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열풍에 저축성보험 해지 '쑥'…삼성·한화·교보생명 해약환급금 16%↑

기사등록 2026/05/14 07:00:00 최종수정 2026/05/14 07:08:24

생보 빅3 1분기 해약환급금 4.9조…올해 들어 급증

수익률 낮은 저축성보험서 증시로 '머니무브'

보험업계 자금 이탈 촉각…해지율 상승 건전성 영향 우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코스피가 종가 기준 최고치를 경신한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 보다 200.86 포인트(2.63%) 오른 7844.01 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2026.05.13.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생명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 해약환급금 규모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업계에서는 보험 계약을 해지해 주식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려는 수요가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해지율 상승은 장기적으로 보험계약마진(CSM) 감소와 유동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긴장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국내 대형 생명보험3사의 1분기 해약환급금 규모는 4조8985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2104억원) 대비 16.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저축성 보험 해약환급금이 2조82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2% 증가하며 전체 해약환급금 증가세를 이끌었다. 보장성 보험 해약환급금도 2조697억원으로 전년(1조9150억원) 대비 8.1% 늘었다.

추이를 보면 보장성 보험 해약환급금은 2022년 1분기 1조2730억원에서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며 올해 처음으로 2조원대를 넘어섰다.

저축성보험 해약환급금 규모는 2023년 1분기 4조170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 다시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최근 코스피 강세가 저축성 보험의 해지율 상승을 부추기는 핵심 요인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가 단기간 빠르게 오르자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고정적이거나 낮은 저축성 보험을 해지해 직접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려는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된 것이다.

특히 저축성 보험은 보장성 보험 대비 투자나 목돈 마련의 성격이 강한 만큼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해지 수요가 민감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대기성으로 저축성보험을 유지하고 있던 계약자들이 자금을 이동시키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저축성 보험 해지율이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지율 상승이 단순한 유동성 하락을 넘어 보험사들의 수익성과 건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IFRS17 체제에서는 보험계약마진(CSM)이 핵심 수익지표로 활용된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 계약에서 장래에 인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실현 이익으로, 해지율이 예상보다 높아질 경우 향후 인식 가능한 이익 규모도 감소하게 된다.

실제로 보험연구원은 '2026년 보험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생명보험사들이 해지율 상승에 따라 평균 11%의 CSM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보사들은 현재의 해지율 추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머물지, 구조적인 흐름으로 굳어질지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과거에도 경기 부진이나 자금 이동 영향으로 해지율이 일시적으로 급등했다가 다시 안정되는 흐름이 반복돼 온 만큼 당장의 급격한 변화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 영향으로 저축성보험 해지가 다소 늘어난 측면은 있지만, 과거에도 경기 상황이나 자금 이동 영향으로 해지율이 일시적으로 크게 움직였던 사례는 있었다"며 "현재로서는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회사들이 기존 경험치와 통계 흐름 안에서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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