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정상회담서 '스톡홀름 증후군' 없어야" 美전문가

기사등록 2019/02/21 08:49:17

"협상 깨지 않기 위해 미국이 국익 양보하면 안돼"

"북한이 베트남처럼 되려면 핵포기선언 외 방법 없어"

【하노이(베트남)=뉴시스】 전진환 기자 = 북미정상회담을 8일 앞둔 19일 오후(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시내 한 거리에 북미 정상회담을 알리는 광고판이 설치되어 있다. 2019.02.1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베트남처럼 되기를 기대하지만, 정반대로 회담이 열리는 하노이가 '스톡홀름 증후군'(인질이 인질범에게 친밀감을 느끼는 상태)의 원조인 스톡홀름처럼 되도록 허용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헤리티지재단의 제임스 제이 카라파노 부이사장은 2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위와같이 주장했다. 협상을 이어가기 위한 양보를 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다음은 카라파노 기고문의 주요내용이다.

"며칠 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회담한다. 하노이는 미국과 베트남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표상이다.

1972년 크리스마스에 미국은 2만t의 폭탄을 주로 하노이에 떨어트렸다.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의 마지막 대규모 공격이었다. 46년 뒤 미국과 베트남은 관계를 정상화했다.

그렇다고 양국 관계가 최상이라는 건 아니다. 베트남에서 미국에 대한 호감도 역시 최상은 아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최근 베트남의 정치적 자유와 인권에 대해 혹평하는 보고서를 냈다. 헤리티지 재단의 최신 '경제자유지표'도 베트남을 '가장 억압적'인 나라로 평가했다.

다시 말해 베트남은 수십년전에 미국이 만들기 위해 싸웠던 민주주의 국가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차이를 부각하고 과거의 적대감을 온존하기보다 양국은 오늘날 공동의 이익을 모색하면서 덜 적대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베트남처럼 되길 바란다. 과연 북한이 그럴 것인가.

그렇게 되려면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이 더이상 불법국가가 아님을 보여주는 조치를 취할 용기가 있어야 할 것이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이 김정은이 핵무기를 완전히 검증가능하게 포기하겠다고 선언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북한이 평화에 관심이 있음을 입증하는 가시적 증거는 이것 이외에는 없다.

김정은이 정상회담에서 그럴 것 같지는 않다. 그것도 좋다. 그런다고 세상이 끝장나고 외교가 파탄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미국이 외교노력과 안보를 해치는 양보를 하지 않는 한 말이다.

최악의 결과는 하노이가 스톡홀름이 되는 것이다. 인질이 인질범에게 친밀감을 느끼는 '스톡홀름 증후군'의 발상지 말이다.

이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협상을 하는 사람들이 협상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데 매몰되서 국익을 양보하는 '당근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곳에서 압력을 받고 있다. 북한, 동맹국인 남한, 우리 정부의 일부로부터 협상이 실패하도록 해선 안된다는 압력을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중요한 것을 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같은 충고는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외교적 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좋지만 현재 북한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는 것은 외교가 아니라 북한에 대한 압박 노력이다.

그런 압박은 군사적 억지력(핵 및 재래식 전력), 미사일 방어와 강력한 제재에서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비핵화하기 전에 이런 것들중 어느 것이라도 양보한다면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전과 안보를 큰 위험에 빠트리는 것이다.

하노이가 스톡홀름이 되는 것은 재앙이지만 하노이가 레이캬비크보다는 나은 곳이 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1986년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러시아가 핵협상에서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자 회담장을 박차고 나갔다.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이익을 양보하도록 요구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장을 떠나야 한다.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피할 수 있어야 한다.

예상컨대 북한은 평화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계속해서 미국에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할 것이다. 이는 미국이 할 필요가 없는 양보다. 김정은 위원장이 계속해서 추가적인 양보를 요구하게 만들 뿐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관계정상화의 이점을 강조해야 한다. 북한이 베트남처럼 더 나은 역사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말이다.

이것만으로 북한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순 없을 것이다. 북한의 인권 상황은 예컨대 여전히 큰 문제로 남는다. 그러나 북한이 '정상'국가로 변화하기 시작하는 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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