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가수 이선희가 밝게 웃었다. 평양으로 떠나기 직전인 이날 오전 김포국제공항에서는 다소 긴장된 표정이었다.
"아까 (김포국제공항에서 평양예술 공연단 대국민 인사 때) 한 마디씩 할 때 긴장됐어요. 여러 가지 복잡한 마음이 있었죠. 표현하면 무거워질까봐 '즐겁게 하고 오겠다'고 얘기를 했었죠."
이날은 서해직항로를 통해 이스타항공 전세기를 타고 50분가량 걸려 평양에 도착했다. "제가 처음 여기 육로로 왔었어요. 육로 첫 길이어서 굉장히 많이 긴장을 했었고요. 이번에 비행기를 처음 타고 온 거잖아요. 두 가지를 다 했는데요. 더 많은 교류가 육로를 통해서 일어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이선희는 "평양에 도착하니, 잘하고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한결 편안해진 기색이었다. "저희를 가이드해주는 북측 관계자들이 평화롭고 안전하게 잘 하고 갈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말씀을 했어요."
약 190명의 남측 예술단은 북측 안내원을 비롯한 관계자들로부터 공항에서 환대를 받았다.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로동신문을 비롯한 북측 10여개 매체가 취재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단장을 맡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장관,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은 개별사진과 단체사진 촬영에 적극적으로 응했다.
조용필과 그의 밴드 '위대한 탄생' 멤버들은 2005년 류경정주영체육관 단독 공연 때 자신들을 안내한 안내원과 13년 만에 해후했다.
북측의 예술단 환영은 숙소인 고려호텔에서도 이어졌다. 예술단이 호텔 로비로 들어서자 직원들은 큰 박수로 맞이했다. 걸그룹 '레드벨벳' 멤버 아이린은 웃음과 함께 같이 박수를 힘껏 쳤다.
평양 공연을 앞둔 가수들은 가슴 벅차했다. 2006년 금강산에서 열린 'CBS 금강산콘서트'에 출연했고 평양 방문은 이번이 처음인 강산에는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가 없죠. 저는 사실 공연 참여한다는 게 예상 밖이었어요. 너무 뭉클했어요"라고 말했다.
이번 평양공연 남측 예술단에는 11팀이 참가했다. 조용필·이선희·최진희·YB·강산에·백지영·정인·알리·김광민·서현·레드벨벳 등이다. 평양에서 1~2차례 공연하며 현지 인기가수들, 록과 포크로 무장한 가수들, 가창력으로 손꼽히는 디바 트리오, K팝 아이돌까지 현시점 남측의 대중음악계를 보여줄 수 있는 이들로 구성됐다. 4월1일 동평양 대극장에서 단독 공연, 3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 합동공연을 벌인다.
음악감독 윤상은 "지금으로서는 믿겨지지 않죠"라면서 "정말 실수하지 말고, 잘 마치고 좋은 인상을 남기고 갔으면 해요"라고 다짐했다.
realpaper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