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트럼프, 35분 간 정상통화…북미회담 중점 협의
文 "美 상응조치로 한국 역할 활용…경협 역할 맡을 각오"
트럼프 "회담결과 文과 긴밀 상의…결과 공유차 만남 고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부터 35분 동안 한미 정상 통화를 갖고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공조 방안을 폭넓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한미 정상 통화는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해 9월4일 이후 5개월 여만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대북특사단 파견과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의 목표 등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이날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새롭고 대담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음주 하노이 회담이 지난해 6월 역사적인 싱가포르 회담의 합의를 기초로 완전한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북미관계 발전을 구체화시키는 중대한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단순 선언적 성격을 넘어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이 합의문에 담기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조치로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한반도 문제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국면에서도 적극적인 중재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북 사이의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며 "그것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영변은 물론 그 외 지역에 대한 핵시설·물질의 신고·사찰·검증을 요구하는 미국이 상응조치로 북한에 제시할 카드로 남북경협이 매력적일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한과의 어려운 협상을 여기까지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과 확고한 의지 덕분"이라며 "남북관계에서 이룬 큰 진전도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 덕분"이라고 모든 공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렸다.
이어 "지난 25년간 협상을 통해 아무런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강화시킨 외교적 실패를 극복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외교 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의 준비현황 및 북미간 협의 동향을 문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담 성공을 위한 한미간의 구체적인 공조방안에 대해서도 폭넓게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결과 공유 및 후속 조치 등에 있어 계속해서 문 대통령과 긴밀히 상의하겠다"며 "특히 하노이 회담을 마치는 대로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회담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또 하노이 회담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며 그 결과를 문 대통령과 공유해야 하기에 직접 만나기를 고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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