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개편안, 서울시 집값 향방 가를 듯
이달부터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작되고, 보유세 개편과 금리 인상,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등 악재가 넘쳐나 차디찬 겨울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미 지방과 수도권 외곽 지역은 가격 하락의 조짐이 보이고 있고, 강남 4구를 비롯한 서울 집값도 역시 관망세를 넘어 약세로 전환하며 장기 침체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특위는 지난 9일 첫 회의를 열고 '보유세 인상'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위는 종합부동산세 세율인상, 공시가격 현실화,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등 보유세 개편방안으로 유력하게 거론된 사안들을 포함해 임대소득 분리과세, 상속세 강화 등 세제현안 전반을 논의한다.
보유세에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있는데 어느 것을 개편하든 세금은 인상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딱히 시장에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보유세 마저 인상된다면 한동안 부동산 시장은 침체될 것으로 보인다.
◇보유세 개편안, 서울시 집값 향방 가를 듯
전문가들은 이번 보유세 개편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서울 주택시장의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금리인상은 어느 정도 예상돼 있고 대출 규제로 인해 과도한 빛을 내 주택을 구하기 어려운데다가 양도세마저 강화된 상태다. 보유세까지 오른다면 서울 주택 시장이 관망을 넘어 하향 안정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에 보유세가 추가되면 체감하는 세금 부담은 가중 될 수밖에 없다"면서 "소유자들의 매도 심리를 높이면 매물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공급을 늘려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는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종합부동산세만 올리는 것 이외에도 고가 1주택자를 겨냥한 보유세제 신설도 검토 중으로 알려져 있다. 종부세의 경우 현행 0.5~2%인 종부세율을 1~4%로 2배 인상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정부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없애고,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을 높이는 수준으로 보유세를 개편한다면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위까지 만들어진 이상 좀 더 과감한 개편안이 나올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기존 제도를 손보는 수준에서 보유세 개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이번에는 좀 더 근본적인 접근을 시도할 것"이라면서 "4~5월이 비수기인데다가 악조건만 남아서 시장도 하향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했다.
◇주택 수요자, 가격 하락 불구하고 매도 쉽지 않을 것
정부의 보유세 인상 논의와 더불어 시장은 이미 양도세 강화가 본격 시행되면서 거래가 급격히 위축되고 집값 역시 떨어지고 있다.
실제 한국감정원 등에 따르면 4월 첫째주 주택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2% 하락했다.
서울은 0.06% 상승했지만 전주보다 상승 폭은 0.03%포인트 낮아졌다. 11주 연속 감소다. 서초구는 전주대비 0.04% 하락해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강남구는 0.04% 상승했지만 한 달 전(0.18%)과 비교하면 0.14%포인트 하락했다. 강북권 인기 거주지 중 하나인 성동구도 0.06% 떨어져, 6개월 만에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 거래 절벽도 이어지고 있다. 10일까지 2146건이 거래되면서 1일 평균거래량이 214.6건에 그쳤다. 강남 3구의 거래도 급감했다. 강남구가 10일 동안 71건(전월 같은 기간 252건)이 거래됐고 서초구(53건)와 송파구(98건)도 크게 줄었다.
강남의 한 공인 중개소는 "다주택자들이 세금 부담을 피해 내놨던 급매물을 거둬들이면서 매도 물건이 줄고 거래 절벽이 이어졌다"면서 "가격 조정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매도자들이 버티면서 매수자들도 관망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당장 매수세가 급격히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봤다. 매수자들의 특성상 집값이 하락할 때보단 상승할 때 매수를 하는 경우가 많고, 현재 집값이 이미 정점에 달한 상태라 집값 하락이 더 진행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소는 "4월 이후로 거래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고 그나마 적정 가격대로 보이는 매물도 손에 꼽는 실정"이라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세를 보이고 있어 실제 거래로 이어지긴 힘들어 보인다"고 전했다.
박원갑 전문위원도 "집값이 하락한다고 해서 매수자들이 섣불리 주택 시장에 들어올지는 미지수"라면서 "보유세가 주택 구입에 압박이 큰 만큼 매수자들의 고민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km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