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ELS 2차 현장검사…이달 말 배상 기준 마련

기사등록 2024/02/13 11:50:35

[서울=뉴시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뉴시스 DB)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뉴시스 DB)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에서 올해 대규모 손실이 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판매사들을 대상으로 한 2차 현장검사에 착수한다.

금감원은 2차 현장검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향후 분쟁조정시 배상 기준이 될 수 있는 책임 분담 기준을 이달 말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16일부터 5개 은행과 6개 증권사 등 총 11개 H지수 ELS 주요 판매사에 대한 2차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 등 5개 은행과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신한 등 6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현장검사를 실시했다. 당초 금감원은 이달 초 현장검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일부 포착된 불법 요인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설 연휴 이후 2차 검사를 실시키로 한 바 있다.

금감원은 1차 현장검사에서 일부 불완전판매 사례를 확인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고령층의 노후 보장용 자금과 근시일내 치료 목적으로 돈이 지출돼야 하는 암보험금 등에 대해 원금이 보장될 것처럼 투자권유를 해 금융소비자법(금소법)의 판매원칙 중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를 위반한 소지가 있는 사례들이 포착됐다.

또 증권사의 경우 창구를 방문한 소비자에 대한 설명 및 녹취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판매한 것처럼 스마트폰을 대신 조작해줘 판매한 사례도 확인됐다. 일부 은행은 금융위기 직후인 과거 10년 수익률을 기준으로 상품을 안내해 '20년 기준'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금감원은 1차 현장검사에서 확인한 불완전판매 사례들을 유형화하면서 2차 현장검사에서 추가적인 문제점은 없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지난 4일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개별적인 사안들 중에서 상당히 불법 요소가 강한 것들이 많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는데 시간이 필요해서 2차 검사를 나갈 것"이라며 "2차 검사를 빨리 마무리짓고 가능하다면 2월 중에 결과를 정리하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5일 기준 금융권의 홍콩 H지수 기초 ELS 판매잔액은 은행 15조9000억원, 증권사 3조4000억원 등 총 19조3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투자자에게 판매된 금액은 5조5000억원(30.5%)에 달한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H지수 ELS는 전체 잔액의 79.6%인 15조4000억원이다. 올해 1분기 3조9000억원, 2분기 6조3000억원 등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의 만기가 집중돼 있다.

당장 은행권에서만 손실액이 5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H지수 ELS의 손실 규모는 빠르게 불어는 중이다. KB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4개 시중은행과 외국계 SC제일은행 등 5개사의 홍콩 ELS 만기 도래 원금은 올해 1월부터 이달 7일까지 9860억원으로 이 가운데 4562억원이 상환됐고 529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홍콩 H지수가 2021년 상반기 고점 대비 반토막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상반기 손실액만 4조원대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2차 현장검사가 완료되면 이를 바탕으로 이달 안에 배상 기준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LS 손실액에 대해 책임이 소비자에게 있는지 아니면 금융회사에 있는지를 유형별로 분류해 손실 분배안을 만드는 작업이다.

이 원장은 지난 5일 금감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현장검사 과정에서 더 나올 수 있는 문제점들을 발굴하는 과정을 거치고 정리를 하면 2월 마지막주까지 그에 대한 책임 분담기준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2차 현장검사가 완료되면 ELS 같은 고위험 상품 판매 관련 제도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H지수 ELS 상품의 은행 판매 비중이 80%에 달하는 가운데 투자 상품 가입이 아닌 예금을 목적으로 하는 고객들이 찾는 은행에서 원금 손실형 상품을 파는 것이 적합하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위험 상품의 은행 판매 전면 금지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와 소비자 선택권 보장 간 균형점을 고려해 은행 창구 규모별로 판매 가능한 상품을 달리 하거나 연령별 제한을 두는 등의 다양한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은행이란 창구가 주는 어떤 권위가 있는데 그런 믿음이 있는 창구에서 큰 손실을 줄 수 있는 것들을 쉽게 권유했다는 것에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전면 금지를 포함한 다양한 것들을 검토해보겠다고 지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분들은 증권사 객장이나 모바일이 익숙하지 않아 은행에서 자산 관리를 해 주는 게 편하다는 분들도 있는데 전면 금지를 할 경우에는 선택권이 침해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며 "결국 은행이 하는 게 바람직한지, 그리고 은행이 할 경우에 소규모 점포까지 하는 게 바람직한지 또는 PB조직이 있는 은행을 통해서만 하는 게 바람직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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