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일상에서 즐기는 스포츠카의 매력…'닛산 370Z'

기사등록 2013/05/27 07:00:00

최종수정 2016/12/28 07:30:57

【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주차장에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는 새빨간 2인승 스포츠카를 보자 마음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빨리 몰아보고 싶은 마음에 외관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재빨리 운전석에 올랐다.

 가장 먼저 스포츠카의 매력을 흠씬 뿜어내는 오렌지 컬러의 스웨이드 소재 시트가 한 눈에 들어왔다. 운전석 시트는 익숙한 가죽 소재와는 달리 딱딱한 감이 있었지만, 몸에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버튼을 누르자 기분 좋은 엔진음과 함께 계기판이 오렌지색으로 물들었다. "달릴 준비가 됐다"고 알리는 듯 했다.

 계기판은 '깔끔' 그 자체다. 한 가운데 RPM게이지가 자리잡았고 왼쪽에는 디지털식 디스플레이, 오른쪽에는 280㎞까지 표시된 속도계가 있다. 군더더기 없이 필요한 정보만 표시하고 있어 가독성이 뛰어나다.

 엑셀은 아주 살짝만 밟았는데도 즉각 반응이 왔고, 핸들링은 묵직했다. 주차장을 벗어나 강남대로에 접어들자 주변의 시선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멈추는 곳곳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주행성능을 본격적으로 느껴보기 위해 양평까지 달려보기로 했다.

 정체가 심했던 국도 구간을 벗어나 팔당대교로 접어들면서 그대로 속도를 쭉 200㎞/h까지 올리자 무리 없이 시원시원하게 뻗어나갔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밟는 대로 속도가 나니 '치고 나가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초고속으로 속도를 올려도 접지력과 핸들링이 안정적이어 불안감이 덜했다.

 코너링 구간에서의 안전성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급커브 구간에서 100㎞/h 정도로 통과해도 쏠림이나 언더스티어 현상을 느낄 수 없었다.

 승차감도 스포츠카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1시간 걸리는 거리를 '황금연휴'인 탓에 장장 4시간이나 걸려 가야 했지만, 운전석과 조수석이 세단 차량 못지 않게 편안했다. 그러나 과속방지턱이나 울퉁불퉁한 길에서는 노면 충격이 그대로 전달돼 가벼운 '멀미'를 유발했다.

 스포츠카 특유의 소음도 어쩔 수 없었다. 내비게이션이 탑재돼 있지 않아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차에 내장된 내비게이션 등이 나오는 화면)에 휴대폰을 밀어넣었더니 휴대폰 화면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소리에 의존해 길을 찾아야 했는데, 소리를 최대로 키우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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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납공간도 아쉽다. 닛산측은 "골프백 2개가 들어갈 수 있는 235ℓ 용량 트렁크와 2인승 스포츠카에서 보기 힘든 대용량 수납공간 설계로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작은 여행가방 3개를 넣으면 빡빡할 정도의 공간이었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일부러 마트에 들려 장을 봤다. 해치를 열었는데도 트렁크 깊이가 워낙 얕다보니 눕혀서 짐을 실어야 해 난감했다.

 또 컵홀더가 한 개 뿐이었던 점, 핸드백을 둘 공간이 없어 조수석 바닥에 놓아야 한다는 점도 불만스러운 포인트다.

 블루투스 연결 기능이 없어 4시간 동안 음악을 듣지 못한 것도 아쉽다. AUX단자를 통해 iPod 등 휴대용 멀티미디어도 호환이 가능하지만, 케이블 선이 없어 무용지물이었다.

 후방 카메라도 필수 옵션으로 넣어야 할 듯하다. 뒷 유리가 넓지만, 운전석에서 보이는 시야가 좁다. 또 워낙 차체가 낮고 프론트 범퍼와 후면부가 넓은 디자인이어 몸집이 작은 편이어도 주차가 까다로웠다.

 연비도 안타까운 부분이다. 공인연비는 신 복합연비 기준 9.0㎞/ℓ. 실연비가 표시돼지 않아 정확한 수치를 알 수는 없었지만, 3박4일간 총 232㎞를 달렸는데 주유상태를 표시하는 눈금이 40% 이하로 떨어져 있었다.

 결론을 내리자면 '세컨드 카'에 딱 맞는 차라는 것. 시선을 잡아끄는 디자인부터, 운전하는 재미에 안전성을 두루 갖춘 차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수납공간과 연비 등을 감안하면 '에브리데이 카'로는 부담스럽지 않을까.

 한편 370Z는 3.7ℓ DOHC V6엔진을 탑재했으며 333마력, 최대토크 37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가격은 57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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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일상에서 즐기는 스포츠카의 매력…'닛산 37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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