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호오예상, 설국열차 관객반응 아마도 7.5:2.5

기사등록 2013/08/03 17:19:26

최종수정 2016/12/28 07:51:38

【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새로운 빙하기가 도래한 후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이 된 열차를 배경으로 불평등한 학대와 억압에 저항하며 '인간다운 삶'을 위한 반란의 여정이 전개되는 영화 '설국열차(감독 봉준호)'에서 보안설계자 남궁민수를 연기한 배우 송강호가 26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7.26.   mirage@newsis.com
【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새로운 빙하기가 도래한 후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이 된 열차를 배경으로 불평등한 학대와 억압에 저항하며 '인간다운 삶'을 위한 반란의 여정이 전개되는 영화 '설국열차(감독 봉준호)'에서 보안설계자 남궁민수를 연기한 배우 송강호가 26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7.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송강호(46)는 봉준호(44) 감독의 페르소나 배우로 통한다. 봉 감독의 미스터리 스릴러 ‘살인의 추억’(2003)으로 주목받은 후 SF 판타지 ‘괴물’(2006)로 1000만 관객의 맛을 봤다. 그리고 7년 만에 봉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설국열차’에 가장 먼저 몸을 실었다.

 송강호는 ‘설국열차’에서 열차의 보안설계자 ‘남궁민수’를 연기했다. 기차의 모든 도어록과 보안시스템을 설계한 주인공이다. 잠긴 문을 열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꼬리 칸의 리더 ‘커티스’(크리스 에번스)가 열차의 엔진을 장악하는 데 꼭 필요한 존재다. 향정신성의약품 ‘크로놀’에 목숨을 거는 중독자이지만 ‘커티스’ 반란군과 함께 앞을 향해 돌진하며 천천히 야심을 드러낸다.

 할리우드 영화의 이질감은 영화 시작 30분이 지나 송강호가 등장하면서 누그러진다. “왜 그렇게 늦게 모습을 드러내느냐”는 물음에 송강호는 크게 웃었다. “꼬리 칸에서 오는 영어권 사람들 중에서 한국어를 하는 남궁민수의 등장은 또 다른 이질감을 만들어낸다. 성을 ‘남궁’으로 지은 것도 발음하기 어려운 이질감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첫 등장 위치나 한국어 대사를 내뱉는 것도 절묘하게 계산했다. 이게 바로 ‘봉테일’(봉준호+디테일)의 힘”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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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새로운 빙하기가 도래한 후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이 된 열차를 배경으로 불평등한 학대와 억압에 저항하며 '인간다운 삶'을 위한 반란의 여정이 전개되는 영화 '설국열차(감독 봉준호)'에서 보안설계자 남궁민수를 연기한 배우 송강호가 26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7.26.  [email protected]
 영화는 새로운 빙하기를 배경으로 마지막 생존자들을 태운 열차가 끊임없이 순환하며 시작된다. 가난에서 허덕이는 빈민계층인 꼬리 칸 사람들이 17년 후 반란을 일으키며 호화로운 삶을 즐기는 앞 칸을 정복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후반부로 갈수록 남궁민수는 ‘뒤에서 앞’을 향한 야망이 아닌 ‘생과 사’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건드린다.

 “남궁민수의 야심은 무시무시하다. 그는 ‘죽음과 삶’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영화 속 모든 사람들은 앞 칸을 정복하고 싶어 하지만 남궁민수는 열차의 문을 열고자 한다. 열차 속 사람들에게는 열차의 문을 여는 건 ‘죽음’을 의미하지만 남궁민수에게는 진정한 해방과 자유의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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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새로운 빙하기가 도래한 후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이 된 열차를 배경으로 불평등한 학대와 억압에 저항하며 '인간다운 삶'을 위한 반란의 여정이 전개되는 영화 '설국열차(감독 봉준호)'에서 보안설계자 남궁민수를 연기한 배우 송강호가 26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사진취재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7.26.  [email protected]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의 야심이 바로 남궁민수에 투영돼 있는 것”이라고 봤다. “점령하고 점령당하고 쳇바퀴처럼 도는 삶이 아닌 새로운 이상을 찾는 것이다. 봉 감독이 영화에도 복선을 많이 깔았다. 남궁민수가 총알구멍 사이로 바깥세상과 눈이 녹는 정도를 살핀다. 또 남궁민수의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다 봉준호의 시각이고 전작과 다른 느낌을 위한 계산이었다. 집요함이 있다.”

 “남궁민수가 아니어도 디테일의 흔적들은 많이 있다. 대표적인 게 스시를 만드는 요리사가 흑인이라는 점이다. 까만 손에 하얀 밥을 매치시키는 것도 봉 감독의 디테일”이라며 감탄했다. “봉 감독은 ‘봉테일’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이유를 물었더니 ‘왠지 쪼잔한 인간처럼 느껴진다’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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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새로운 빙하기가 도래한 후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이 된 열차를 배경으로 불평등한 학대와 억압에 저항하며 '인간다운 삶'을 위한 반란의 여정이 전개되는 영화 '설국열차(감독 봉준호)'에서 보안설계자 남궁민수를 연기한 배우 송강호가 26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7.26.  [email protected]
 그러면서도 봉 감독의 ‘디테일’을 높이 샀다. 할리우드 촬영방식을 따르면서 더욱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보통 미국 감독들도 첫 날은 현장에서 헤맨다. 하지만 봉 감독은 머리 속에 모든 콘티와 편집이 다 돼있으니 빈틈없이 찍어갔다. 찍어놓은 장면 중 안 들어간 장면이 한 개도 없다. 100% 다 반영됐다. 두 달 만에 촬영을 마쳤다. 먼저 할리우드에 진출한 김지운, 박찬욱 감독도 ‘회차’ 안에 다 끝내는 게 가장 힘들었다더라. 하지만 봉 감독은 빈틈없이 해냈다. 오히려 내가 아파서 스케줄에 지장을 줄까봐 걱정이 됐다”는 것이다.

 ‘설국열차’에서는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등에서 볼 수 있는 한국적 감성과 해학을 덜어냈다. 계급, 빈부격차, 희망과 절망 등 세계 어디서든 통할 수 있는 본질적인 웃음을 다룬다. 전작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는 관객들에게 이 작품은 아쉬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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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새로운 빙하기가 도래한 후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이 된 열차를 배경으로 불평등한 학대와 억압에 저항하며 '인간다운 삶'을 위한 반란의 여정이 전개되는 영화 '설국열차(감독 봉준호)'에서 보안설계자 남궁민수를 연기한 배우 송강호가 26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7.26.  [email protected]
 송강호는 “전작들과 비슷한 느낌을 원했던 관객들에게는 이번 작품이 기대를 충족 못 시킬 수도 있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봉 감독이 설마 그 부분을 모르고 만들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작품으로 한 발 더 진화했다고 생각한다. ‘살인의 추억’이 80년대 한국 사회에 냉철한 시각을 보여주고 ‘괴물’이 소시민 가족의 사투를 통해 풍자와 해학을 담았다면 이번에는 세계 버전으로 변주가 되면서 흥미롭고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이전 작품과는 다른 느낌이라 아쉬워할 수 있지만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대중영화로 가질 수 있는 장르적인 쾌감을 얻으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계급, 평등과 불평등, 유토피아 등의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강렬한 액션영화의 힘을 빌려서 돌직구처럼 뻗어나가는 쾌감이 있는 영화다. 그게 우리 영화의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송강호는 “봉 감독은 ‘왜 이 영화를 내가 찍는걸까’라는 이유가 분명하다. 관객들은 봉 감독의 영화를 재미로 보기도 하지만 이 영화를 왜 보여줄까에 대한 궁금증으로 보기도 한다. 이게 바로 봉준호의 진정한 힘”이라고 거듭 추어올렸다.

 “영화에 100% 만족하면 오히려 잘 안 되더라고…. 약간의 논쟁은 필요한 것 같아요. 우리 영화는 그런 부분에서 봤을 때 7.5대 2.5? 물론 좋다는 평이 7.5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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