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 외교문서]"팔레스타인 국가로 승인해야"…대사들 직언

기사등록 2020/03/31 12:00:00

노태우 정권 "PLO 국가선언 환영"…승인은 안 해

각국 대사들 "승인 증가 추세…한국도 승인해야"

[예루살렘=AP/뉴시스]지난 1월29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평화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에 앞서 이스라엘 국경 경찰이 구시가지 다마스쿠스 문 출구를 봉쇄하고 있다. 2020.01.30.
[예루살렘=AP/뉴시스]지난 1월29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평화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에 앞서 이스라엘 국경 경찰이 구시가지 다마스쿠스 문 출구를 봉쇄하고 있다. 2020.01.30.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1989년 11월 '팔레스타인 민족평의회'(PNC)의 팔레스타인 독립국 선언에 대해 한국 정부도 국가 승인을 해야 한다고 각국 주재 대사들이 직언한 정황이 30년 전 외교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31일 외교부가 공개한 1988년 11월 외무부 본부가 작성해 주요 지역 공관장에게 보낸 내부 문서에 따르면 정부는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 선언 관련 대외적으로 공식 성명이나 논평을 발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11월29일 팔레스타인 국제유대의 날에 즈음한 외무장관 명의 메시지에 PNC 결정을 환영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주재국에 이와 관련 한국 정부 입장을 ▲국제연합(UN) 결의로 확인된 팔레스타인 자결권 및 독립국 창설권 존중 원칙에 따라 중동 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으며 ▲중동 분쟁 평화적 해결을 위한 긍정적 조치를 포함한 것으로 평가하며 환영하고 ▲당사자 간 교섭이 개최돼 정당하고 항구적 평화가 조속히 수립되길 희망한다는 내용으로 설명하도록 했다.

하지만 재외 공관에선 각국의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이 늘고 있는 만큼 한국 정부도 승인을 검토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UN 주재 박쌍용 대사는 "PNC 선언에 따라 팔레스타인을 승인한 국가가 82개국에 달하고, 미국이 최근 PLO와 대화를 결정했다"며 "비동맹 제국과 협력관계 증진 필요성에 감해 팔레스타인 승인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인도 주재 김태지 대사도 "대부분 제3세계권 국가가 독립 팔레스타인 국가를 승인했고 숫자가 계속 증가 추세다"라며 "전통 우방국 구체적 승인 움직임까지 기다림 없이 가급적 조속히 승인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특히 "미국 정부나 미국 내 친이스라엘 세력의 견제나 반감을 살 수 있을지 모르나, PLO가 이스라엘 존재를 기본적으로 인정한 이상 그만큼 우리의 이스라엘 접촉에 있어서 운신의 폭을 넓히는 효과를 수반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캐나다 주재 박수길 대사는 "기존 중동 정책이 팔레스타인 독립국 창설 지지를 포함해 PLO 주요 주장을 수용해왔고 대외적으로 표명한 만큼, 국가 승인하지 않는 건 정책 일관성 결여로 평가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노태우 정부는 PNC의 국가 창설 선언은 환영하지만, 국가 승인 여부는 언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미국 무역통상법 슈퍼301조 협의, 재사할린동포 귀환 문제, 동남아시아국가연합 협의체제 수립, 동구권 국가 국교 수립 등 내용이 포함된 1577권(약 24만쪽)의 1989년 외교문서를 해제했다.

외교부는 1994년부터 27차례에 걸쳐 총 2만8000여권(약 391만쪽) 외교문서를 공개해왔다. 공개된 외교문서 원문은 외교사료관 내 외교문서열람실에서 열람 가능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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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 외교문서]"팔레스타인 국가로 승인해야"…대사들 직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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