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농심이 미주 네티즌을 상대로 올린 광고가 일본 전범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에 따르면 농심의 미주법인 농심아메리카는 1일(미 동부시간) 현재 한 포탈사이트 메인 화면에 미주 전역을 상대로 한 경품 행사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이 광고는 ‘신라면 블랙컵’을 이용한 재미있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 많은 추천을 받는 순서로 매주 21명에게 갤럭시탭 등 경품을 증정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어 농심 모델인 가수 싸이의 사진과 함께 다른 모델들의 사진이 펼쳐지며 행사 응모 방법과 경품 내용이 이어진다. 광고를 클릭하면 농심의 페이스북 페이지로 연결되며 역시 전범기의 햇살 무늬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광고를 본 미주 한인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이를 처음 알린 웨체스터의 한 교포는 “처음엔 내 눈을 의심했다. 한국 기업의 광고에 전범기 이미지를 쓴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고 황당해 했다.
최근 전범기 햇살 이미지를 배경으로 한 광고로 한인사회의 분노를 산 뉴욕시는 홍보사이트를 회색과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등 다양한 형태로 표출했고 버스정류장 광고판도 회색의 전범기 햇살 이미지를 활용한 바 있다.
최윤희 회장은 “일본이 최근 들어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를 왜곡하고 노골적인 혐한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 우리는 정신무장은 커녕, 반대로 가고 있다. 냄비 속에 들어간 개구리가 물이 뜨거워지는 줄도 모르고 좋아하다간 결국 큰 일을 치르게 될 것”이라며 3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한인사회는 일본 전범기에 대한 역사의식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농심의 광고 의도가 욱일기와 무관했다 해도 최근 일본 전범기 등에 민감한 국민 정서를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뉴욕에서 출범한 일전퇴모(일본전범기퇴출시민모임)의 백영현 대표는 “런던올림픽에서 일본체조대표팀 유니폼 사례도 있다시피 일본은 욱일기 이미지를 교묘하게 변형한 디자인을 확산시키고 있다. 뉴욕현대미술관 MoMA의 전범기 전시회처럼 예술을 가장한 전범 상징물의 문화 침투를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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