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학자 "정인이, 밟혔다"…입양모 찡그리며 부들부들

기사등록 2021/03/17 16:56:06 최종수정 2021/03/17 17:00:47

유성호 교수 "정인이 같은 소아 본적 없어"

"성인이 차에 밟혀 췌장 절단된 사례 봤어"

머리 묶은 입양모, 불리한 증언 흐느끼기도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8차 공판이 열린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시민들이 양부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며 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이기상 기자, 정유선 수습기자 = 서울 양천구에서 숨진 16개월 여아 '정인이' 입양부모의 공판이 열린 17일, 법의학자가 증인으로 출석해 "정인이는 발로 밟혔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입양모는 불리한 증언이 나오는 동안 표정을 구기며 손을 떨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이날 정인이 입양모 장모씨의 살인 및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 입양부 A씨의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 8~9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유성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과 교수가 출석했다. 유 교수는 정인이의 사인으로 조사된 췌장 절단과 관련해 "개인적으로는 발로 밟는 경우가 합당하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저는 개인적으로 올림픽대로에서 여러번 차에 치인 사람이 저런 식으로 배에 자동차가 지나가면서 절단된 사례를 본 적이 있는 데 소아의 경우에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정인이는 너무 많이 다쳤다. 내동댕이 칠 때 흔히 생기는 멍이 있다"며 "조금 더 사망의 가능성을 인식하지 않았나라는 개인적인 의학적 소견이 있다"고 말했다.

장씨는 이날 공판에 출석해 내내 굳은 표정을 하고 고개를 숙였다. 평소 머리를 풀어 얼굴을 가렸지만, 이날은 머리를 묶어 표정이 드러났다.

장씨는 자신이 사망을 인식했을 수 있다는 취지의 유 교수 주장이 나올 때에는 조용히 흐느끼며 코를 훌쩍였다.

또 유 교수가 정인이를 발로 밟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취지의 증언을 하자 미간을 찡그리고 이마를 만지는 손이 떨리기도 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8차 공판이 열린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시민들이 양모가 탄 호송차량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17. photo@newsis.com
유 교수 직전에는 정인이를 부검한 국과수 부검의 김모씨가 출석해 췌장 절단 등 정인이의 신체 손상은 비우발적으로 보이며 통상 집에서 발생할 수 없는 사고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정인이를 떨어뜨려서 상해를 입혔다는 장씨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증언인 것이다.

검찰은 지난 1월13일 첫 공판에서 장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는 공소장 변경 신청을 하면서 "기소 후 추가로 확보된 사망원인에 대한 전문가(법의학전문가 등 4곳) 의견 조회 결과 및 장씨에 대한 통합심리분석결과보고서(대검 법과학분석과) 등을 종합 검토했다"고 밝힌 바 있다.

통합심리분석결과보고서를 작성한 대검찰청 심리분석실장 B씨는 지난 3일 7차 공판 증인으로 출석, 장씨에 대해 "욕구충족을 하는 과정에서 규칙이나 규범을 좀 무시하고, 내재하고 있는 공격성이 쾌 크다"며 "피해자를 자기에게 저항할 수 없는 대상으로 생각해 본인이 가진 스트레스나 부정적 정서를 그대로 표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장씨가 부인하고 있는 '정인이를 발로 밟거나 바닥으로 던지는 학대 행위'에 대해 "(해당 행위를 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또 C씨는 장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PCLR)를 실시했다며, 진단 기준점인 25점에 근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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