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라 루저들이여…'내 깡패 같은 애인'

기사등록 2010/05/04 20:06:51

최종수정 2017/01/11 11:47:36

【서울=뉴시스】진현철 기자·김혜선 인턴기자 = ‘깡패’도 자존심이라고, 그것 하나 만큼은 지키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깽패 주제에 싸움질도 제대로 못한다. 보통사람에게도 맞고 다닌다. 3류 깡패 ‘동철’(박중훈)이다.

 옆집에 여자 하나가 이사오고 나서는 작은 자존심마저 흔들린다. 동철은 그녀를 ‘옆방 여자’라고 부르며 꼬박꼬박 아는 척 하고 온갖 참견을 다 한다.

 멋진 커리어우먼이 되겠다는 꿈을 품고 상경한 ‘세진’(정유미)이다. 하지만 번번이 면접에서 떨어지자  남은 건 ‘깡’ 밖에 없다고 스스로를 달랜다. 겉보기에는 참하지만, 옆방 깡패를 보고도 기가 죽기는커녕 눈에 힘을 주며 바락바락 대든다.

 남녀는 그렇게 싸우다가 정이 든다.

 ‘내 깡패 같은 애인’은 김광식(38) 감독의 데뷔작이다. 이창동(56) 감독의 ‘오아시스’(2002)의 조감독인 그는 4일 서울 종로 프리머스 피카디리 극장에서 “가능하면 이창동 감독에게 많은 걸 배웠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것은 이창동 감독의 것이지 내 것은 아니다. 내 것은 내가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어제 이창동 감독 작품인 ‘시’를 봤다. 공교롭게도 한 주 사이로 두 영화가 개봉하게 됐다. 둘 다 흥행에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주먹보다 입이 더 거친 건달을 연기한 박중훈(44)은 고정 이미지와도 같은 ‘궁상맞되 마음만은 착한 얼치기 깡패’를 다시 한 번 멋지게 소화해냈다. 극중 정유미(27)의 대사처럼 “뭐 저런 놈이 다 있냐” 싶다가도 한 없이 정이 가게 만드는 이 캐릭터에는 박중훈이 최적격인 듯하다.

 박중훈의 노련미는 정유미를 풋풋하게 살렸다. 세진은 ‘88만원 세대’를 대변한다. 다니던 회사가 3개월 만에 부도가 나고, 아무 연고도 없는 서울의 반지하 방에 살면서 계속 면접시험에 떨어지고, 돈이 없어 변변한 밥 한끼 제대로 못 먹는다. 실력은 있지만 지방대를 나왔다는 이유 만으로 면접관의 노리개로까지 전락하는 세진의 슬픔은 과장됐지만 공감도 준다.

 흔한 소재로 흔하지 않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저 그렇고 그런 이야기’로 끝날 수도 있었지만, 세심한 연출력과 연기가 ‘볼 만한 영화’를 낳았다. 2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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