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이메일로 만들어진 가짜 계정 구입
검찰, 징역 2년 구형…김씨 측 "깊이 반성"
法 "살인예고, 시민에게 큰 충격과 공포"
[서울=뉴시스]장한지 기자 =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경찰을 사칭해 살인예고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 30대 회사원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조아람 판사는 22일 위계공무집행방해,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32)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240시간을 명령했다.
조 판사는 "범행 당시 시민들에게 큰 충격과 공포를 줬던 범죄"라며 "시민들에게 큰 충격과 공포를 줬던 범죄(살인) 예고에 대해 경찰의 신속하고 강경한 대응이 계속해서 보도됐음에도 김씨는 경찰청 계정을 구매해 살인하겠다는 글을 올렸는 바 죄질이 좋지 않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김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게시글이 3분 만에 삭제된 점, 살인까지 나아갈 의도가 없었던 점 등을 참작한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8월21일 오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게시판에 경찰청 소속인 것처럼 사칭하고 '강남역에서 칼부림을 한다. 다 죽여버릴 것임'이라는 내용의 살인예고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수사에 나선 지 하루 만인 22일 서울 소재 자택에서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현직 경찰이 아닌 일반 회사원이었다.
블라인드는 소속 회사 이메일을 통해 인증 절차를 거치는데, 김씨는 허위 이메일 주소를 이용해 만들어진 가짜 계정을 구입해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과거 다른 이용자와 욕설이 담긴 댓글을 주고받는 등 갈등을 겪게 되면서 블라인드에 삭제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블라인드에 불만을 품고 복수심으로 살인예고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8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김씨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김씨가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나 재범의 위험이 없는 점 등을 강조하며 선처를 부탁한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한편, 국내 대기업과 공공기관 소속으로 표시되는 가짜 블라인드 계정을 만들어 김씨 등 100여명에게 판매해 500만원가량을 챙긴 혐의를 받는 A(35)씨는 지난 9월 경찰에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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