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권순기 경남교육감 "교육에는 진보 보수 없다"

기사등록 2026/07/08 06:00:00
[창원=뉴시스]권순기 경남교육감.(사진=경남교육청 제공) 2026.07.07.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창원=뉴시스] 김기진 기자 = 12년만에 보수 성향 교육감 체제로 전환한 경남교육청의 새로운 주인이 된 권순기 경남교육감은 '교육 본질 회복'을 통해 경남교육 대전환을 예고했다.

8일 권 교육감은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교육에는 진보도 보수도 없다.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가, 학부모와 도민이 공감할 수 있는가, 학교 현장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가가 판단의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초학력을 튼튼히 세우고, 인성교육을 강화하며, 교사가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교권을 바로 세우겠다. AI·디지털 기반 미래교육으로 학생 한 명 한 명의 가능성도 키우겠다"며 "교육을 위해 찾아오는 경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근 경남도의회 의장단과도 '협치'를 강조하는 등 외부 인사들과도 소통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다음은 권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 제 9대, 11대 국립경상대학교 총장을 지내며 대학 통합을 이끌어 낸 ‘학자 및 행정가’ 출신이다. 고등교육(대학) 행정 경험이 초·중·등 교육 중심인 경남도교육청을 이끄는 데 어떤 차별화된 강점으로 작용하나.

"쉽지 않은 과제(대학통합)를 추진했다. 충분히 듣고 조정하며 공통의 미래를 만든 이 경험이 지금 교육청을 이끄는 데도 힘이 될 것이다. 통합과 소통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갈등을 조정하며, 경남교육이 나아갈 공동의 방향을 세워가겠다. 청년들이 진학과 취업, 지역 정착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도 가까이서 지켜봤다.

초·중등 단계의 기초학력과 자기주도적 문제해결 능력, 인성이야말로 미래 융합 인재 양성의 토대라는 것을 절감했다. 경남교육을 학교 안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초·중등교육이 대학·산업·지역 발전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 우주항공·방산·에너지·조선·AI 분야 등 경남의 전략산업과 교육을 연결해 학생들이 지역 안에서도 배우고 성장하도록 하겠다."

-기초학력 회복과 무너진 공교육 정상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복안은.

"학생 개개인의 학습 상태를 정밀하게 진단하고 그에 상응하는 맞춤형 개입을 제공하는 '책임교육 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단계부터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배치해 학습 결손이 누적되기 이전, 즉 학습의 '골든타임'에 조기 개입하는 예방적 접근을 우선하겠다.

AI 진단평가를 건강검진과 같은 정기적 학습 모니터링 체계로 활용해 학생의 인지적 강점과 취약 영역을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해 파악하겠다. 학습 결손이 이미 누적된 중·고등학생에게는 100시간 몰입캠프를 통해 자기주도학습 역량 등 경쟁이 아닌 성장의 관점에서 학력 문제에 접근하겠다."

[창원=뉴시스]1일 국립창원대학교 종합교육관 이룸홀에서 권순기  교육감이 제19대 권순기 경상남도교육감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는 모습.(사진=경남교육청 제공) 2026.07.01.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경남형 디지털 교육의 방향성은 무엇이며, 디지털 교과서 도입 등에 따른 부작용은 어떻게 보완할 계획인가.

"경남형 디지털 교육은 ▲AI 진단평가와 학습 분석을 건강검진처럼 활용해 학생별 취약점 파악 및 맞춤형 학습 지원  ▲
반복·수준별 학습은 AI가 맡고, 교사는 사고와 정서, 토론과 탐구를 이끄는 역할  ▲AI·소프트웨어, 수학·과학, 융합교육을 강화해 문제 발견·해결 역량을 기르고, 경남의 우주항공·방산·제조·AI디지털 산업과 연계해 학생들이 지역 안에서 미래를 설계하도록 추진하겠다. 또 디지털 교과서와 함께 종이책 읽기, 글쓰기, 토론·논술을 병행해 문해력과 사고력을 함께 키우겠다"

-교육청 산하기관이 너무 방대하다는 여론이 있다. 또 소통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실·국이나 직속기관 간 장벽을 허무는 구체적인 방안은.

"통폐합을 서두르기보다, 실·국과 직속기관이 사업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기획하는 협업체계를 먼저 세우겠다. 기능이 중복되거나 목적이 불분명한 기관은 정비하겠다. 인수위 단계에서 이미 시작했다. 조직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통폐합·기능조정 방안을 순차적으로 마련하겠다."

-진보 성향의 박종훈 전 경남교육감이 12년 임기를 지내는 동안 여러 정책들을 진행해 왔다. 전임자의 흔적이 담긴 정책들 중 어떤 것들을 이어나갈 것인지.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의 거점학교·공동학교 운영은 이어가겠다. 지자체와 연계한 거점형 돌봄센터도 계승하되, 학부모 출퇴근 시간에 맞춘 경남형 돌봄 시스템으로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 행복학교가 쌓아온 정서적·문화적 성과도 인정한다. 배움 중심 수업과 교육공동체 협력이라는 철학은 유지하되,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객관적 학력 평가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편하겠다. 다만 예산은 많이 투입됐으나 효과가 미미했다는 평가를 받는 사업은 냉정하게 재검토하겠다."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영재학교’와 ‘국제고’ 추진을 얘기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서열화나 사교육 유발 풍선효과에 대해서는 어떤 대비책을 갖고 있나.

"공교육 안에서의 다양화와 일반고 경쟁력의 동시 강화를 원칙으로 삼겠다. 구체적으론 일반고 지원을 축소하지 않고 토론·논술, 수학·과학, AI·SW, 예술·체육 등 중점교육을 확대하겠다. 또 입시 경쟁이 아닌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 중심의 선발 체계를 설계하고, 선행학습을 부추기지 않도록 경계하겠다. 농산어촌·교육취약지역 학생에게도 실질적 기회가 돌아가도록 격차 해소와 진로 안내를 병행하겠다. 경남의 전략산업과 연계해 지역에서 배운 인재가 다시 지역의 미래를 이끄는 기반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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