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첨단 HBM 공장 日에 건설
日 막대한 지원에…첨단 칩 공장 몰려
"캐파 구축 속도↑…韓 기업에 위협될 것"
그 동안 일본에서는 구형 칩 생산이 주를 이뤘지만 중국의 대만 위협, 일본 정부의 지원 등에 따라 최근 첨단 칩 공장이 몰리는 것이다. 경쟁 기업들이 일본의 대규모 지원에 힘입어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면 한국 기업들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내년 5월 일본 히로시마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생산하는 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1조5000억엔(14조원)을 투입하며 오는 2028년부터 차세대 HBM을 이곳에서 만든다.
마이크론은 그 동안 대만 공장에서 최신 HBM을 생산했으며, 일본 히로시마의 기존 공장에서는 구형 HBM과 D램을 만들었다. 이번 신공장 건설로 인해 마이크론의 주력 HBM 생산 축은 대만에서 일본으로 상당 부분 옮겨갈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마이크론이 HBM 1위인 SK하이닉스를 추격하기 위해 일본 신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운드리 공장 또한 일본에 몰리고 있다. 파운드리 1위 기업 TSMC는 최근 2조1000억엔 규모의 일본 구마모토 2공장 건설에 본격 돌입했다. 자율주행·인공지능(AI)에 쓰이는 첨단 6나노 공정 반도체를 주로 생산할 예정이다.
일본의 파운드리 기업 라피더스는 홋카이도 공장에서 2나노 시제품 라인을 이미 가동 중이며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7년에는 2공장을 착공해 1.4나노 양산을 검토 중이라는 관측도 있다.
최근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 확대, 미중 갈등 장기화로 반도체 기업들이 대만에서 일본으로 생산 축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론과 TSMC는 대만에 핵심 시설들을 갖췄지만 지정학 리스크가 커지면서 생산 거점을 분산해 위험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의 막대한 지원이 반도체 공장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마이크론의 히로시마 신공장 투자비 중 3분의1에 해당하는 5000억엔을 일본 정부가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또 일본 정부는 TSMC 구마모토 1·2공장 총 투자비의 40%에 이르는 1조2000억엔을 지원한다. 라피더스에는 1조1800억엔을 추가 지원하는 안을 최근 발표, 총 지원 규모는 2조9000억엔으로 불어났다.
업계에서는 경쟁 기업들이 일본의 지원에 힘입어 생산능력(캐파) 구축 속도가 빨라지면 한국 기업들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HBM과 초미세공정 반도체에 대한 AI 시장의 수요가 쏠리면서 생산능력이 곧 시장 장악력으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HBM의 경우 기업들의 생산능력 관리가 향후 6세대 'HBM4' 시장 판도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천문학적 지원으로 경쟁 기업들의 공장 건설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얼마나 빨리 캐파를 구축할 지가 향후 점유율을 결정지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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