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유행→정신·요양시설 감염' 반복…"주기적 전수검사 필요"

기사등록 2020/10/15 05:00:00

부산 요양병원서 이틀새 환자 42명 등 53명 확진

환자 병원 출입 제약 있는 정신·요양병원서 잇따라

당국 "수도권 고위험시설 종사자·이용자 전수검사"

전문가 "일회성 검사론 안돼…7일·10일 등 정기 검사 필요"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북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직원과 환자 등 5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납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14일 요양병원에서 119구급차량을 이용해 확진환자를 격리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이 병원은 동일집단격리(코호트 격리) 조치가 내려져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2020.10.14.  yulnet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서울의 정신과 전문병원에 이어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이틀 사이 50명 넘는 환자가 발생하면서 2~3월 대구·경북과 5월 수도권에 이어 이번에도 지역사회 감염이 감염 취약 시설로 번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에 방역당국은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높은 수도권부터 시설 종사자와 입원 환자 16만명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감염이 발견되고 실시하는 일회성 전수 검사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밖에 되지 않는다며 정신·노인 요양시설 등은 정밀 방역 차원에서 증상과 관계없이 주기적인 종사자 진단검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5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기준으로 부산 북구 해뜨락요양병원과 관련해 13일 이 병원 간호조무사가 확진된 이후 5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간호 인력 5명과 간병 인력 6명 등 종사자 11명 외에 42명은 모두 이 병원 입원 환자들이다.

그간 이용자들이 지역사회에서 오가며 이용하는 주간보호센터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적은 자주 있었지만 최근 들어선 환자들의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정신병원과 요양병원에서 잇따라 집단감염이 대규모로 발생했다.

신경정신과 전문병원인 서울 도봉구 다나병원의 경우도 지난달 28일 환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입원환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 이달 13일 낮 12시 기준 64명까지 확진자가 증가했다. 이중 58명이 이 병원 환자다.

이외에도 13일 기준으로 서울에서 발생한 고위험 시설 관련 집단 감염 사례를 보면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곳은 강서중앙데이케어센터(26명), 도봉구 예마루데이케어센터(33명),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43명), 동작구 약수데이케어센터(10명) 등에서 집중됐다.

노인들이 집과 시설을 오가며 주로 낮 시간대 이용하는 이들 시설의 경우 이용자들이 지역사회에서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요양병원과 정신병원 등의 경우 거동이 불편한 고령 환자나 병원 출입을 제한하는 입원 환자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감염 규모가 크지 않았다. 강서구 서울대효요양병원은 3명, 관악구 은천재활요양병원은 11명, 성북구 케어윌요양원은 9명 등이 확진됐다.

이에 방역당국은 요양병원·요양시설 등 노인의료복지시설이나 정신건강증진시설 등의 경우 종사자나 면회객 등을 통한 감염 확산을 주된 전파 경로로 보고 있다.

지난 12일 유행지역 중심으로 이들 고위험 시설 종사자와 이용자 대상 일제 선별검사 실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던 방대본은 14일 수도권 전수 검사 계획을 밝혔다.

서울 650개소, 경기 1659개소 인천 422개소 등 총 2731개 요양병원, 요양시설, 정신병원, 정신요양시설 등의 종사자 13만명과 주야간 보호시설 이용으로 이들 시설을 오가는 이용자 3만명 등 16만명을 대상으로 10월 중순 일주일간 전수 검사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전수검사를 실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3월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 지역에선 3월18일부터 요양병원, 생활시설 등 고위험 집단시설 394개소 전수 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 수백명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전수 검사가 일회성으로 끝나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지역사회 감염 위험도와 시기 등에 따라 한차례 검사만으로는 무증상 감염자 등을 선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실제 서울에서는 노인 주간보호시설에서 다수 확진자가 발생하자 7월 취합 검사(여러명의 검체를 혼합해 검사한 이후 양성 반응 시 개별 검사) 방식으로 종사자와 이용자 1만1382명을 검사했으나 양성 판정이 나온 건 1건에 그쳤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최후의 보루이자 환자들의 증상을 코로나19 증상과 구분하기 어렵고 환자들의 표현도 쉽지 않은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 정신병원, 정신요양시설 등에 대해선 종사자 대상 주기적인 전수 검사가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사회에서 젊은 사람부터 시작해서 어린이와 임신부 등으로 향한 다음 코로나19 유행의 종착지가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등이 되고 있다"며 "대구라든지 5~6월 이태원도 그렇게 유행이 요양병원 등의 유행으로 이어져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요양병원 등은 환자들이 지역사회에 나가 퍼뜨리기보다 방문객이나 종사자 등 병원을 드나드는 사람을 통해 전파가 되는데 전파되면 증상을 구분하기 어렵고 표현도 못 해 감염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수십명이 발생할 수 있다"며 "위험성을 9개월 동안 학습했다면 요양병원 등을 타깃팅(targeting) 해서 일주일이든 열흘이든 주기적으로 검사하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요양병원 종사자 대부분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병원과 집만 오가며 조심하고 있지만 그 가족 중에 누군가 감염될 수도 있고 지역사회 어디에서 감염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현재로선 종사자를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전수 검사를 하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전수 검사를 하더라도 자칫 감염 피해자인 종사자들로 인해 해당 요양병원에 낙인이 찍힐 우려가 있다"며 "요양병원이 마스크 착용이나 개인위생 등 감염 관리에 지금처럼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방안도 정부가 찾아야할 때"라고 말했다.

방역당국도 이번 수도권 전수검사 결과를 토대로 향후 고위험 시설에 대한 주기적인 진단 검사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정익 방대본 대응관리팀장은 지난 13일 "16만명 중 양성자가 얼마나 나오는지 평가가 필요하다"며 "(검사 대상) 지역을 확대하거나 다른 시설을 추가할지, 일회성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검사할 필요 있는지 평가한 후 계획을 다시 명확하게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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