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판 관타나모' 크리스마스섬 난민수용소 재개 논란

기사등록 2019/02/13 17:50:31

모리슨 총리 "크리스마스섬 수용소 다시 열겠다"

野 "5월선거 앞두고 난민공포 조성위한 정치적 행위"

【서울=뉴시스】우은식 기자 =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가 지난해 폐쇄한 '호주판 관타나모'로 불리는 크리스마스섬 난민 수용소를 다시 열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BBC보도에 따르면 모리슨 총리는 이날 "예상되는 난민들의 도착과 이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크리스마스섬 난민수용소를 다시 열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호주 의회가 난민들의 인권 보호를 위한 법안을 통과시킨 직후 "이번 의회 결정은 인신 매매 밀수꾼들에게 손을 내민 것"이라고 비판한 뒤 나왔다.

여소야대의 호주 하원은 전날 파푸아뉴기니 마누스 섬과 나우루 지역의 수용소에 있는 난민들을 호주 본국으로 이송해 의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상원에서도 이 법안은 통과됐다.

야당 의원들은 "이 법안은 나우루와 마누스섬 난민들에게만 적용되며 새로운 난민들은 호주 이송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하면서 "모리슨 총리가 5월 선거를 앞두고 난민에 대한 공포를 퍼뜨리며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게의 대이동으로 유명한 크리스마스섬은 호주 본토 서북부에서 2600㎞, 인도네시아 남쪽에서 300㎞ 떨어진 인도양에 위치한 135㎢ 크기의 호주령의 작은 섬으로 1643년 영국이 성탄절에 이 섬을 발견해 '크리스마스섬'으로 명명했다.

이후 1957년 영연방 호주로 양도됐으며 지난 2003년부터 2018년까지 이 섬에 난민수용소를 운영하면서 비인권적 행위로 '호주판 관타나모'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수천명을 수용한 이 난민수용소에서는 그동안 수많은 폭동과 시위가 발생했다. 가장 최근에는 2015년 대규모 유혈 폭동이 벌어졌다. 지난 2010년 이라크·이란 난민 50여명이 바위에 부딪쳐 사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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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판 관타나모' 크리스마스섬 난민수용소 재개 논란

기사등록 2019/02/13 17:50:3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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