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16일 오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부혁신 어벤져스 첫모임'에서 참석자들이 이상적인 공직사회 등을 적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43개기관 500여명으로 구성된 정부혁신 어벤져스는 자유롭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지닌 공무원들이 기존 공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논의한다. 201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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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크리에이터 풍자가 20년 만에 어머니 산소를 찾았다.
25일 방송한 MBC TV '전지적 참견 시점'에선 풍자가 어머니 묘소에서 오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엄마 살아있을 때 내 모습과 (성전환 수술 후가) 달라서 망설여졌다. 30~50년이 걸려도 엄마한테 떳떳하게 인사할 수 있을 때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신인상 받고 내려오는데 '(산소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 어버이날이기도 하고 엄마 생신이 6월이라 '이번이 기회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풍자는 "어렸을 때 우리 집이 조금 잘 살았는데 엄마가 사기를 당했다. 1년 동안 말을 안 하고, 죄책감에 속앓이 했다. 아빠가 알게 돼 부부싸움을 많이 했다"며 "엄마나 아빠가 소주 한 잔만 입에 대도 나는 방에 들어가 있어야 했다. 그날도 부부싸움을 해서 동생과 같이 방에 들어가 있었고, 아빠가 집을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어느 날과 같은 상황인 줄 알았는데, 그때 엄마가 농약을 먹었다"고 털어놨다.
당시 풍자는 15세였다며 "내가 잠만 안 잤다면 말릴 수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주일 뒤 (엄마가) 돌아가셨다. 농약을 먹으면 옆에 있는 어린아이 피부에 옮는다고 하더라. 그 정도로 약이 셌다. 어린 동생들은 동네 교회에 맡겼고, 내가 엄마를 간호했다. 트라우마가 생겨서 20대 중반까지는 잠을 못 잤고 약을 먹었다"고 회상했다.
"엄마 돌아가신 나이가 딱 이때 쯤이었다. 점점 엄마 목소리랑 얼굴이 기억 안 나서 무섭다. 20년이 흐르니까 엄마 목소리, 습관, 향기가 희미해진다"며 "사진 한 장이 없다. 아빠가 엄마가 원망스러워서 사진을 다 불태웠다. 동생들은 엄마 얼굴을 전혀 모른다. '엄마는 어떤 사람이었어?'라고 물을 때면 가슴이 찢어지더라. 원망하고 좀 많이 미워했다. 아빠는 지방에 일하러 갔고, 할머니가 돌봐줬지만 1년 만에 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때부터 내가 동생들을 키웠다"고 했다.
풍자는 어버이날을 맞아 엄마에게 쓴 편지를 읽었다. "미워서, 싫어서, 원망스러워서 안 찾아온 게 아니야. 엄마가 살아있어도 반대했을, 내가 선택한 내 인생에 떳떳하고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딸이 됐을 때 찾아오고 싶었어. 동생은 청년, 숙녀가 됐어. 엄마에게 든든했던 큰 아들은 큰 딸로 인사를 하게 되네. 엄마 지켜보고 있지? 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있어. 작년에는 상도 받았어. 내 걱정은 하지마. 동생들도 아빠도 우리 모두 잘 지내고 있어. 보고 싶다. 항상 그리워. 이제 자주 올께.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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