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깰까"…KT, 월 1만원대 '방송 무제한 다시보기' 승부수 왜?

기사등록 2026/06/17 06:00:00 최종수정 2026/06/17 06:02:24

지니TV, 지상파·종편 본방 직후 볼 수 있는 '무제한 VOD 요금제' 30일 출시

티빙·웨이브 합병 지연 틈타 통합 플랫폼의 핵심 콘텐츠 안방서 선제 타격

티빙 2대 주주 KT의 역발상…합병 늦추는 사이 정교한 방어 카드 깎았다

[그래픽=뉴시스] 재판매 및 DB금지.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KT가 월 1만원대에 지상파·종합편성채널의 방송 다시보기(VOD)를 무제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웨이브와 합병을 추진 중인 티빙을 견제하고 유료방송 미디어 시장에서 주도권을 굳히기 위한 KT의 전략적 카드라고 해석한다.

◆월 1만원대 파격 실험…티빙 연합군 '킬러 콘텐츠' 노렸나

KT는 오는 30일 IPTV 요금제 '지니TV 모든G'를 리뉴얼 출시한다.

이번 개편의 골자는 월 1만9800원에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의 최신 드라마, 예능을 본방송 직후 바로 무제한 감상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기존에는 편당 결제하거나 각 방송사 월정액 상품에 따로 가입해야 해 소비자 부담이 컸다. KT는 이를 요금제 하나로 묶어 결제 단계를 없앴고, TV로 보던 영상을 모바일로 이어보는 기능도 더했다. 쉽게 말해 OTT처럼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도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단순한 요금제 리뉴얼이다. 하지만 IPTV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OTT 소비 패턴에 대응하기 위한 KT의 전략적 승부수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티빙·웨이브 연합 플랫폼을 겨냥한 KT의 대응 카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티빙과 통합을 앞둔 웨이브의 킬러 콘텐츠는 지상파 다시보기다. KT는 이를 종편 4개사 다시보기 서비스와 합쳐 월 1만원대 IPTV 요금제에 그대로 이식했다. 이들 다시보기는 모바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 입장에서 굳이 웨이브를 따로 구독할 이유가 사라졌다. 특히 KT 지니TV 이용자라면 더욱 그렇다.
[서울=뉴시스] KT는 인터넷TV(IPTV) 요금제 '지니 TV 모든G'를 개편해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 방송 VOD를 확대 제공한다고 16일 밝혔다. (사진=KT 제공) 2026.06.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투자할 때와는 입장 달라" KT의 몽니 전략?

정작 KT는 티빙의 2대 주주다.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를 통해 티빙 지분 13.5%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 당시에는 단순한 재무 투자가 아니라 미디어 사업 시너지를 고려했다.

하지만 시장이 급변했다. KT는 국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36%(계열 포함)에 달하는 압도적 1위 사업자이지만, OTT 공세에 밀려 입지가 예전만 못해졌다. 그래서인지 티빙의 시장 지배력 확대 역시 달갑진 않다. 티빙·웨이브 합병 논의 과정에서 KT가 줄곧 합병안에 도장을 찍지 않았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KT가 합병을 늦추는 사이 안방 시장을 지킬 방어 카드를 정교하게 깎아온 결과가 이번 서비스라는 분석이 나온다. IPTV 서비스 안에 OTT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카드인 셈이다.

타이밍도 묘하다. 최근 티빙은 대규모 가입자 정보 유출사고로 창사 이래 최악의 악재를 맞았다. KT는 경쟁사가 대형 악재로 흔들리는 이 시점을 놓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어려움을 겪는 티빙과 웨이브의 방송 콘텐츠 소비층을 지니TV 안으로 빠르게 흡수하겠다는 속내 아니겠냐"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