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1년 1개월 만에 전격 방중…단둥 당일치기 방문 후 귀국길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 기념 '중국인민지원군의 날' 기념 방중 무게
항미원조기념관 방문해 한국전쟁 관련 사료 등 관람하며 혈맹 과시
中서열 4위 왕후닝 회담, 단둥 자동차공장 시찰…신압록강대교서 배웅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이날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13개월 만이며 역대 6번째 방중이다. 김 위원장이 2018년 3월 첫 방중 이래 당일치기로 중국을 방문한 것, 시 주석과 회동 없이 귀국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평양에서 신의주까지 전용열차로 먼저 이동한 뒤 신의주에서 다시 신압록강대교를 거쳐 단둥에 도착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신압록강대교는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잇는 왕복 4차로 다리로 2014년 완공됐지만 북한 측 사정으로 12년간 방치해오다가 지난 15일 정식 개통돼 북중 교류의 새로운 상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때문에 단둥 일대에는 이날 평소 주말과 달리 교통을 통제하고 일부 호텔은 예약을 받지 않는 등 보안 수준이 크게 강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이번 당일치기 방중 일정에는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 동행한 사실이 중국 신화통신 보도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왕 주석과 회담에서 조선(북한)·중국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 체결 65주년인 점을 언급하며 "양국의 협력 전망은 매우 넓다"고 말했다. 왕 주석은 신압록강대교 개통을 계기로 인적 교류와 경제·무역 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했다.
왕 주석은 이날 오전 항미원조(抗美援朝)기념관 광장에서 김 위원장을 영접했으며 김 위원장은 기념관에서 한국전쟁과 관련한 유물과 사료 등을 관람했다. 김 위원장은 왕 주석의 안내로 단둥 현지 자동차공장도 시찰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이 중국 서열 2위 리창 국무원 총리와 만났을 것으로 관측했지만 신화통신 보도에는 리 총리 관련 내용이 없었다. 북중 정상 간 4개월 만의 대면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의 방중을 환영하는 메시지를 왕 주석을 통해 전했다.
김 위원장이 단둥을 떠날 때 왕 주석은 신압록강대교까지 나와 배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북한 신의주로 이동한 뒤 다시 전용열차로 옮겨타 평양으로 향했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김 위원장의 전격 방중은 최근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북중 관계 강화 전략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방중은 중국이 한국전쟁 참전을 기념하는 날인 10월 25일(중국인민지원군의 날)을 계기로 방문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파병을 통해 북러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한 뒤로 중국과도 관계 회복에 나서면서 북중 관계 복원을 과시하려는 포석이 있다는 분석이 정부 내에서 나온다.
이듬해 김 위원장은 중국과도 적극적으로 관계 개선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2025년 9월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 80주년 행사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했고, 올해 6월에는 7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보다 확대 발전시켜 북중 관계 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어나가는 한편 고위급 왕래를 통한 전략적 소통을 더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 목적과 일정, 중국 내 접촉 고위 인사 등에 대해 북한 측은 아직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는 이날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을 이날 저녁 현재까지 일체 보도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김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전격 방문한 데 대해 "정부는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북·중 양측에서 공식 발표가 없는 현 단계에서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 중"이라고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사전 예고하지 않은 국외 방문 일정으로 최근 해외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건강이상설을 불식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은 전날 정보위에 김정은 건강 이상설이 사실이 아니란 취지의 보고를 한 뒤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을 함께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여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원으로부터 '김 위원장이 당일치기로 중국을 방문한 뒤 오늘 중으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김 위원장이 24일 방중 당일 귀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전격 방중은 김정은 위원장이 필요할 때 언제, 어느 곳이든 중국을 오가며 고위층과 소통하고 직접 만날 수 있다는 밀착 관계를 국제사회에 과시하는 성격도 내포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의 당일치기 방중을 두고 "올해 북·중 우호협력조약 체결 65주년과 중국의 항미원조기념일을 계기로 단동에 있는 항미원조기념관을 방문해 최고지도자 차원에서 전통적 '혈맹 관계'를 재확인하는 이벤트 성격"이라며 "최근 개통한 신압록강대교를 김 위원장이 직접 통과함으로써 양국 우호·교류협력 관계 발전 의지를 국제사회에 상징적으로 과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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