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사업 키우는 넥슨…'넥슨유니버스' 출범

기사등록 2023/08/15 09:00:00 최종수정 2023/08/15 10:52:05

넥슨코리아 블록체인 조직 '넥슨유니버스'로 통합

연내 80여명 인력 이동…강대현 COO가 지휘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생태계 구축에 속도

넥슨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공식 이미지(사진=넥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넥슨이 블록체인 사업을 제대로 키우기로 했다. 넥슨코리아가 블록체인 전담 조직을 자회사 '넥슨유니버스'에 통합한다.

15일 넥슨에 따르면 지난해 설립한 '넥슨블록' 법인명을 넥슨유니버스로 바꾸고 연내 넥슨코리아 블록체인본부 80여명의 인력을 이관할 계획이다. 넥슨코리아에서 인텔리전스랩스와 블록체인 및 다양한 신사업을 이끈 강대현 COO(최고운영책임자)가 넥슨유니버스를 총지휘한다.

넥슨 관계자는 "넥슨유니버스는 블록체인과 콘텐츠·지식재산권(IP) 융합을 통해 유저들에게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이와 관련해 다양한 기술들을 개발·연구한다"면서 "독립적이고 원활한 내부 의사결정 및 운영,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넥슨코리아 블록체인본부 인원들이 넥슨유니버스로 연내 이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넥슨코리아 블록체인본부에서는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NFT(대체불가토큰) 중심의 생태계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사업을 총괄해왔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게임 내 캐릭터나 아이템 등 각종 요소로 만들어지는 NFT가 이 생태계 안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며 공유되는 환경을 마련하고, 나아가 다른 NFT 프로젝트와의 연동을 지원해 글로벌 블록체인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는 것이 목표다.

강대현 COO는 지난해 8월 블록체인 콘퍼런스 ‘어돕션(Adoption)’에서 “넥슨이 오프라인 게임을 온라인으로 넓힌 것이 첫 번째 진화였다면, 웹3를 통해 생태계 확장을 장려하는 것이 두 번째 진화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첫 타이틀이 될 '메이플스토리 N'은 원작 IP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PC 기반의 신규 글로벌 MMORPG(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메이플스토리 N'에는 캐시샵이 없어 이용자들이 오롯이 게임 플레이로 아이템을 획득하고 NFT화 할 수 있으며, 온전한 소유권을 기반으로 자유시장 경제를 만들어가게 된다. 경제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생태계 기여자들과 넥슨에게 보상으로 분배되는 방식이다.

이 외에도 넥슨은 ▲블록체인 기반 UGC 게임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N 월드' ▲넥슨 외부에서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NFT'를 활용해 참신한 아이디어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게 지원하는 '메이플스토리 N SDK' ▲모바일에서도 즐길 수 있는 '메이플스토리 N 모바일' 등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
2022년 8월 11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블록체인 콘퍼런스 ‘어돕션(Adoption)’에서 연사로 나선 강대현 넥슨 최고운영책임자. (사진=넥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엔 이런 넥슨의 가상세계를 한 차원 발전시키겠다는 장기 계획이 구체화되고, 빨라지고 있다.

먼저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구축하기 위해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토콜 폴리곤과 손잡았다. 양사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성공적인 글로벌 출시를 위해 최신 기술이나 네트워크 인프라 지원, 공동 마케팅 등 다방면에서 파트너십을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넥슨은 게임산업에서 웹 3.0를 확장하기 위한 앱체인 솔루션 '폴리곤 슈퍼넷'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트랜잭션 비용이 거의 없는 고성능의 맞춤형 앱체인과 이용자 경험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 

넥슨은 블록체인 게임에 경쟁력을 보유한 파트너들도 발굴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에 처음으로 투자했다. 국내 게임사 펄어비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CCP게임즈가 주인공이다. 온라인 MMORPG '이브 온라인'의 개발사인 CCP게임즈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AAA급 신작'을 개발 중이다. 넥슨은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사인 앤드리슨 호로비츠가 주도한 4000만 달러(약 532억원) 규모의 투자에 해시드, 메이커스 펀드, 비트크래프트, 킹스웨이 캐피털 등과 함께했다.

지난 4월에는 넥슨이 게임 최적화 블록체인 '오아시스(Oasys)'의 노드 검증자로 공식 합류했다. 오아시스는 게임을 하며 돈을 벌 수 있는 게임(P2E)의 대중화를 확대한다는 목표로 지난해 2월 설립됐다. 반다이남코 리서치, 세가, 유비소프트, 일드 길드 게임즈, KDDI, 소프트뱅크 등 유명 기업이 노드 검증자다.

넥슨은 "재미있으면서도 진보적인 게임 경험을 제공한다는 넥슨의 목표와 뜻을 같이 하는 다른 파트너사들과의 추가 협력 또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에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대중화를 위해 블록체인 지갑 회사 해치랩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넥슨은 블록체인 게임에 특화한 소셜 로그인 지갑 '페이스월렛'을 도입해 웹3 게임에 입문하는 이용자들도 손쉽게 지갑을 생성·관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블록체인 환경을 낯설어하던 유저들의 진입 장벽을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영위하는 게임사들도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가 글로벌 성공 사례로 기록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P2E 모델이 허용되지 않았는데, 메이플스토리N이 진정한 웹3 게임의 모범 사례로써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다는 기대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의 글로벌 성공 사례 창출은 국내 게임사들의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도 긍정적인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며 "경쟁 상대라기 보다는 함께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키우는 협력 관계에 더 가깝다"고 기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