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편입학원 새 강자 종로편입아카데미 정은미 원장

기사등록 2011/06/28 10:54:27

최종수정 2016/12/27 22:22:57

【서울=뉴시스】이득수 기자 = 대학편입은 인생 2라운드 게임이다. 정시 진학에서 원치 않는 대학에 간 대학생(전문대생 포함)들이 가고 싶은 대학의 배지를 달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이다. 그래서 ‘대입 패자부활전’, 또는 ‘인생역전’으로 불린다.

 지난해 말 수도권 대학 편입시험 응시자는 17만2186명이었다. 1인당 보통 5곳 정도 응시한다고 보면 약 3~4만 명이 실제 편입준비생인 것으로 볼 수 있다. 2006년 13만1485명에서 해마다 1만 명 정도씩 늘어난 숫자다. 이 가운데 편입에 성공한 학생은 2006년 6784명, 2007년 9755명, 2008년 9729명, 2009년 9939명, 2010년 1만435명이었다.

 편입은 70년대엔 독학으로 공부하는 게 대부분이었으나 경쟁률이 치열해진 요즘은 편입학원에 다니는 게 대세다.

 편입은 일반편입과 학사편입으로 나뉜다. 일반편입은 1~2학년 재학 중 군입대, 휴학, 자퇴, 징계 등으로 빈자리를 충원하는 편입이다. 학사편입은 4년제 대학 졸업생(학사학위소지자), 또는 이에 상당하는 학점을 이수한 학생이 새로운 전공을 하기 위해 3학년으로 재입학하는 편입으로 (입학)정원 외 5%, 학과정원의 10%를 받는다.

 예전엔 일반편입은 2학년부터 가능했는데 지방대학들이 2학년 때 수도권대학으로 편입해가는 학생이 많아 학교 운영이 안 된다고 교과부에 문제를 제기해 갑자기 없어졌다. 이로 인해 편입 준비생들은 매우 어렵게 공부를 해야 한다. 1학년은 교양과정이고, 2학년부터 전공에 들어가는데 전공이 다른 학과 3학년으로 편입하면 2학년 때 배우는 전공기초를 완전히 별도로 새로 배워야 하고, 그 전 학교의 1, 2학년 땐 편입시험에 제출해야 하는 성적을 높이기 위해 하기 싫은 공부를 ‘죽어라고 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

 서울 주요 대학의 2011학년도 일반 및 학사편입학 경쟁률을 보면 경희대 서울캠퍼스가 34.63대1(166명 모집에 5749명 지원) 16.35대1(117명 모집에 1913명이 지원), 고려대 안암캠퍼스가 38.59대1(149명 모집에 5750명 지원) 11.18대1(156명 모집에 1744명 지원)이었다. 이화여대는 32.24대1(107명 모집에 3450명 지원) 6.68대1(155명 모집에 1037명 지원), 성균관대는 40.14대1(242명 모집에 9715명 지원) 13.03대1(174명 모집에 2267명 지원), 숙명여대는 7.11대1(113명 모집에 803명 지원) 27.71대1(160명 모집에 4433명 지원)을 각각 기록했다. 경희대 정경대 사회과학부는 3명 모집에 413명이 지원해 137.67대1, 한양대 사학과는 2명 모집에 321명이 지원해 160.5대1이라는 살인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지원 학교별로 시험과목이 다르지만, 영어는 공통이다. 편입생 전형방법(요강)은 거의가 전적대학 성적, 영어, 면접 성적으로 선발하며 일부 자연계열은 전공필기 또는 수학을 추가한다. 서울대는 학사편입만 뽑고, 연세대는 서류전형과 전공필기로 뽑는다. 학원생 중에는 카이스트나 서울대 출신도 있어 편입이 ‘제2의 선택’ 기회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편입전문학원은 20여 곳이 있다. 서울의 유명학원으로는 김영, 종로, 위드유, 메가, 탑파이브, 프라임, 광수 등을 꼽는다. 수강료는 20만원~40만원으로 학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얼마 전 검찰이 대학편입학원계를 주름잡던 모 학원 설립자 A씨가 학원수입금 수십 억 원을 횡령하고 국내외에서 수백 억 원대 도박까지 한 혐의로 입수수색을 실시했다는 기사가 실려 눈길을 끌었다. 

 학원이 도대체 얼마나 잘 되기에 그렇게 큰돈을 갖고 카지노에 갔을까 라는 궁금증을 품게 했다. A원장이 세운 B학원은 편입학원계를 거의 석권했던 곳이다. 수년 전엔 설립자와 학원 대표 간의 갈등이 빚어져 학원가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련의 사건 이후 이 학원 출신 스타강사들이 독립해 나와 세포분열하고, 이 학원은 M학원에 인수되는 등 진동하고 있다.

 ◇최상위 대학 합격률 95% 이상

 M학원 사태로 주목을 받는 편입학원계가 춘추전국 시대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이지만 새로운 아이디어와 참신한 서비스로 새 강자로 떠오른 편입학원이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로 종로편입아카데미이다.

 종로편입아카데미는 수십 년간 대학편입학원가의 독점체제를 깨고 급부상해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 2004년 문을 연 종로편입은 불과 5년 만에 업계 2~3위권에 진입했고, 지금은 매출규모는 작아도 합격률에서 1위를 넘보는 확고한 2위로 올라섰다. 학원가의 초특급 성장 신화를 쓴 설립자는 의외로 40대 중반인 전업주부 출신의 여성 CEO다. 이 학원은 한해 졸업생이 3000명을 넘는다. 졸업생의 50%가 합격하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편입은 대학입학에 있어서 두 번째 기회를 갖는 겁니다. 막상 대학에 들어와서 보니까 이 길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거나, 원하는 대학에 가서 꿈을 펼쳐 보겠다는 학생들한테 인생역전이 될 수 있는 기회인 거죠.”

 이 학원 정은미(45) 원장은 “요즘 일류대학을 간 학생들은 엄마가 짜놓은 프로그램에 잘 따르고, 집안이 과외를 할 만한 경제력을 갖췄고, 심지어 아프지도 않으며, 아주 순종적인 아이들”이라고 말한다.

 정 원장은 “이때 약간 엄마 말을 잘 안 듣고, 10대의 특권인 ‘반항’을 했던 학생들은 부모가 원하는 학교에 못 들어간다. 대학진학 후에야 공부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내 길을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편입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40대가 넘은 저라도 슬럼프에 빠졌다면 헤어 나오기 어려울 텐데, 어린 나이에 새롭게 인생을 살겠다는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긴 자체만으로도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그런 견지에서 젊은 시절 좌절과 실패에 굴하지 않고 각고의 노력 끝에 성공한 편입생들은 엄마 말대로만 잘 따라한 정시 진학생들 못지않게 우수한 인적 자원이라고 평한다. 요즘 기업들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편입생 출신을 선발하는 곳도 차츰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외국은 최종학교를 중시하는 데 한국은 아직도 대학도 편입인지 정시인지 따지고 편입을 낮춰보는 건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원장은 전업주부 15년 만에 2004년 학원을 창업했다. 종로편입은 주간, 월간 평가에 따른 레벨 수업을 실시한다. 최상위 대학 진학반인 jr특별반 학생들의 상위권 7개 대학의 합격률이 95% 이상이다. 또 상위 1% 편입생의 절반 정도가 종로편입출신이다. 경이적인 성적이다.

 부친은 입시학원계의 신화를 쓴 종로학원 설립자 정경진 현 종로학원 회장이다. 큰 오빠는 현대캐피털 사장 겸 종로학원 대표이사, 작은 오빠는 종로M스쿨을 설립한 학원 명문가이다. 학원 명문가의 일원답게 정 원장 역시 학원경영에 뛰어난 DNA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여성적인 섬세함이 학원을 성공으로 이끈 주요인으로 보인다. 부친은 편입학원 분야를 권했고, 강남에 학원을 마련해 강사진을 구성해 주고는 알아서 하라고 딱 손을 끊었다고 한다. 처음엔 뭘 해야 할지 몰라 표면에 나서지도 못했다. 무슨 말을 하면, ‘고참’들로부터 “학원계를 잘 몰라서 그러시는 것 같은데…”라고 시작되는 핀잔을 듣기 일쑤였다.

 문을 열고 보니 학생이 달랑 한 반에 1명뿐인 곳도 있었다. 전부를 합해도 강사 숫자보다 적었다. 덕분에 그 학생들은 황제수업을 받는 호사를 누렸지만, 원장으로선 속이 타들어 갈 수 밖에 없었을 터이다. 하루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 원장 자신도 편입준비생 못지않게 노력해야 했다. 새벽 6시면 학원에 나왔다. 그 시간에 강의실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빵과 우유를 건네주기도 했다. 그를 모르는 학생들은 “저 여자 누군데 이러나?”라는 표정을 짓기도 하고, 받지 않는 학생도 있었다.

 학원 수입과 관련이 없는 ‘이상한 이벤트’도 진행했다. 명문대에 합격한 졸업생을 불러 재학생들에게 성공담을 들려주게 했다. 사회명사들의 ‘역전인생 특강’과 유명기업을 방문하는 ‘역전기업 견학’ 등 공부와 관계없는 ‘엄한 일’도 자주 벌였다.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세계를 제패한 이규혁 선수와 하버드 출신 홍정욱 의원도 초청에 응해 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학생들에게 용기와 의지를 북돋워줬다. 늘 양지에서만 자라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 홍 의원도 치열하게 노력했던 숨겨진 학창시절을 들려주며 격려했다. 홍 의원은 간곡한 부탁을 담은 정 원장의 장문의 편지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한다.

 삼성전자, NHN 등 꿈의 직장들을 탐방하는 ‘역전기업 견학’ 이벤트를 마련한 것은 수 천대 1 공채 경쟁률을 보이는 일류기업들을 직접 눈으로 보게 함으로써 학생들에게 “나도 공부 열심히 해서 저런 기업에 들어가야겠다”는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자는 의도이다. 방문 기업에는 반드시 재직 중인 졸업생들이 있다고 자랑한다. 회사 양해 하에 이들을 재학생들과 만나게 해 같은 길을 걷는 후배에게 용기를 주는 시간도 갖는다고 한다.

 “삼성전자나 NHN이 왜 역전기업이냐”는 지적에 대해 정 원장은 “크게 보면 모든 1등 기업은 좌절과 실패를 딛고 역전에 성공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역경을 거치지 않고 한 분야의 정상에 선 경우는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파격적이고 자상하게 정성을 쏟은 결과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학원에서 번 돈은 다 학생들을 위해 쓰자는 게 정 원장의 기본적인 학원경영 방침이다.

 “두 가지 이유에서인데, 하나는 후발 주자로서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재투자하겠다는 것으로 당연한 거죠. 다른 한 가지는 ‘교육사업은 수익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철학입니다. 수험생들이 목표를 달성토록 하기 위해서는 많은 관심과 스킨십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한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학원이 수익만을 추구해서는 불가능합니다.”

 종로편입은 ‘나가수’처럼 ‘대표이사 멘토링 장학생 선발 오디션’도 실시한다. 성적과 학생들의 꿈을 담은 에세이 심사와 면접으로 5명을 선발한다. 또 목표 대학을 설정하고 합격하면 4학기 동안 학기당 100만원씩 학비를 제공한다.

 정 원장은 서울예전-예고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서 이화여대 독문과를 들어간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233호(7월4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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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아이즈]편입학원 새 강자 종로편입아카데미 정은미 원장

기사등록 2011/06/28 10:54:27 최초수정 2016/12/27 22: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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