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수능 성적표에 4등급이 찍힌 수험생이 의대에 합격할 수도 있다".
2025학년도 입시의 가장 큰 변수는 의과대학 모집 인원의 증가다. 내년도 전국 의대(의전원 포함) 모집인원은 전년(3058명) 대비 1509명 늘어난 4567명이다. 더 많은 인원을 의대가 수용하게 되며 의대 합격선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10일 입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한 과목 정도는 4등급을 받은 학생도 의대에 합격할 가능성이 있다"며 "1등급을 구분하는 표준점수(등급컷)가 130점 내외일 정도로 변별력이 없는 과목이 나온다면, 해당 과목에서 (남들보다) 떨어진 성적을 받아도 극복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의대 합격선은 수능 국어·수학·탐구 백분위 합산(300점 만점) 기준 3점가량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년도 합격선(285.9점)에서 2.91점 떨어진 282.99점까지도 의대 합격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시에서 지역인재 전형이 확대되는 것도 중요한 변수다. 2025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증가하는 331명은 일반전형 192명, 지역인재전형 139명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소장은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한 인원이 정시로 이월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실제 정시 지역인재전형의 선발인원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수시 일반전형과 지역인재전형을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지역인재전형의 이월 인원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경우 지역인재전형 지원자는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았더라도 합격의 가능성이 열려있게 된다.
우 소장은 "강원대, 경북대, 계명대는 올해 정시에 지역인재 전형을 신설한다"며 "경북대와 계명대가 위치한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지역인재 선발 인원이 작년 17명에서 올해 50명으로 거의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입시 결과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연계열 학생들의 사회탐구 응시, 일명 '사탐런'으로 인해 올해 정시 지원에 있어 백분위 성적을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 소장은 "과학탐구 응시자가 줄어들게 되면 같은 백분위라도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을 수 있다"며 "예를 들어 1만명 중에서 백분위 96%을 기록한 학생이 400등이라면 5000명 기준의 백분위 96%의 학생은 200등에 위치한 것이다. 따라서 백분위 성적이 다소 낮아 보이더라도 본인의 위치는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기 때문에 백분위 기준의 입시결과를 보고 지원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4등급 합격자'는 가능성의 영역일 뿐 절대 합격 안정권이라고 할 수 없다. 지역인재전형에서도 마찬가지다.
2024학년도 의대 정시모집의 경우 전국선발보다 지역인재 전형의 합격선이 더 높았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서 공개된 31개 의대의 2024학년도 정시 합격 점수(국어·수학·탐구영역 백분위 평균, 최종 등록자 중 상위 70% 컷)를 분석한 결과, 의대 정시에서 지역인재전형 최저선이 96.33점으로 전국선발(95.33점) 최저선보다 1.0점 높았다.
지방 상위권 수험생끼리의 경쟁이 상당히 치열했다는 뜻이다.
N수생의 진입은 의대 입시의 또 하나의 변수다. 올해는 의대 진학을 노리는 상위권 N수생의 대폭 진입이 예상된다. 당장 올해 서울대 신입생 가운데 1학기 휴학생만 248명에 달한다. 개강 첫 주에 이미 119명에 달하는 신입생이 휴학을 결정했는데 거의 대부분이 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대입에 재차 도전하는 학생으로 추측된다.
우 소장은 "모집 인원이 증가하더라도 입시결과가 크게 하락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경쟁력 높은 N수생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합격선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수능 성적이 발표된 이후에 모의지원 등을 확인하고 올해 지원자들의 지원 경향을 파악해 정시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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