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조각에 깃든 낯선 생명…권순영·함진 2인전 '미물'

기사등록 2026/11/06 17:26:09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서촌 드로잉룸서 12월 12일까지

작은 화면과 조각 속에 펼쳐진 상상의 세계

함진 Ham Jin, 사람들 54. 선물 2 People 54. Present 2, 2026,  폴리머클레이, 알루미늄 철사, 7 x 2.8 x 2.5cm *재판매 및 DB 금지
함진 Ham Jin, 사람들 54. 선물 2 People 54. Present 2, 2026,  폴리머클레이, 알루미늄 철사, 7 x 2.8 x 2.5c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높이 7㎝의 작은 조각. 가느다란 다리 위로 나무줄기인지 사람의 몸인지 알 수 없는 형상이 솟아 있다. 뾰족한 꼭대기에는 둥근 구슬이 얹혀 있다. 인간과 식물, 동물의 형상이 뒤엉킨 기묘한 생명체다.

작가 함진이 폴리머클레이와 알루미늄 철사로 만든 '사람들 54. 선물 2'(2026)다. 손바닥에 들어올 만큼 작지만 그 안에는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생명체가 살아 숨 쉬는 듯하다.

서울 종로구 서촌 드로잉룸에서 권순영과 함진의 2인전 '미물(Small Things)'이 6일 개막했다.

조각가 이정배가 기획한 이번 전시는 두 작가가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각자의 방식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다는 공통점에서 출발한다.

함진은 어린 시절 이끼를 들여다보던 기억을 바탕으로 작은 조각들을 제작한다. 손끝으로 재료를 만지고 결합하며 인간과 동물, 식물, 사물의 특징이 뒤섞인 낯선 존재들을 탄생시킨다.
권순영 Kwon, Soon-young, 서커스 3 Circus 3, 2026, 한지에 채색, 50 x 50cm © Courtesy of the artist  *재판매 및 DB 금지
권순영 Kwon, Soon-young, 서커스 3 Circus 3, 2026, 한지에 채색, 50 x 50cm © Courtesy of the artist  *재판매 및 DB 금지


권순영은 작은 화면에 수많은 형상을 촘촘하게 그려 넣는다. 검은 밤하늘 아래 초록색 무늬로 둘러싸인 공간에는 나무와 동물, 정체를 알 수 없는 형상들이 모여 있다. 그 위로는 초승달과 작은 인물이 떠 있고, 화면 바깥에는 황량한 대지가 펼쳐진다.

현실에서는 함께 존재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하나의 화면에서 만난다. 유년의 기억과 감정, 상상과 욕망이 뒤섞여 낯선 풍경을 이룬다.

두 작가의 작업 방식은 다르다. 함진이 손끝에서 작은 생명체를 빚어낸다면, 권순영은 화면 안에 또 다른 세계를 펼쳐 놓는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현실에 없는 존재와 풍경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만난다.

이정배 기획자는 "대상이 사라진 자리에는 빈 공간이 남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결핍으로부터 시작된 또 하나의 세계가 세워진다"며 "예술이 현실에서 발견하지 못한 온전함을 잠시나마 존재하게 하는 장소가 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12월 12일까지. 일요일과 월요일, 공휴일은 휴관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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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조각에 깃든 낯선 생명…권순영·함진 2인전 '미물'

기사등록 2026/11/06 17:26:0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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