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전대 두 번째 TV토론회서 공방 이어져
원 "비례대표 공천, 가족 아니면 설명 안돼"
한 "김의겸 보다 못해…여기서 자료 제시하라"
나 "전대에 대통령 끌어들이는 것 위험해"
윤 "총선백서 출간해 패배 원인 성찰해야"
[서울=뉴시스] 이승재 최영서 한은진 한재혁 기자 = 11일 진행된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두 번째 TV토론회에서 원희룡·한동훈 후보 간 비방전이 격화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를 둘러싼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의혹과 비례대표 사적 공천, 김경율 금감위원장 추천 논란 등을 엮어 당무감찰을 해야 한다며 공세를 펼쳤고, 한 후보는 사실이 아닐 경우 원 후보가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고 맞섰다.
◆한 "사천 논란, 김의겸보다 못한 구태" vs 원 "당무감찰로 밝힐 것"
한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자신의 주도권 토론 첫 상대로 원 후보를 지목하며 "본인 입으로 제 가장 가까운 가족이 공천에 개입했다고 했다. 근거를 말하라"고 요구했다.
원 후보는 "같은 내용이 지난 5월 CBS에 보도된 바 있다"며 "국민의힘, 국민의미래에서 도저히 한동훈 위원장을 포함한 주변 인물, 측근이 관여한 것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는 공천이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 후보가 언론 보도 외에 "다른 근거가 있다"고 하자 한 후보는 "지금 이 자리에서 말하라"고 압박했다.
원 후보는 "지목하겠다. 이모 전 서기관, 강모 변호사, 그리고 현재 비례대표 의원도 계신다. 중간에 명단이 바뀌기도 했다"며 "이분들이 들어간 기준과 절차에 대해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 그때 공천심사했던 5명 (외에는)"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한 후보는 "제 처가 관련된 게 어느 부분이냐"고 따졌고, 원 후보는 "특정인을 제가 아직 지목하지 않았다"며 "지금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말하면 다 가까운 분들인데 증거 조작할 것 아닌가. 객관적인 당무감찰을 하면 다 밝힐 것"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김의겸 의원은 녹음이라도 틀었다. 원 후보는 김 의원보다 못한 것 같다. 그냥 던져 놓고 다음으로 넘어가고, 이런 식의 구태 정치는 그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2년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고급 술집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김 전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그 증거로 첼리스트 A씨가 전 연인에게 술자리 상황을 설명하는 음성파일을 공개했으나, 정작 A씨는 해당 발언이 거짓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진 원 후보의 주도권 토론 순서에서도 한 후보의 사천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원 후보는 "(비례대표 명단의) 인간관계를 추적하니까 공통점이 지금 한 후보와 가장 검찰 최측근 인물과 한동훈 가족을 포함한 인간관계들 이외에는 설명이 되지도 않고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그냥 뇌피셜"이라며 "(이모 전 서기관과 강모 변호사) 두 명과 제 처가 아는 사이다. 일면식이라도 있다 그러면 정계 은퇴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이후에도 원 후보는 "당무감찰을 하자"고 주장했고, 한 후보는 "이 자리에서 자료를 제시하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한 후보는 "(사실이 아니라면)후보자 사퇴와 정계 은퇴 약속하라"고 했고, 원 후보는 "저도 같이 (하겠다)"고 답했다.
◆원 "김경율 왜 금감원장 추천했나" vs 한 "허위사실 유포"
원 후보는 '한동훈 비대위'에서 활동한 김경율 회계사를 한 후보가 금감원장에 추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원 후보는 "김경율을 왜 금감원장으로 추천했나"라고 물었고, 한 후보는 추천한 사실이 없다. 허위사실 유포를 말아달라"고 했다.
이에 원 후보는 "인수위원회 때 기획위원장이었기 때문에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 추천이나 과정에 대해 다 알고 있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인데 거짓말이라는 것이 드러나면 어떻게 책임지겠나"라고 추궁했다.
한 후보는 "사퇴하겠다. 원 후보는 어떻게 하겠나"라고 받아쳤고, 원 후보는 "책임지겠다"고 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채상병 특검법 수정안' 제안을 고리로도 공격에 나섰다. 관련 혐의로 고발된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이 얼마 전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한 후보의 기존 주장의 설득력이 약해졌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원 후보는 "특검 주장을 유지할 것인가"라고 따지자, 한 후보는 "경찰에서 수사한 부분은 사고 원인에 관한 부분이고 특검이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은 주로 그 이후 상황에 대한 처리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후보는 "민주당의 특검법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거부권 행사를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어떻게 특검을 막을 것인가. 막을 자신이 있나. 108석 가지고 막을 수 있나"라고 역공에 나서기도 했다.
원 후보는 "왜 못 막나. 8명을 이탈시킬 생각인가"라고 비꼬았다.
재의요구권 행사로 되돌아온 특검법은 국회에서 다시 표결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때 재의결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의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한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8명 가운데 8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질 경우 대통령의 거부권이 무력화된다.
◆나 "한, 대통령 협박성 발언"…윤 "총선백서 출간해야"
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가 김 여사 문자 논란과 관련해 당무개입을 언급한 것을 문제 삼았다.
또한 앞선 TV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대통령이 김 여사의 사과를 반대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도 지적했다.
나 후보는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는 것은 위험하다"며 "예전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소할 때 당무개입, 국정농단 이런 것을 했는데 윤 대통령에게 협박성 발언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한 후보는 "대통령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는 질문을 해놓고 답을 말했다고 저를 비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윤상현 후보는 총선백서를 전당대회 전에 발간해야 당정관계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윤 후보는 "총선 패배의 원인을 성찰하는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며 "총선백서 출간을 요청할 의향이 있느냐"고 한 후보에게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총선백서는 저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목적을 노골화하고 있다"며 "전당대회 공정성에 우려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판단은 비상대책위원장이 하면 될 문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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