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 외교문서]노태우 정권, 아키히토 일왕 방한 추진 검토

기사등록 2020/03/31 12:00:00

89년 방일 일정 준비에 일왕 방한 추진 고려

가이후 내각, 긍정 평가…"우호·협력관계 유지"

【도쿄=AP/뉴시스】아키히토 일왕이 지난해 1월2일 도쿄 왕궁의 방탄 베란다 안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새해 인사를 전하며 인사하고 있다. 2019.01.02.
【도쿄=AP/뉴시스】아키히토 일왕이 지난해 1월2일 도쿄 왕궁의 방탄 베란다 안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새해 인사를 전하며 인사하고 있다. 2019.01.02.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노태우 정권이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의 방한을 추진하던 정황이 30년 전 외교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31일 외교부가 공개한 1989년 6월 외무부 아주국 작성 내부 문서에 따르면 정부는 노태우 대통령의 방일 계기로 아키히토 일왕 방한 문제를 고려했다.

같은 해 8월 외교부 보고서에서도 가이후 내각 출범 계기 노 대통령 방일 일정을 준비하면서 일왕의 한국 방문 추진을 고려하는 내용이 언급됐다.

일본 측도 일왕 방한 가능성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가이후 도시키 총리는 8월11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일왕의 방한 문제에 대해 "국제적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이전에 방한을 계획한 바 있지만 실현되지 못한 적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좀 더 정세를 봐가면서 검토하고자 하는 바, 지금은 가볍게 말할 수 없다"며 "일본은 한국과도 우호 협력 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카야마 다로 외상도 같은 날 출입기자단 인터뷰에서 "일왕의 외국 방문은 각국으로부터 환영을 받은 역사가 있다"며 "황실이 외국과 친선우호 증진에 노력해주길 바라고 있다. 가능한 한 빨리 (외국 방문을) 재개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노 대통령 방일에 대해서도 "한국은 가장 관계가 깊은 인국이며, 협력 관계를 수립해왔다"면서 "방일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아키히토 일왕 방한은 1990년대 국내 위안부 문제 재조명과 일본 내 우경화로 등으로 실제 성사로 이어지진 않았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미국 무역통상법 슈퍼301조 협의, 재사할린동포 귀환 문제, 동남아시아국가연합 협의체제 수립, 동구권 국가 국교 수립 등 내용이 포함된 1577권(약 24만쪽)의 1989년 외교문서를 해제했다.

외교부는 1994년부터 27차례에 걸쳐 총 2만8000여권(약 391만쪽) 외교문서를 공개해왔다. 공개된 외교문서 원문은 외교사료관 내 외교문서열람실에서 열람 가능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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