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전쟁, '보잉 추락 사태'로 셈법 복잡해져"

기사등록 2019/03/17 16:08:42

中 무역이 아닌 '안전'의 문제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미국 항공기 제조회사인 보잉의 최신형 항공기 '737 맥스(MAX) 8'의 추락 사고가 미·중 무역 갈등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중국이 737 맥스 8 운항을 중단한데 이어 중국 내 보잉 조립 공장 운영도 불확실해지자 미국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보잉 여객기 구매는 미·중 무역회담의 난항을 풀어낼 매우 중요한 요소였으며, 보잉 추락 사태로 무역 회담은 더욱 복잡해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중국은 대(對) 미국 무역 흑자를 조율하기 위해 향후 6년 동안 1조2000만 달러(약 1136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보잉 여객기는 농산물, 첨단 제조업 제품과 함께 중국의 미국산 구매 목록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FT는 워싱턴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벌써 1조2000만 달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구매 건수나 수량이 변경될 경우 무역 협상 과정에서 합의 도출이 힘들다는 인식 때문이다"고 전했다.

그러나 737 맥스 8의 사고 이후 중국 정부는 목표치를 채우는 데 난항을 겪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상무부 관료 출신인 허웨이웬 중국세계화센터 선임 연구원은 "중국이 이 모델을 살 수 없는 것만은 분명하다"며 "무역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의 문제"라고 말했다.
【아디스아바바=AP/뉴시스】11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남동쪽 60km가량 떨어진 비쇼프투 마을 항공기 추락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사고기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항공 측은 탑승자 157명이 사망한 보잉 737 맥스 8기의 추락과 관련해 사전 예방 차원에서 모든 동종 항공기의 이륙을 금지했다고 대변인이 밝혔다. 2019.03.11.
【아디스아바바=AP/뉴시스】11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남동쪽 60km가량 떨어진 비쇼프투 마을 항공기 추락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사고기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항공 측은 탑승자 157명이 사망한 보잉 737 맥스 8기의 추락과 관련해 사전 예방 차원에서 모든 동종 항공기의 이륙을 금지했다고 대변인이 밝혔다. 2019.03.11.
그는 이어 "기타 보잉 기종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나타난 적이 없다. 특히 수년 동안 운항한, 우수한 품질을 입증한 기종들도 있다"며 "여전히 보잉을 구매할 의사는 있다. 다만 의심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서는 더 엄격한 품질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빨라도 4월 중순에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 아시아담당 선임 연구원은 "보잉 추락 사고는 미국과 중국이 매우 주요한 갈등을 해결하는 가운데 일어났다"며 "중국은 미국산 물품 구매 목록에서 보잉을 빼고 대체할 상품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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