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신입생도 전과, 의대 예과+본과 통합…다 허용된다

기사등록 2024/02/13 10:50:02

최종수정 2024/02/13 11:35:28

개정 '고등교육법 시행령', 이날 국무회의 의결

대학 조직 기본 단위는 '학과' 조항 72년만 폐지

의예과-본과 구분 조항도 도입 100여년만 삭제

'무전공' 학사조직, 학생 '무제한 전과' 확산할까

[서울=뉴시스] 201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가 지난해 12월2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우석 경제관에서 'Humanizing Network Economics'를 주제로 강연하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24.02.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201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가 지난해 12월2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우석 경제관에서 'Humanizing Network Economics'를 주제로 강연하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24.02.13.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앞으로 대학이 허용한다면 신입생도 전공을 바꿀 수 있다. 대학이 다양한 조직을 운영할 수 있도록 법령상 학과·학부 규정도 없어졌다. 의대는 예과와 본과를 합칠 수 있게 됐다.

교육부는 13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런 취지의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6월29일부터 8월8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최종 확정된 것으로, 조문 115개 중 34.8%에 해당하는 40개를 고치는 대폭 개편이다.

대학 조직의 기본 단위를 학부와 학과로 정의 내린 규정은 지난 1952년 교육법 시행령이 마련된 이후 72년 만에 폐지됐다. 대학이 융합전공이나 무전공 단위 등 다양한 방식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학생이 전공을 바꾸는 '전과'도 신입생부터 가능해진다. 그동안 이 법령에서는 학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2학년 이상인 학생'에 한해서만 전과를 허용해 왔는데, 이번 개정을 통해 학년 제한을 완전히 폐지한 것이다.

다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소속 대학이 학칙을 바꾸는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 체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정부가 졸업생 수급 규모를 관리하는 전문 분야는 전과가 불가할 수 있다. 교대·사범대, 의과대학, 치의과대학, 약학대학, 한의과대학, 수의과대학, 간호대학 등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는 대학이 대개 학칙으로 전과를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국고 일반재정지원사업인 '대학혁신지원사업'과 '국립대학 육성사업'을 통해 대학이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보장하는 조치에 나서도록 유도하고 있다. 최근 화두에 올랐던 대입 단계에서의 자유전공학부나 광역모집 등 '무전공 선발' 외에 '무제한 전과' 또는 전면 무학과 학사 조직 등이 확산할 지 주목된다.

또 개정안은 의약학계열에서 예과를 2년으로, 의학과·한의학과·치의학과 및 수의학과를 각각 4년의 본과를 운영하도록 한 규정도 손질해 대학 학칙에 맡긴다. 이에 따라 의예과+본과 체제가 도입된 지 100여년 만에 예과와 본과가 통합되는 길이 열리게 됐다.

정교수 등 전임 교원의 수업시간을 규정하는 규정도 폐지됐다. 교수시간은 매 학년도 30주를 기준으로 매주 9시간을 원칙으로 규정돼 있는데, 이를 아예 없애고 대학이 학칙으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도록 했다.

개정 법령은 대학이 학생 예비군에 대한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조문을 신설했다. 예비군 훈련을 들은 학생에게 보충수업을 실시하고 수업 자료를 제공해야 하며, 출결이나 성적 처리에 불이익을 주면 안 된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지난 6일 서울 소재 의과대학 앞에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2024.02.13.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지난 6일 서울 소재 의과대학 앞에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2024.02.13. [email protected]
대학 간 교류와 외부 기관, 해외 대학과 교류를 가로막는다는 지적을 받아 왔던 규제도 대거 해제됐다.

앞으로는 외국대학에서 국내 대학의 교육과정을 운영(수출)하는 경우 교육부 사전 승인을 얻지 않아도 된다. 대학별 학칙에 근거해 이를 운영할 수 있다.

그간 개별 대학 단위로만 허용되던 국내 대학과 외국 대학 간의 공동교육과정은 다수 대학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형태로도 운영할 수 있게 허용했다.

또한 학생이 공동교육과정을 이수했을 때 이를 학점으로 인정하는 범위를 대학 간 협약에 맡겨 제한을 풀었다. 그간 국내 대학 간 공동교육과정의 경우 졸업학점의 절반을 넘으면 더는 학점을 인정하지 않았다.

학교 밖 수업도 활성화한다. '협동수업'에 대한 법적 근거를 새로 마련해 대학이 지방자치단체나 산업체, 연구기관 등과 협약을 맺어 외부 시설·장비·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는 향후 이를 뒷받침하는 '학교 밖 수업 운영기준'을 따로 마련할 방침이다.

그간 교육부는 대학의 학교 밖 수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출결이 어려운 학생선수나 군 복무 중인 학생 등을 대상으로 사전 승인한 경우만 허용해 왔다.

아울러 이번 개정 법령은 산업체위탁교육을 기존 학사에서 석·박사과정까지 확대했다.

지방대학의 '시간제 등록생' 선발 한도를 10%에서 30%까지 늘리고, 등록생이 신청할 수 있는 학점을 학기당 12학점에서 24학점으로 2배 상향 조정했다.

비수도권 전문대학의 성인학습자 정원 외 선발 규모 제한(기존 입학정원 5% 이내)을 폐지해 직업교육을 받으려는 성인학습자를 더 많이 뽑을 수 있도록 했다.

개정 법령은 공포 즉시 시행된다. 학칙 개정 등 조처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르면 신학기에 발효될 수 있다.
[세종=뉴시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사진=뉴시스DB). 2024.02.13.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사진=뉴시스DB). 2024.02.13. [email protected]
교육부는 이번 법령 개정으로 학생의 전공 선택권이 확대되고,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국내외 다양한 수업을 자유롭게 이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교육부는 대학이 개정 법령으로 학사 조직의 '학과', '학부' 원칙이 폐지되면서 자체적인 혁신 전략을 보다 폭 넓게 실행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교육부는 이번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에 맞춰 연관 조문을 고친 '대학설립·운영규정' 개정안도 함께 마련,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유아 생활지도 방식·범위를 구체화한 개정 '유아교육법 시행령'도 의결됐다.

이 개정안은 유치원 교원의 교권보호 차원에서 유아 생활지도의 법적 근거를 신설한 상위 법률인 '유아교육법' 개정에 따라 마련됐다.

이에 따라 유치원 교원은 초·중·고와 같이 학업, 보건 및 안전, 인성 및 대인관계 등에 대해 조언, 상담, 주의, 훈육·훈계 등의 방법으로 유아를 지도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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