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해외에서 대마를 의료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규제 완화가 이어지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의료용 대마 공동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의료용 대마를 활용한 원료의약품 제조기업 네오켄바이오는 한림제약, 한림제약의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상명이노베이션,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업 쿼드메디슨과 신약 개발을 위한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네오켄바이오는 칸나비노이드와 대마 유래 엑소좀 및 대마 유래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PDRN)를 3사에 제공한다. 각 회사는 네오켄바이오가 제공한 물질을 통해 마이크로니들 기반 기능성 화장품 및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안구 내 질환 치료를 위한 안구이식제 개발에도 나선다.
네오켄바이오는 대마에서 추출해 원료의약품으로 사용되는 '칸나비디올'(CBD)을 활용한 의약품·식품·화장품 등의 개발·생산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한다.
한국바이오협회 보고서에 의하면 2025년 대마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의료용 대마 시장의 경우 연평균 22.1% 성장해 2024년 5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용 대마'(HEMP·헴프)란 향정신성 강도가 높은 THC를 매우 낮게 함유한 대마 식물·추출물을 말한다. 대마에서 추출한 CBD(칸나비디올)의 경우 소아 뇌전증, 알츠하이머병 등 난치성 질환 치료 효과를 보이는 의료용 대마의 주성분이다. 대표적인 CBD 성분 '에피디올렉스'(소아 뇌전증 치료제)는 1인당 약값이 연간 약 4000만원에 달하는 고가 약이다.
해외 여러 국가는 현재 의료용 대마 산업을 합법화하는 추세다. 대마 유래 칸나비노이드를 이용한 신약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400개 이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식품·화장품 등 분야에서도 다양한 상품이 개발되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는 대마를 마약류로 분류하고 있어 당국 허가 없이는 대마를 재배할 수 없다. 공무·학술 연구 등 제한적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은 빗장을 여는 해외 동향에 맞춰 관련 연구를 활발하게 시작했다.
인벤티지랩은 유한건강생활과 의료용 대마 후보물질 'YC-2104'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최근 협력 강화를 위한 후속 계약도 체결했다. 인벤티지랩은 유한건강생활이 보유한 의료용 대마 후보물질 YC-2104를 플랫폼에 적용해 1개월 동안 효과가 지속되는 장기지속형 약물로 개발하고 있다. 임상 후보물질 'IVL-5005'를 확보했다.
IVL-5005은 대마 주요 성분인 칸나비디올(CBD)이 1개월 동안 안정적인 농도로 혈중으로 방출된다. 경구로 약물 투여가 어려운 소아뇌전증 환자 및 보호자들의 편의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며 개발 중이다.
올해 1월 유전자가위 기술 기업 진코어와 바이오메디컬 회사 파미니티도 의료용 대마 연구개발을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 진코어는 대마의 마약성분인 THC를 제거한 의료용 대마를 단일세포 상태로 개발하고, 파미니티는 이를 활용해 마약성분이 제거된 의료용 대마로 개발할 예정이다.
씨티씨바이오는 2017년부터 진행했던 CBD 성분 구강용해필름 제제 연구 및 생산 공정연구를 완료했다고 지난 2월 밝혔다. CBD 구강용해필름 기술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기술 이전 협의 및 사업화를 추진한다고 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마는 뇌건강, 우울증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단일세포에서 성체로 완성되는 기술의 난이도가 커서 시간은 걸릴 수 있으나, 성공 시 가져오는 의료적·과학적 가치는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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