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또다시 한계 노출…올해만 13명이 끊었다

기사등록 2021/08/30 14:46:09 최종수정 2021/08/30 15:18:49

성범죄 매년 재범…올해 7월까지 27건

위치추적은 해도 '뭘 하는지'는 파악불가

인력 부족도…1인당 17.3명씩 감독해야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기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성범죄 전과자 강모(56)씨 사건이 일어나면서 전자감독 관리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전자발찌는 훼손 사건과 성폭력 사범의 경우 재범이 매년 반복되는 등 사실상 이전부터 한계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30일 법무부에 따르면 전자장치 부착제도가 처음 시행된 2008년부터 전자발찌 훼손자는 한해도 빠짐없이 매년 보고되고 있다.

▲2008년 1명을 시작으로 ▲2009년 5명 ▲2010년 10명 ▲2011년 12명 ▲2012년 12명 ▲2013년 6명 ▲2014년 9명 ▲2015년 11명 ▲2016년 18명 ▲2017년 11명 ▲2018년 23명 ▲2019년 21명 ▲2020년 13명으로 집계됐다. 올해의 경우 이달까지 훼손자가 이미 13명에 달해 작년 연간 전체 기록에 다가섰다.

전자발찌 대상자 중 가장 많은 유형(올해 7월 기준 55.6%)인 성폭력 사범의 재범은 ▲2008년 1건 ▲2009년 0건 ▲2010년 3건이던 것이 점차 늘어 ▲2011년 15건 ▲2012년 21건 ▲2013년 30건 ▲2014년 48건 ▲2015년 53건 ▲2016년 58건 ▲2017년 66건 ▲2018년 83건 ▲2019년 55건 ▲2020년 41건 등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는 7월 기준으로 27건의 재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씨는 지난 27일 오후 5시30분께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하기 전 여성 1명을, 이후 또 여성 1명을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가 서울 송파경찰서에 스스로 찾아온 것이 29일 오전 8시께이기 때문에 38시간30분 동안 그를 검거하지 못하는 사이 한 차례의 추가 살해 범행이 발생한 것이다.

전자발찌를 착용했다면 특정 지역에 가거나 특정 시간대에 외출할 경우 경보 알림이 울리도록 설정돼 있지만, 해당 지역이나 시간대를 벗어나지 않으면 별도의 알람이 울리지 않는다.

지난 17일에는 성범죄 전과로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던 한 50대 남성이 인천 남동구 한 다방에서 업주를 위협하고 성폭행하려다 도주, 경찰에 긴급체포된 바 있다.

현재 전자감독은 대상자의 실시간 위치정보 수집을 통해 위치는 파악할 수 있어도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파악할 수 없다.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범죄에는 빠른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의미이다. 때문에 마음먹고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에겐 사실상 전자발찌가 무의미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자감독 인력 부족도 한계로 꼽힌다. 일반전자감독의 경우 인력 281명이 대상자 4847명을 감독하고 있다. 1인당 관리해야 할 대상자가 17.3명이다. 특히 1대1 전담인력을 통해 통제하는 인원은 19명에 불과한 것으로도 집계되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전자감독제도는 그동안 끊임 없이 개선·발전됐지만 아직 물적·인적 한계가 여전하다"며 "전자감독제도가 획기적으로 재범 우려를 막기 위해선 여러가지 예산상, 인원상, 또 내부의 조직문화 변화 등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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