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 여부 주목
규제 완화 시 국내 메모리 업계 부담
14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대(對)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완화할 경우 국내 메모리 업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각각 협상 카드로 삼아 상대를 압박하는 용도로 활용해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 규제를 무기로 미국의 반도체 장비 및 기술 제재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이번 회담 결과가 반도체 업종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 적잖은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가 완화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은 미국의 반도체와 중국의 희토류"라며 "화웨이 반도체가 중국 내에서 추론에 쓰이지만, 대형언어모델의 학습에 있어서 중국은 예컨대 블랙웰급의 반도체와 ASML의 반도체 장비가 필요하다. 중국이 부족한 것은 반도체"라고 설명했다.
허 연구원은 "중국 희토류와 미국 반도체 간 어느 정도 합의가 되면 시장에서는 반도체 가격 급등세가 주춤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물론 중국 반도체 성장이 당장 메모리 시장의 판도를 바꾸지는 못하지만 지금 반도체 가격 급등은 인공지능(AI) 군비경쟁 중 물가 압력까지 높아지고 있는 미국, 그리고 중국 입장에서 썩 반갑지 않은 일"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중 정상회담에서 데탕트(긴장 완화) 분위기가 생긴다면, 반도체는 숨을 고르고 그외 다른 산업들이 힘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이번 회담이 극적인 합의보다는 기존 협상 상태를 연장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별다른 수출 규제 완화 없이 현 수준에서 협상이 동결될 경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상대적인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에서는 중국이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절대 우위를 입증한 만큼 희토류 카드를 앞세워 베이징이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 등 더 큰 양보를 끌어낼 수 있는 위치라는 의견이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이번 회담은 대타결(Grand Bargain)보다는 협상 파국(Grand Collapse)의 회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기존 협상 상태 연장 및 상징적 성과로 마무리될 가능성 높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가 완화될 경우 한국 메모리 업계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회담이 동결만 해도 한국 기업은 반사이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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