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아프고 힘들고 울어야 다시 웃을수있을까'…듀크 김지훈, 자살

기사등록 2013/12/12 17:43:32

최종수정 2016/12/28 08:30:54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12일 오후 사망한 가수 김지훈(40)은 1990년대 중반을 풍미한 혼성 그룹 '투투'의 리드보컬 출신이다. 김지훈, 황혜영(40) 등 4인으로 이뤄진 투투는 1집 '일과 이분의 일, 2집 '바람난 여자'를 잇따라 히트시키면서 톱그룹 반열에 올랐다.

 '날개 잃은 천사' 등으로 인기를 누린 혼성그룹 '룰라'와 라이벌 구도를 이루며 당대를 풍미했다.

 그러나 1996년 김지훈 등 남자 멤버들의 입대 문제로 와해 위기에 놓였다. 김지훈과 절친한 가수 김석민(39)이 그를 대신, '뉴 투투'라는 이름으로 팀을 꾸리고 3집 '뉴 투투'를 발매했으나 예전의 인기는 얻지 못했다.

 김지훈은 군 복무를 마친 뒤인 2000년 김석민과 함께 듀오 '듀크'를 결성했다. 같은 해 1집 '2000 듀크 파트 1'을 발매했다. 이후 '주말의 명화' '아가씨' 등으로 주목받았으나 큰 반향은 얻지 못한 채 2006년 해체했다. 이후 두 사람은 화려한 입담으로 TV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인기를 이어갔다.

 그러다 김지훈에게 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2005년 마약 혐의로 기소되면서 연예 활동을 접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곁을 지킨 이모(34)씨와 2008년 결혼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두 사람은 2006년 교제를 시작했고 2007년 득남(7)했다. 여러 방송에서 아내와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며 조금씩 복귀를 준비했다.

 그러나 2009년 엑스터시 투약 혐의로 입건되면서 추락했다. 같은 해 방송 출연 정지를 받으면서 연예계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이후 두문불출하다시피 했다. 이 사건이 계기가 돼 부인과는 2010년 합의이혼했다. 이씨는 김지훈과 이혼 직후 무녀가 됐다

 지인에 따르면, 김지훈은 최근 1주에 한번씩 서울 청담동의 뮤직 바에서 술을 마셨다. 무대에서는 주로 우울한 노래를 불렀다. 김범수 원곡으로 더원의 버전으로 알려진 '지나간다'만 불렀다. '얼마나 아프고 아파야 끝이 날까 얼마나 힘들고 얼마나 울어야 내가 다시 웃을 수 있을까'로 이어지는 노랫말이 김지훈의 처지를 연상케했다는 전언이다.  

 김석민은 "참 여리고 정도 많은 친구였다"면서 "무엇보다 참 마음이 착했다"고 회상했다. 최근에는 서로 바빠 연락을 하지 못했다는 그는 "지인을 통해 소식을 근근이 전해들었을 뿐"이라면서 "잘 살고 있다고 전해들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사망할 줄은 정말 예상도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중부경찰서와 소속사 대표 등에 따르면, 김지훈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서울 중구의 호텔에서 숨친 채 발견됐다. 객실에서 김지훈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후배 양모(35)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유서나 타살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울증에 시달린 김지훈은 닷새 전부터 이 호텔에 투숙했다. 경찰은 유족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인을 파악 중이다. 시신은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안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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