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더미래, '이재명 책임론' 전면에…"이회창 길 걸을 수도"

기사등록 2022/06/15 15:07:33

최종수정 2022/06/15 15:41:47

민주당 최대 의원모임 더미래 대선·지선 평가 토론회

김기식 "文정부 민심이반만 탓할 수 없어…이재명 책임 분명"

송갑석 "이회창의 길 가기 전에 황교안의 길 갈까 걱정"

오기형 "수박 논쟁은 70년대 반대파에 빨갱이 낙인 찍기"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더미래 대표인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가 주최한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준호 의원, 김기식 더좋은미래 연구소 소장, 기동민 의원, 송갑석 의원, 오기형 의원. 2022.06.1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더미래 대표인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가 주최한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준호 의원, 김기식 더좋은미래 연구소 소장, 기동민 의원, 송갑석 의원, 오기형 의원. 2022.06.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형섭 홍연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에서 15일 지난 대선과 지선 패배와 관련한 이재명 의원의 책임론이 전면에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에도 그 책임이 있지만 두 선거 모두에서 후보였던 이 의원 개인의 문제를 부인할 수는 없으며 다음 대선까지 이 의원만 믿고 간다면 '제2의 이회창'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이회창 전 총재는 1997년 대선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후에도 한나라당 총재로 당권을 장악하고 총선 공천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2002년 대선에서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고배를 마신 뒤에는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축소됐다.

더미래가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기식 더미래 연구소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치러진 대선이지만 문재인 정부 하에서의 민심이반과 구도 문제만 탓할 수는 없고 (심판선거) 구도를 극복하지 못한 (이재명) 후보의 책임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2002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24%임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됐고 2012년 이명박 정권 마지막해 정권교체 여론이 57%였음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일관되게 40%를 넘는 조건에서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것은 후보의 요인을 배제하고는 설명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의원의 개인적 요인에 대해서는 "대장동 문제와 법인카드 논란 등이 마지막에 후보 지지율 상승을 미뤘던 가장 결정적 요인"이라며 "무엇보다 이런 이슈를 대하는 후보의 태도가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내는데 실패했다. 분명히 문제가 있는데 인정하고 이해를 구하기 보다는 오히려 거꾸로 공격적이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줬던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대선 패배의 원인은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민주당 후보 모두에게 공히 있다. 복합적 패배 원인을 한쪽 탓으로 돌리며 한쪽 요인만 강조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내부 분열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선거) 구도를 결정하는 것은 분명히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적 평가의 요소지만 대선은 거기에 후보 요인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서는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송영길 전 대표와 이재명 후보의 출마가 선거 구도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며 "컷오프(공천배제)와 번복으로 나타난 서울시장 공천 실패도 문제가 있었고 김포공항 개발이라는 잘못된 공약을 내놓아 선거를 불리하게 끌어갈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관련해서도 "검찰 관련 법안 강행 처리는 정략적 오류였다. 야당은 여당을 공격하며 점수를 얻는 것인데 윤석열 정부 출범과 인수위 단계에서 용산 집무실 이전 강행, 인사 문제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어서 충분히 야당이 공세적으로 국면을 이끌어갈 수 있었음에도 검찰 법안을 강조하며 스스로 수세국면으로 전환했다. 문재인 정부 민심 이반의 한 원인이었던 오만과 독선 프레임을 연장시킨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기식 더미래연구소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가 주최한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2022.06.1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기식 더미래연구소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가 주최한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2022.06.15. [email protected]
김 소장은 "결과적으로 대선보다 악화된 지방선거 결과를 얻었고 경기는 마지막에 김은혜 후보 재산 축소 신고 의혹이 없었으면 100% 졌을 것"이라며 "그 문제로 최소한 5만~10만표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그게 초박빙 경기 선거에 미친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김 소장은 차기 대선 후보군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5년 뒤 40대 이준석, 50대 초반 한동훈, 60대 오세훈·안철수가 경쟁해 대선후보를 정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데 우리쪽은 이재명 1명을 4년 내내 쭉 끌고 가서 다음 대선을 하면 어떻게 되겠냐"며 이회창 전 총재를 거론했다.

그는 "이회창 전 총재는 1997년 대선 패배 이후 8개월 만에 전당대회에 나와 총재가 되고 4년 동안 제왕적 총재로 군림하다가 결국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패배해 정계 은퇴를 했다"며 "과연 우리 당이 이회창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회창과 한나라당의 전철을 안 밟으려면 우리당도 다양한 후보군과 미래 리더십을 성장시켜야 하고 그들 간의 경쟁을 통해 결과적으로 누가 되든 후보가 정해져야만 5년 뒤 선거를 바라볼 수 있다"고 했다.

향후 민주당의 과제와 관련해서는 "아직도 건너지 못한 조국의 강을 당이 건널 수 있나"라며 국민의힘 사례를 거론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대선, 지선, 총선까지 연이은 패배하는 상황에도 국민의힘은 2020년까지 태극기부대에 끌려다녔고 2021년에서야 겨우 윤석열 등장, 이준석 당선, 오세훈 재보궐 승리가 있었다. 그 전까지는  4년 내내 태극기부대에 끌려다녔던 국민의힘"이라며 "민주당이 이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을 것인지, 그 전철을 밟을 것인지가 앞으로 최대 관건"이라고 짚었다.

팬덤정치와 관련해서도 "분열을 부추기는 요소로 강성 지지층의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강요된 침묵, 전당대회와 공천 및 경선 과정에서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 눈치보기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조직된 시민과 당원은 양면성이 있다. 당내 민주주의가 확대·강화되는 반면 포퓰리즘이 지배하는 정당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토론자로 나선 의원들도 김 소장의 문제 인식에 궤를 같이 하는 진단을 내놓았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의원실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22.06.0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의원실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22.06.08. [email protected]
광주가 지역구인 재선 송갑석 의원은 "김 소장이 이회창의 길을 우려했는데 이회창의 길을 가기 전에 황교안의 길을 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며 "미래통합당 시절 황교안 전 대표가 당에 대한 문제제기와 국민 질책을 모두 무시하고 하던 관성대로 하다가 총선 패배까지 가서야 (국민의힘이)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민주당도 그런 갈림길에 서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송 전 대표의 서울 출마, 이 의원의 계양을 출마에 대한 상당한 비판 의식이 공유되고 있다. 그에 더불어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의 여러 혼선들이 지방선거 패배 원인으로 주로 꼽힌다"고 지적했다.

또 "지방선거 전 우리가 가장 국민들에게 외면 받은 게 검수완박 시즌 2였다. 위장탈당 문제까지 야기되는 매끄럽지 않은 과정이었다"며 "송 전 대표와 이 의원, 검수완박 시즌 2 등의 과정에서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 공세가 그 이전에 강성 친문 지지층까지 통틀어서 가장 극에 달한 시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이 지역구인 초선 오기형 의원은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구청장 후보들보다 30만표를 덜 얻은 반면 경기의 경우 민주당의 경기지사 후보가 기초단체장 후보들보다 수 만표를 더 얻었다"며 "서울시장 후보 공천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와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 의원은 "경기에서의 승리가 민주당의 승리라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동연 당선인의 인물론과 선거캠프의 공이라고 생각하고 나름의 균형감각을 만들려는 시민들의 평가 결과라 생각한다"며 "서울시장 후보 공천이 당과 당원이 원해서 이뤄진 것 아니냐는 메시지가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 아주 부적절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반대파 낙인찍기 방식 중 70년대 체제 하에서 빨갱이 낙인을 찍고 말 못하게 하는 게 있었다. 최근 수박 논쟁이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수박 논쟁 자체를 부끄럽게 생각하고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진보의 가치이기도 하지만 상식과 약속을 지키는 집단이길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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