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자치구, 불법 정당 현수막 대응 현주소는…
'범죄 미화·차별 표현 금지' 옥외광고물법 적극 해석
강경 단속·과태료 부과로 현수막 게시 억제 효과도
![[전남광주=뉴시스] 전남광주 동구 주남마을 인근에 걸린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전두환씨 현수막. (사진=독자 제공) 2026.11.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1/02/NISI20261102_0002280843_web.jpg?rnd=20261102165059)
[전남광주=뉴시스] 전남광주 동구 주남마을 인근에 걸린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전두환씨 현수막. (사진=독자 제공) 2026.11.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전남광주 5개 자치구가 도심 미관을 해치고 특정 대상을 향한 모욕과 폄훼가 담긴 정당 현수막 철거에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정당 활동을 보장하는 현수막이라는 이유로 단속에 소극적이었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법적 기준을 적극 적용하고 위반 행위에 대한 행정 처분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8일 전남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이달 초 광주 5개 구 곳곳에 내란수괴 전두환씨 등을 찬양하는 내용의 정당 현수막이 내걸렸다.
극우 성향 정당이 게시한 해당 현수막에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과 전씨의 사진, 재임 시절 주요 사업과 함께 이재명 정부를 향한 모욕·폄훼 표현이 담겼다.
특히 5·18민주화운동 당시 민간인 학살이 벌어진 동구 주남마을 인근에도 현수막이 설치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동안 이 같은 문제 현수막은 정당법 등을 근거로 한 유권해석에 따라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 인정돼 철거 등 행정 조치에서 예외를 적용받아 왔다.
그러나 도심 미관 저해와 노골적인 모욕·폄훼 표현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자치구들은 옥외광고물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철거에 나서고 있다.
자치구들은 옥외광고물법 제5조 제2항을 주요 근거로 삼고 있다. 해당 조항은 범죄행위를 정당화하거나 잔인하게 묘사하는 내용, 청소년의 보호·선도를 방해할 우려가 있는 내용 등을 담은 광고물의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실제 북구는 현수막에 담긴 전두환씨 찬양 표현이 범죄자를 미화한 것이라고 판단해 직권 철거했다.
12·12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고 5·18민주화운동 강경 진압과 민간인 학살을 자행한 전씨가 1998년 대법원에서 내란 등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전씨의 일부 행적만 부각해 미화했다는 취지다.
서구는 같은 법 조항을 적용하면서 현수막에 담긴 차별적 표현에도 주목했다.
해당 현수막 오른쪽에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묘사된 남녀가 여러 인물을 떠받치는 그림이 담겼는데, 서구는 이 가운데 히잡을 쓴 인물과 피부색이 다른 인물 등을 문제 삼았다.
서구는 현수막에 담긴 그림이 인종차별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판단, 청소년 선도를 방해할 수 있다며 현수막을 직권 철거했다.
기존부터 이어온 강경 단속 기조가 불법 정당 현수막 게시를 억제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광산구는 지난해 2월 광주 5개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불법 정당 현수막에 대한 과태료 부과 방침을 공식화하고 시행해왔다.
지난해 불법 현수막 601건을 정비하고 이 중 217건에 총 6944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올해도 현재까지 122건을 정비하고 44건에 1408만원을 부과했다. 올해 다른 4개 자치구가 과태료를 한 건도 부과하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통상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정당 현수막이 집중적으로 게시되는 가운데 광산구에서는 광주송정역을 비롯한 여러 주요 지역에서도 이번 문제 현수막이 발견되지 않았다.
광산구는 그동안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정당을 집중 관리해온 만큼 기존 단속 기조가 이번 현수막 게시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치구들은 각기 다른 단속 기준과 행정 절차를 적용하면서도 불법 현수막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정당 현수막이라도 법적 기준을 벗어나거나 위반 행위가 반복되면 계도와 경고에 그치지 않고 과태료 부과와 직권 철거 등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도 관련 법령을 면밀히 검토해 시민 불편을 유발하고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불법 현수막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