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정부 '백지 시위' 확산…"시진핑 물러나라" 구호도(영상)

기사등록 2022/11/29 20:08:50

최종수정 2022/11/29 20:26:50

베이징 등 최소 16개 도시에서 시위 발생

시진핑 모교 칭화대 등 50개 대학서도 시위

3년째 이어진 코로나 봉쇄조치에 민심 폭발

시진핑 체제에 대한 불복종 성격으로 확산

외신들 "홍콩때처럼 강력 진압할 듯" 예상

[베이징=AP/뉴시스] 지난 27일 베이징에서 열린 코로나19 봉쇄조치 항의 시위에서 시민들이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흰색 종이를 들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지난 27일 베이징에서 열린 코로나19 봉쇄조치 항의 시위에서 시민들이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흰색 종이를 들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광원 기자 = 중국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주말 내내 계속되며 반정부 시위로 확산한 가운데,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흰 종이가 시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고 BBC 등 외신이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주말인 지난 26일부터 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한 최소 16개 도시와 칭화대, 베이징대 등 50개 대학에서 3년간 계속된 당국의 극단적인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27일에는 베이징 도심 량마차오 거리에서 시위대 1000여 명이 A4용지를 들고 "영원한 지도자를 원하지 않는다, 투표를 원한다", "노예가 되지 않아야 시민이 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기도 했다.

당시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보면 행진하던 시위대가 도로변에 모여 구호를 외치자, 지나가던 차들이 일제히 경적을 울리며 이들을 응원한다. 베이징 시위는 월요일인 28일 새벽까지 계속됐다.


이번 시위는 지난 24일 신장 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 아파트에서 불이 나 10명이 사망한 사건으로 인해 촉발됐다.

불이 난 곳은 당국이 코로나 방역을 위해 봉쇄한 지역으로, 이로 인해 화재진화가 늦어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확산하며 항의 시위가 시작됐다.

그간의 시위가 당국의 봉쇄 조치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었다면, 이번 시위는 중국 정부와 시진핑 체제에 대한 불복종 성격을 드러냈다.

실제로 CNN에 따르면 27일 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열린 시위에서 시위대가 "시진핑 물러나라", "공산당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지난 27일 중국 베이징 도심 량마차오 거리에서 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흰색 종이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트위터 이용자 @whyyoutouzhele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7일 중국 베이징 도심 량마차오 거리에서 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흰색 종이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트위터 이용자 @whyyoutouzhele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시위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흰색 종이를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백지를 들고 시위에 임하는 것은 지난 2020년 홍콩 시위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중국 당국이 시위 구호와 문구를 금지하고 시위대를 진압하자 이에 맞선 운동가들이 백지를 들고 시위에 나선 것.

마찬가지로 이번 시위에서도 백지는 반대의견을 탄압하는 당국에 대한 저항을 뜻한다. BBC 중국 특파원 스티븐 맥도넬은 이것이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백지를 들고 있는 나를 체포할 것이냐"는 의미라고 말했다.

27일 베이징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한 여성도 "백지에는 우리가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백지를 활용한 시위 행동은 인터넷에서도 이어졌다. 중국의 트위터 격인 웨이보에서는 '#백지행동'이라는 해시태그가 확산했다. 하지만 이 해시태그는 27일 오전까지 이어지다가 차단됐다.
[상하이=AP/뉴시스] 지난 27일 중국 상하이 도심에서 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경찰이 한 시위자를 연행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시위자의 입을 막고 있다. 2022.11.29
[상하이=AP/뉴시스] 지난 27일 중국 상하이 도심에서 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경찰이 한 시위자를 연행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시위자의 입을 막고 있다. 2022.11.29
시위의 성격이 변하면서 시진핑 체제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운동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BBC를 비롯한 많은 외신은 중국 당국이 이번 백지 시위를 과거 홍콩을 탄압했던 무자비한 방식으로 진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28일 오후 추가 시위가 예고된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 공안을 대거 배치해 검문을 강화했으며, 시위대를 무차별 연행하는 등 강제 해산에 나서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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