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 말하자면 어떤 '배삼룡론'

기사등록 2010/05/04 20:06:17

최종수정 2017/01/11 11:47:35

【서울=뉴시스】진현철 기자·김혜선 인턴기자 = “사실 저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거든요. 그런데 관객들이 ‘루저’ 연기를 할 때 더 좋아해주셔서 신기합니다.”

 배우 박중훈(44)이 밑바닥 삶을 사는 3류 깡패로 원위치했다.

 박중훈의 ‘하류 인생’ 연기는 데뷔작 ‘깜보’(1986)에서 출발한다. 이 영화에 소매치기 ‘제비’로 등장했다. 이후 ‘투 캅스’ 시리즈의 점점 타락 경찰관 ‘강 형사’, ‘게임의 법칙’(1994) 중 건달 ‘용대’ 등도 루저이기는 마찬가지다.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이런 배역을 도맡다시피 했다.

 4일 서울 종로 프리머스 피카디리에서 열린 ‘내 깡패 같은 애인’ 시사회에서 박중훈은 “누구나 다 살면서 한 번쯤은 자신이 루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관객들이 내 역할에 감정 이입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짚었다.

 스스로도 패배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관객들에게 외면 받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 10여년 전에 법을 어겨 감옥에 갔다 왔는데, 그 때 내가 루저라는 생각이 들더라.”

 박중훈은 전작 ‘해운대’에 쓰나미를 예고하는 해양지질학자로 출연했다. 그리고, 전문직 지식인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윤제균 감독과 나는 그 역할에 굉장히 만족했는데 관객들 반응은 별로였잖느냐. 내가 그때 쓰나미를 막았어야 했는데, 관객들이 내 무능력한 모습을 별로 안 좋아했나보다. 윤 감독이 내게 ‘선배는 팔딱팔딱 뛰는 연기를 해야 한다’면서 ‘곧 시나리오를 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준 게 이 ‘내 깡패 같은 애인’의 시나리오였다.”

 전성기의 모습을 다시 본 것 같다는 반응에는 거부감을 드러냈다. “내가 이제 40대 중반인데 전성기란 표현은 좀 그렇다. 나는 나에게 아직 전성기가 안 왔다고 생각한다.”

 상대역 정유미(27)도 잘 보듬었다. 정유미가 “(나의 배역인) ‘세진’이 ‘동철’(박중훈)에게 도움을 받는 것처럼 나도 요새 박중훈 선배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내가 부족한 걸 많이 느낀다”며 눈물을 왈칵 쏟자 박중훈은 “이렇게 감성이 풍부한 후배와 연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다독였다.

 박중훈은 “연기 인생 25년 만에 처음으로 오늘 시사회장 앞에서 현금 2만원을 주웠다”며 “좋은 징조가 아니겠느냐”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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