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강소기업](20)영백염전…친환경 갯벌천일염 최고 도전

기사등록 2013/10/24 10:32:37

최종수정 2016/12/28 08:15:18

【영광=뉴시스】배상현 기자 = 지난 22일 전남 영광의 영백염전 김영관회장이  국내 최고의 친환경염전에서 생산되는 소금을 들여 보이고 있다. 그는 40여년전 이곳을 염전으로 만들어 현재까지 `소금쟁의' 인생을 살고 있다.  2013.10.24    praxis@newsis.com
【영광=뉴시스】배상현 기자 = 지난 22일 전남 영광의 영백염전 김영관회장이  국내 최고의 친환경염전에서 생산되는 소금을 들여 보이고 있다. 그는 40여년전 이곳을 염전으로 만들어 현재까지 `소금쟁의' 인생을 살고 있다.  2013.10.24    [email protected]
'3無' 대한민국 최고 염전서 명품브랜드 소금 생산
 40년 외곬 '소금쟁이' 김영관회장 소금업계 산증인  

【영광=뉴시스】배상현 기자 =전남 영광에는 어느 작가가 읊은 `하늘과 태양, 바람, 바다가 만든' 기다림의 결정체인 소금을 40여년동안 쉼없이 생산하고 있는 곳이 있다.

 소금 `염(鹽)'자가 지명에 들어갈 정도로 오래전부터 소금으로 유명한 염산면 두우리 갯벌에 자리잡은 영백염전㈜이 그곳.  396만694m²(약 12만평) 규모의 거대한 염전인 이곳은 `우리나라 최고의 친환경염전'이라는 명성과 함께,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소금을 위해 도약에 도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농림수산식품부가 실시한 제1회 대한민국 염전컨테스트에서 `친환경대상'을 받은 이곳은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염전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갯뜨락 오가닉(organic) 소금'은 그 값어치 만큼 다른 제품보다 고가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에 납품되고 있으며 프리미엄급 천일염을 일본과 미국에도 수출하고 있다. 이 곳은 현대백화점 지정 염전이기도 하다.

 또 미용솔트를 개발해 특허출원을 했고  바르는 목욕소금 분야에 판로개척을 위해 뛰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정부입찰을 통해 다른 경쟁업체를 제치고 천일염업계 최초로 국방부에 제품을 납품하는 쾌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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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뉴시스】배상현 기자 = 지난 22일 국내 최고의 친환경염전으로 평가받고 있는 영광 영백염전의 소규모 소금 박물관. 이곳은 앞으로 소금고장의 랜드마크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2013.10.24    [email protected]
 영백염전의 이같은 승승장구 배경에는 자신을 스스로 `소금쟁이'라고 불러달라며 39년간을 명품 소금을 만들기 위해 온몸을 바친 김영관(78)회장이 있다. 영백염전도 자신의 이름 `영(映)'자를 땄다. `백년 이상 가능 기업이 되라는 의미도 있고 영롱하게 빛나는 하얀보석이라는 천일염을 상징하기도 한다'고 한다.  

  `긴 안목, 결단, 도전'이란 단어로 요약되는 그의 `소금인생'은 우리나라 천일염계의 산증인인 셈이다. 실제 김 회장은 1989년 대한염업조합 이사장을 역임했고 2011년에는 염산업 발전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기다림을 통해 시간의 앙금을 거두 듯' 소금을 생산했다는 그의 이야기는 우리나라 소금업의 근현대사를 정리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일제때 천일염전이 주로 북쪽에 있었던 탓에 남쪽에는 소금부족 현상이 생겼지요. 하지만 소금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조미지요, 그래서 약 40년 전에 투자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예부터 소금지명인 이곳 염산면 두우리갯벌 일대에 당시 66만1157m² ( 약 20만평)을 직접 개간했습니다"

  인근 전북 고창군 무장면이 고향인 그는 영광 처녀에게 장가 와 염전을 일구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장비도 절대 부족했고 경험도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물막이 공사에 애를 많이 먹었다. "지금은 당시 보다 염전규모가 줄긴 했지만 여전히 그때를 생각하면 남다른 애정이 많다"고 당시를 회고 했다.

 위기도 있었다. 한때 잘 나가던 천일염전은 1987년 6·29선언 이후 들어 선 노태우대통령 시절때 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염부들의 요구가 거센데다 90년대초 값싼 수입산 소금의 유입으로 경쟁력을 잃게되면서 정부가 폐전정책을 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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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뉴시스】배상현 기자 = 지난 22일 전남 영광의 영백염전 김영관회장이  국내 최고의 친환경염전에서 생산되는 소금의 제작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2013.10.24    [email protected]
  운영난은 이어졌고 김 회장은 염부들에게 임차를 주는 방식으로 명맥을 이어갔다. 당시 사양산업으로 전략한 소금업은 사업자의 대부분이 염전을 팔던 시절이었다. 김회장은 뚝심으로 버텼다. 짠 바닷물이 20여일 저수지, 증발지를 거쳐 결정지에서 `하얀소금꽃'으로 피어나는 것처럼  `시간의 앙금'을 거두기 위해 기다리고 기다렸다.

 `강산이 두번도 변할' 20여년간 임대로 운영해 오던 염전을 6년전인 2007년 법인으로 전환하고 대대적인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50여억원을 들어 국내 최고의 친환경염전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다.

  "자원이 절대 부족한 우리나라로 볼 때 천일염은 하늘이 내린 큰 선물이지요. 문제는 바닷물을 갯벌염전으로 들여와 햇볕과 바람에 의해 노지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각종 이물이나 유철, 부유물 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염전만 친환경으로 잘 만들어 놓으면 후대에 이르기까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투자를 했습니다."  

  염백염전은 `3무(無) 염전'으로 유명하다. 쇠로 된 못과 부직포, 비닐장판이 그것. 전국 염전의 95%가 장판 연점인데 이곳은 옹기판 염전이다. 소금을 걷어들이는 곳을 결정짓는 바닥을 무엇으로 깔았느냐에 따라 장판염전, 토판염전, 황토판염전, 옹기판염전 등으로 구분하는데 옹기로 구운판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옹기판 바닥재의 장점은 결정지의 갯벌이 썩지 않고 숨을 쉰다는 것이다"면서 "생명체가 살아있는 유기질, 즉 미네랄이 우수한 친환경 천일염을 채염할 수 있는 가장 자연적인 바닥재이기 때문에 옹기판을 고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에는 품질 감시용 카메라를 설치할 정도니 혀를 내두를 정도다. 다른 염전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바닷물을 유입하는 해수로와 생활오폐수가 흐르는 하수로를 각각 나눠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스레트지붕과 장판, 부직포, 비닐 등을 모두 걷어낸 후 소금창고와 해주창고, 염판 둑을 친환경 소재와 고급목재로 재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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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뉴시스】배상현 기자 = 지난 22일 전남 영광의 영백염전 민동성 대표가 최근 천일업계 최초로 국방부에 납품하게 된 천일염 등 생산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2013.10.24   [email protected]
 바람에 의한 먼지와 부유물 유입을 최소화 하기 위해 염전 진입로와 공장부지의 아스콘 포장, 방진막이용 펜스 설치 등도 눈에 띄었다. 못 하나도 녹을 예방하기 위해 스테인리스 못을 사용하고  채렴도구,이송장비를 친환경소재로 개발하는 한편 인위적인 오염원을 예방하기 위해 근로자 작업복을 CI위생복장으로 바꾸고 직원숙소와 작업장 위생시설을 현대식으로 신축했다.

 김 회장은 "친환경에 대한 작업규칙을 정해 염부들을 상시 교육하는 등 생산시설과 생산자의 작업환경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오염원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소금의 주원료인 바닷물에서부터 염전시설은 물론 염부들의 복장, 주변 청결상태 등을 감시하기 위해 염전 곳곳에 품질감시용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자신이 만든 소금이 세계 최고 브랜드의 소금이 될 때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각오다. 또 거대한 청사진의 하나로 염전을 중심으로 소금동굴, 소금박물관, 갯벌전망대 등을 갖춘 소금을 주제로 한 `염산 랜드마크'를 세우는 것이다.

  하지만 `소금쟁의' 김 회장의 마지막 말은 소박했다. "우리나라 천일염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소금이다. 미네랄이 10~15%이고 염화나트륨이 85%정도인 저염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한식의 기본인 김장이나 젓갈, 장, 된장, 고추장 등은 우리 입속으로 바로 들어가는 기본 식품이기 때문에 반드시 깨끗하게 이물을 제거한 가공천일염을 사용해 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가공'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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