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권용수 강원랜드 감사위원장 "'눈물 젖은 돈' 허투루 쓰면 안돼"

기사등록 2013/07/02 14:42:32

최종수정 2016/12/28 07:42:04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 정선군 하이원리조트가 대기업과 공기업들의 하계휴양소로 각광 받고 있다. 사진은 20일 최고의 전경을 자랑하는 마운틴콘도 전경. 2013.06.20.(사진=하이원리조트 제공)     photo@newsis.com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 정선군 하이원리조트가 대기업과 공기업들의 하계휴양소로 각광 받고 있다. 사진은 20일 최고의 전경을 자랑하는 마운틴콘도 전경. 2013.06.20.(사진=하이원리조트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득수 기자 = “강원랜드가 설립된 지 20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폐광 4개 시군은 자립이 요원한 상태입니다. 이곳에서 살던 주민들이 떠나가 폐가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지역주민들은 일자리와 먹거리가 마땅치 않아 늘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삼척 정선 태백 영월 4개 시군연합번영회 통합 회장을 맡고 있는 (주)강원랜드 감사위원회 권용수(56) 위원장은 “강원도 남부에 위치한 4개 시군 주민들은 나라를 위해 탄광에서 일하다, 또는 탄광 폐기물 등으로 인해 폐가 손상되는 등 많은 희생을 당한 산업전사들인데 이들을 위해 설립된 강원랜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사북리에 위치한 강원랜드는 폐광지역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에 의해 카지노와 리조트 업을 영위하기 위해 지난 1998년 6월29일 설립됐다. 올해로 15년을 맞았다.

 최대 주주는 준 공기업인 한국광해관리공단으로 지분 약 36% 보유하고 있고, 강원도개발공사(6.35%)를 비롯해 폐광촌이 위치한 4개 시군이 1~5% 정도를 갖고 있다. 공공 부문이 모두 51%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사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강원랜드는 지난 2003년 9월에 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종업원 수는 3179명. 한시법인 ‘폐특법’은 10년 연장돼 오는 2025년에 종료된다.

 그 기한 내에 강원랜드가 위치한 4개 시군은 자립의 기반을 구축해야 하는데 현재까지의 실질적으로 보면 자립은 요원해 보인다는 것이 4개 시군 지역 주민과 상공인들의 진단이라고 권 위원장은 전한다.

 강원랜드는 현재 매출의 95% 이상을 카지노에 의존하고 있다. 나머지는 호텔 2.0%, 콘도미니엄 1.9%, 스키장 1.0%, 골프장 0.36%, 게임 및 애니메이션 0.25%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연간 총 매출액이 약 1조3500억원에 달하는데 절대적인 비중이 카지노에서 발생한다.

 권 위원장은 “강원랜드는 카지노가 주업종이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비중이 높아 지역주민들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매출 가운데 1조원가량이 원가와 비용으로 빠져 나가고 3500억원 정도가 순이익으로 남았다. 이에 대해 4개시군 주민들은 “원료가 필요없는 카지노 영업으로 매출을 올리는데 무슨 원가와 비용이 그렇게 많이 들어가느냐”는 불만이 높다고 한다. 원가에 거품이 많다는 지적인 것이다.

 “카지노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사실 참 가슴 아픈 돈입니다. 저도 강원랜드에 몸담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도박에 빠져 가산을 탕진하고 가정이 파탄 나는 사례를 봐왔습니다. 지금도 귀가하지 못하고 도박장 주변을 맴돌고, 돈만 생기면 (본전을 찾겠다고) 베팅에 나서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지요.”

 이렇게 “눈물과 한숨이 묻어있는, 아픈 사연이 담긴 돈”을 ‘폐광지역 주민들의 자립을 돕고 지역 경제를 발전시킨다’는 명분으로 강원랜드가 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돈을 한 푼이라도 허투루 써서는 안 됩니다. 지역을 팔아서 번 돈인데 정말 귀하게 써야 돈 잃고 가정을 잃은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고, 주민들의 명예를 지킬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국민적 지탄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전국에 17개의 카지노가 개설돼 영업하고 있다. 그 가운데 단 한 곳, 강원랜드만이 내국인의 출입이 허용돼 있고 나머지는 외국인만 출입할 수 있다.

 권 위원장은 “‘폐특법’에 의해 특혜를 준 것인데, 지난 10여년간 당초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시한을 10년 연기한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과연 그 기간 내에 우리 강원도 내 4개 지역이 경제적으로 자립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지 우려 된다”고 지적했다.  

 “원가계산도 다시 하면 이익률을 더 높일 여지가 많아 보입니다. 수백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엔터테인먼트 자회사가 이렇다 할 실적을 보이지 못하는 것도 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강원랜드 퍼블릭(하이원 리조트 골프장)은 적자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도마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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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득수 기자 = 권용수 강원랜드 감사위원장.
 이런 부분들에 대해 “강원랜드에 돈을 갖다 바친 사람들의 아픔을 생각하면 강원랜드 임직원들이 정신을 가다듬고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는 심정으로 업무에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그간 발생한 이익금을 모아둔 1조원에 달하는 유보금도 은행에 쌓아두기만 할 것이 아니라 ‘미소금융’처럼 지역민의 사업 자금을 지원하고, 도박으로 나락에 떨어진 희생자들을 재생시킬 수 있는 금융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것이 지역민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지역경제 활성화하는 한편, 효과적인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2008년 3월 사외이사가 됐고, 호선에 의해 감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온 그는 “강원랜드 경영을 지켜본 결과 중앙정부의 간섭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권력자의 측근을 CEO로 내려 보내다 보니 지역 실정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중앙 권력자에게 충성하는 경영에 몰두할 수밖에 없어요. 직원들도 ‘월급이나 두둑하게 받다가 2년 후면 갈 사람’이라는 인식이 깊이 박혀있어 통솔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간부들 중에 정권이 바뀔 때 낙하산으로 온 친구들도 많아 서로 소통도 잘 안 되는 형편입니다.”

 조직 내부의 문제점과 함께 사행성감독위원회의 이런저런 간섭도 “실정을 모르는 탁상머리 발상”이라고 일갈한다.

 “카지노가 발달한 마카오는 노는 사람이 한명도 없는 100% 완전 고용이 이뤄졌습니다. 사감위의 고압적인 자세, 현실과 괴리된 불합리한 규제가 지역 일자리 늘리기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요.”

 그는 “강원랜드 카지노에 들어오려면 입장료 5000원을 내야하고, 돈을 쓰러 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겪게 하고 있다”며 “세상이 이런 카지노가 어디 있느냐”고 불만을 표했다.

 이어 그는 “사감위는 ‘형식주의적인 국내 카지노 규제’에 나서기보다 연예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외국 도박장에 나가 1년에 무려 22조원이나 되는 ‘피 같은 외화’를 낭비하고 있는 것을 방지하는데 전념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강원랜드가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하고 국민의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카지노 부문의 비중을 50% 이하로 낮춰야 하며, 이를 위해 리조트, 스키장, 물놀이 시설, 가족형 콘도 등 진정으로 건정한 레저 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삼척시 도계읍 출신으로 평생 이곳에서 살아왔다. 도계중학교를 졸업하고 18살 때부터 도계의 대방광업소에서 막장 생활도 해봤다. 월급도 현금 대신 쌀로 주던 시절이었다. “고생은 했지만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의 산업전사 광부였다는 자부심이 오히려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내가 강원도 탄광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사업에 투신해 강원랜드에 오기 전에는 지역 내 경동광업소 광부들의 도시락을 만드는 공장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사업을 운영해왔다. 젊은 시절 막장에서 먹던 도시락 생각이 나서 돈을 남기기보다는 최상의 재료를 공급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한다. 요즘은 광부들이 옛날과 달리 지상의 정해진 식당에서 도시락을 먹는다고.

 방송통신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서울대 최고감사인과정 10기를 수료한 그는 지금은 강원관광대학교에서 관광품질경영학을 전공(2학년)하며 만학의 기쁨을 맛보고 있다. 영어만 C학점을 받았고, 나머지는 모두 A플러스라고 한다. 

 IQ가 148이라는 그는 학창시절에도 노트나 메모 하나 없이 수업을 듣고 시험을 봤어도 늘 1등을 놓지 않았다. 지난 2008년에는 도계에 강원대학교 제3캠퍼스를 유치했다. 20만평의 부지에 3000명의 학생이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한다.

 [email protected]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334호(7월2일~8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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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아이즈]권용수 강원랜드 감사위원장 "'눈물 젖은 돈' 허투루 쓰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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