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거물, 국내 기업들과 동맹 강화
벤츠 회장, 韓 찾아 삼성·LG와 전장사업 논의
젠슨 황도 AI·반도체 협력 위해 방한
미래 첨단 산업을 주도하기 위한 글로벌 동맹이 재편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단순 협력사가 아닌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최근 삼성, LG, SK,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총수 및 경영진들을 만나기 위해 속속 한국을 찾고 있다.
반도체, AI, 전장 등 한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사업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하려는 방한이다.
2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 만찬을 함께 했다. 이들은 삼성과 벤츠의 차량용 부품 공급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자회사 하만은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량용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SDI도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에게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 주요 계열사들은 향후 전장 사업을 더 강화할 방침이어서 칼레니우스 회장의 방한은 더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2일에는 세계 1위 장비 기업인 ASML의 크리스토퍼 푸케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영진을 만나 반도체 동맹 방안을 논의했다.
푸케 CEO는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각각 만나 최신 장비 개발 및 공급 전략, AI 반도체 시장 전망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이끌고 있어, ASML에게는 핵심 고객사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SML의 최첨단 '하이 NA 극자외선(EUV)' 장비를 확보해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황 CEO는 방한 당시 이재용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벌였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경주에서 따로 만났다.
이 만남을 계기로 엔비디아와 국내 기업들 간 비즈니스 파트너십이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SK그룹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AI, 전장 등에서 국내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갖추면서, 글로벌 공급망도 새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신기술·신제품을 개발할 때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여부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단 중국 등 경쟁사들도 만만치 않아 협력 관계를 더 공고히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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