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2개월여 전부터 선수촌 입촌 금지
대표팀, 배드민턴협회에 A씨 처벌 요청서 발송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종목에서 은메달을 딴 선수가 대표팀에서 배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딴 A씨의 형은 지난 3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A씨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밝혔다.
형은 "동생은 고등학교 1학년부터 지금까지 13년간 국가대표선수로 활동하면서 여러 번 좋은 성적을 거뒀고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리스트가 됐다"며 "그러나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너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촌에서 대회를 준비하던 중 파트너 선수가 부상을 입게 돼 속상한 마음에 동료 선수들과 같이 저녁에 술 한 잔을 했고 다음날 집합시간에 지각을 했다고 한다"며 "이유가 어떻든 지각은 잘못이기에 여러 차례 고개 숙여 사죄드리며 반성하고 있고 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겠다며 수차례 용서를 구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대표팀 감독님과 코치님은 아시안게임을 준비해야 하는 기간 내내 제 동생의 이야기는 전혀 들어주지 않았고 선수촌에서 퇴출시켰으며 준비 기간 내내 제 동생은 파트너 선수와 합을 맞춰볼 수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같이 술 마시고 지각한 동료 선수, 집합에 (아예) 나오지 않은 또 다른 선수는 징계는커녕 국제 대회에 출전시켰고 제 동생만 지금까지 징계 대상이라며 국제 대회에 출전시키지 않았다"며 "결국 징계 처리는 받지 않았지만 현재는 파리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A씨는 아시안게임 2~3개월 전부터 선수촌에 출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도중에도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A씨 측은 밝혔다. 형은 "이번 대회에서 한 경기 한 경기 승리할 때마다 기쁜 마음이었지만 대회 기간 내내 동료 선수들에게 들었던 감독과 코치의 말은 도저히 대표팀 지도자들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말들뿐이었다"며 "승리의 기쁨에 벤치를 향해 고개를 돌렸으나 동생의 시선에 보인 건 그저 텅 빈 벤치뿐이었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후에도 A씨는 국제 대회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형은 "내년에 개최되는 파리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세계대회에 나가 올림픽 포인트를 획득해야 하고 무엇보다 파트너 선수와 같이 호흡을 맞춰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표팀 지도자들은 제 동생의 진천선수촌 입촌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형은 4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얼마 전에 협회에서 동생에게 국가대표 은퇴서 양식을 보내줬다"며 협회가 A씨에게 은퇴를 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형의 이 같은 주장에 협회는 아시안게임 전에 A씨 처벌요청서를 협회에 보냈다고 인정했다. 아시안게임 이전부터 A씨를 대표팀에서 내보내려 했다는 의미다.
협회 측은 지각 외에도 A씨의 행동 중에 대표팀에서 용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규율 위반 등 행위가 다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협회는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A씨 간 갈등이 누적돼 왔으며 이것이 대표팀 제외 이유라고 설명했다.
A씨 가족이 협회 쪽에 내용 증명을 발송하는 등 사건은 공론화되는 분위기다. 협회 측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향후 상황에 따라 스포츠공정위원회 등에 판단을 맡길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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