고 있다.
달콤한 새벽잠을 포기하고 신문배달과 폐지 수집에 나서 모은 용돈을 3년째 기부하고 있는가 하면 수시로 동네 어르신들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는 등 10대 중학생의 사연이 봄의 문턱에 훈훈함을 더해주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바로 광주 북구 우산중학교 3학년에 진학하는 이준석(15)군.
26일 광주 북구 문흥2동 주민센터와 아버지 이상용(51)씨에 따르면 이군은 초등학교 6학년 여름방학 기간 TV 채널을 통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브라운관에서는 커다른 눈만 남은 채 굶주림에 허덕이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 등 세상의 또다른 그늘이 비춰졌다.
기아(飢餓)의 참상에 충격을 받았던 이군은 이후 신문배달을 결심했다.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잠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아버지는 이른 시간 집을 나섰다 3∼4시간 뒤 굵은 땀방울과 함께 돌아오는 아들의 행동이 수상쩍었지만 "새벽 운동을 다녀 왔다"는 아들의 답변을 신뢰했다.
시간을 쪼개 신문배달에 나섰던 이군은 방학이 끝나자 하교 시간대를 이용, 폐지를 수집하는 일에 정성을 쏟았다. 이 과정에 이군의 마음 속에 한가지 고민거리가 생겼다.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어르신들이 자신으로 인해 수입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고민 끝에 이군은 수집 배경과 함께 아버지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놨다. 아버지는 대견스러운 아들의 뜻에 든든한 우군이 돼 주기로 했다. 동시에 실질적 해결책도 제시해 줬다.
중소형 마트를 운영하던 아버지는 각종 빈 상자를 모아두고 이를 꼭 아들에게 건네주지만은 않았다. 평소 마트를 찾아 폐지를 가져가던 어르신들이 서운하지 않게 빈 상자를 더많이 모아 분배해 둔 것. 이군도 적정량이 모이면 더이상의 욕심을 내지는 않았다.
준석 군은 이렇게 모은 돈 50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지난 2012년 주민센터에 기부했다. 똑같은 과정을 거쳐 지난해에는 60만원, 올해는 100만원을 전달했다.
문흥2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고장 직전에 놓여 있는 휴대전화를 교체하는 대신 기부를 선택하고 있는 준석이를 우리 동네에서는 '어린 기부천사'라 부른다"며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이군의 선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여름·겨울방학 평일에는 집 앞 노인복지관을 찾아 배식봉사 활동에 전념했다. 또 오며가며 동네 노인정을 들러 어르신들의 손주 역할을 하기도 했다. 무더위에는 수박을, 찬바람에 건조한 날씨에는 귤 상자를 들고 찾았다.
설이나 추석에는 동네 홀몸어르신이나 장애인 가정을 찾아 쌀(20㎏) 1포 씩을 전달하는 일도 지속하고 있다.
어린 학생의 이 같은 행동에 노인정의 한 어르신은 칭찬의 편지를 학교 측에 발송하기도 했다.
학교 측 관계자는 "온화한 성품에다 배려심도 깊어 이군 주위에 친구들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투표를 통해 학생회장에 당선된 이군은 "행정고시를 통해 공무원이 되고 싶다. 소외된 더많은 이웃을 돕고 싶기 때문이다"는 자신의 바람을 밝혔다.
아버지 이씨는 "아들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성인으로 성장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3년째 이어지는 광주 한 중학생의 선행이 주위에 귀감을 사고 있다.
달콤한 새벽잠을 포기하고 신문배달과 폐지 수집에 나서 모은 용돈을 3년째 기부하고 있는가 하면 수시로 동네 어르신들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는 등 10대 중학생의 사연이 봄의 문턱에 훈훈함을 더해주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바로 광주 북구 우산중학교 3학년에 진학하는 이준석(15)군.
26일 광주 북구 문흥2동 주민센터와 아버지 이상용(51)씨에 따르면 이군은 초등학교 6학년 여름방학 기간 TV 채널을 통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브라운관에서는 커다른 눈만 남은 채 굶주림에 허덕이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 등 세상의 또다른 그늘이 비춰졌다.
기아(飢餓)의 참상에 충격을 받았던 이군은 이후 신문배달을 결심했다.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잠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아버지는 이른 시간 집을 나섰다 3∼4시간 뒤 굵은 땀방울과 함께 돌아오는 아들의 행동이 수상쩍었지만 "새벽 운동을 다녀 왔다"는 아들의 답변을 신뢰했다.
시간을 쪼개 신문배달에 나섰던 이군은 방학이 끝나자 하교 시간대를 이용, 폐지를 수집하는 일에 정성을 쏟았다. 이 과정에 이군의 마음 속에 한가지 고민거리가 생겼다.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어르신들이 자신으로 인해 수입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고민 끝에 이군은 수집 배경과 함께 아버지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놨다. 아버지는 대견스러운 아들의 뜻에 든든한 우군이 돼 주기로 했다. 동시에 실질적 해결책도 제시해 줬다.
중소형 마트를 운영하던 아버지는 각종 빈 상자를 모아두고 이를 꼭 아들에게 건네주지만은 않았다. 평소 마트를 찾아 폐지를 가져가던 어르신들이 서운하지 않게 빈 상자를 더많이 모아 분배해 둔 것. 이군도 적정량이 모이면 더이상의 욕심을 내지는 않았다.
준석 군은 이렇게 모은 돈 50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지난 2012년 주민센터에 기부했다. 똑같은 과정을 거쳐 지난해에는 60만원, 올해는 100만원을 전달했다.
문흥2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고장 직전에 놓여 있는 휴대전화를 교체하는 대신 기부를 선택하고 있는 준석이를 우리 동네에서는 '어린 기부천사'라 부른다"며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이군의 선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여름·겨울방학 평일에는 집 앞 노인복지관을 찾아 배식봉사 활동에 전념했다. 또 오며가며 동네 노인정을 들러 어르신들의 손주 역할을 하기도 했다. 무더위에는 수박을, 찬바람에 건조한 날씨에는 귤 상자를 들고 찾았다.
설이나 추석에는 동네 홀몸어르신이나 장애인 가정을 찾아 쌀(20㎏) 1포 씩을 전달하는 일도 지속하고 있다.
어린 학생의 이 같은 행동에 노인정의 한 어르신은 칭찬의 편지를 학교 측에 발송하기도 했다.
학교 측 관계자는 "온화한 성품에다 배려심도 깊어 이군 주위에 친구들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투표를 통해 학생회장에 당선된 이군은 "행정고시를 통해 공무원이 되고 싶다. 소외된 더많은 이웃을 돕고 싶기 때문이다"는 자신의 바람을 밝혔다.
아버지 이씨는 "아들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성인으로 성장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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