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또 한 권의 '화염과 분노(마이클 울프 저)'가 탄생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신간 '더 높은 충성 : 진실, 거짓말 그리고 리더십'에 주목했다.
지난해 5월 경질된 코미는 이 책을 통해 2016 대선 당시의 상황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겪었던 일들을 낱낱히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미는 2016 대선 전 터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2016 대선후보에 대한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한 일들에 대해 상세히 기술했다. 앞서 코미는 2016 대선 열흘 전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으로 역임했던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국정관련 메일을 주고받은 것과 관련한 수사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혀 판도에 영향을 미쳤다. 계속해서 선두를 달리던 클린턴 후보는 이 일이 있은 후 추락하기 시작했고 결국 승기를 트럼프에게 내줘야만했다.
'더 높은 충성'은 오는 17일 출간될 예정이다.
◇"트럼프는 깡패두목 행세...얼굴빛은 오렌지색"
AP통신에 따르면 코미는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깡패 두목에 비유하고, 그의 외모를 지적하기도 했다.
코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악명높은 마피아 조직인 코사노스트라의 2인자였던 새미 더 불(새미 그라바노)과 같은 충성심을 추구했다고 적었다. 또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자아가 이끌고 있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의 얼굴은 약간 오렌지빛이며,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것으로 추청되는 눈 밑가는 흰색 반달 모양처럼 생겼다"고 설명했다. 또 코미는 트럼프의 머리카락은 그의 것처럼 보였고, 트럼프의 손이 자신의 손보다 작았지만,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았다고 썼다.
◇"힐러리, 미안해"
ABC뉴스에 따르면 코미는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그녀가 나에게 화를 냈다는 걸 읽은 적이 있었는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녀와 그녀의 지지자들에게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해 더 잘 설명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서술했다.
코미는 2016년 대선일을 불과 수 주 앞두고 FBI가 새로운 클린턴 이메일을 발견했다는 것을 공개했다. 이후 코미는 이메일에서 새로운 정보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클린턴 측은 코미의 발표로 인해 대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했다며 그를 비난했다.
◇트럼프, 코미에게 음란혐의 수사해줄 것 요청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수집업체 퓨전GPS가 제작한 '트럼프 X파일'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코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요청이 자신에 대한 외설적인 주장을 일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퓨전GPS는 영국 해외정보국(MI6) 요원 출신인 크리스토퍼 스틸을 통해 지난 2016년 미 대선 경선 때부터 트럼프의 뒷조사를 시작했다. 문건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가 시절 러시아의 한 호텔에서 섹스파티를 즐겼다는 것 등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의 평판을 추락시킬 만한 정보를 수집했고, 러시아가 그의 대선 운동을 지원하려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성매매여성들을 불러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내외가 사용했던 침대에 오줌을 누라(golden shower)고 부탁했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책에서 코미는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식을 앞둔 지난해 1월11일 자신과의 전화통화에서 했던 말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에게 "나는 세균혐오자다"라며 "사람들이 내 근처에서 오줌을 누게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절대"라고 말했다.
계속되는 수사 요청에 코미는 대통령이 이러한 의혹에 관여하는 것이, FBI가 대통령을 수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존 켈리, 코미 해임에 "나도 사임하겠다" 발끈
더힐에 따르면 코미는 그의 경질 이후 존 켈리 당시 국토안보장관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켈리는 코미에게 "저항의 의미로 사표를 낼 생각을 하고 있다. 나는 그러한 방법으로 (코미와 같은) 사람들을 위협하는, 이렇게 불명예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미는 켈리를 단념시켰다. 하지만 켈리는 두달 후 백악관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오바마, 2016 대선 후 코미 위로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6 대선 이후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로 낙심하고 있는 코미를 안심시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코미에게 "내가 당신을 FBI 국장으로 선택했다. 당신의 진실성과 능력때문이다. 작년에 일어난 어떠한 일도 나의 이러한 견해를 바꾸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코미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다고 밝혔으며, "단지 옳은 일을 하려고 애쓰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코미는 이 책을 통해 클린턴과 관련된 수사상황을 공개한 것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물론 의식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그 일이 내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거라고 말한다면 나는 바보일 거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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