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의약품 창고·공장 잇단 타격…환자들 "약 보내달라" 호소

기사등록 2026/11/06 15:16:31

최종수정 2026/11/06 1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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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만 제약 창고·물류시설 7차례 피격…10월엔 공장까지

전국적 의약품 부족은 아직…일부 지역서 갑상선호르몬제 등 품귀

[키이우=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소피브스카 보르히우카에서 소방관들이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으로 파괴된 창고에서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2026.11.05.
[키이우=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소피브스카 보르히우카에서 소방관들이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으로 파괴된 창고에서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2026.11.05.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러시아의 잇단 공습으로 우크라이나의 의약품 창고와 제약공장이 파괴·훼손되면서 일부 지역에서 만성질환 치료제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환자들이 다른 도시의 낯선 사람에게 약을 대신 사서 보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건부는 9월 한 달 동안 제약 창고와 물류시설이 7차례 러시아의 공격을 받았고, 10월에도 공격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짧은 기간에 공격이 집중된 점을 들어 민간 제약 인프라에 대한 체계적인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잇단 공격이 아직 전국적인 의약품 부족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유럽제약협회의 이반 자드보르니크 이사는 공급 차질이 특정 지역의 일부 품목에 국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약국이 통상 보유하는 재고는 약 한 달 분량이어서 공격이 계속되면 수주 안에 공급 공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국적 부족은 아니지만 공급 차질이 나타난 지역에서는 환자들의 약 찾기가 이미 시작됐다.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오데사에서 도와줄 사람이 있느냐"며 "어머니에게 꼭 필요한 약을 가진 유일한 약국에서 대신 사서 택배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새로 들어온 약도 사재기나 재판매용 구매로 몇 시간 만에 동난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초기에도 약국 진열대가 비었지만, 당시에는 재고를 여러 지역에 분산하며 비교적 빠르게 대응했다. 지금은 재고를 보충할 물류창고와 생산시설 자체가 공격받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수미=AP/뉴시스] 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미에서 발생한 러시아의 공습 현장에 시민과 구조대원들이 모여 있다. 러시아군이 수미 도심에 로켓 여러 발을 발사해 최소 3명이 숨지고 20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5.06.04.
[수미=AP/뉴시스] 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미에서 발생한 러시아의 공습 현장에 시민과 구조대원들이 모여 있다. 러시아군이 수미 도심에 로켓 여러 발을 발사해 최소 3명이 숨지고 20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5.06.04.
우크라이나의 의약품 검색 사이트 타블렛키는 과거 소비자들이 값싼 약국을 찾는 데 주로 이용됐다. 최근에는 필요한 약이 남아 있는 약국을 찾는 용도로 바뀌고 있다고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전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갑상선 기능 저하증 치료에 쓰는 합성 갑상선호르몬제 레보티록신은 우크라이나 동부·북부·중부 지역의 약국에서 거의 찾기 어려웠다. 용량별로 제품이 나뉘어 있어 환자에게 맞는 약을 구하기는 더 어려웠다. 과다 월경 치료 등에 쓰는 호르몬제 클라이라도 서부 지역에서 구하기 어려웠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나 자궁내막증 치료에 처방되는 일부 복합 경구피임약도 찾기 힘들었다.

공급 차질의 충격이 큰 것은 의약품 유통이 소수 대형업체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바드엠(BaDM)과 옵티마팜(Optima-Pharm) 등 상위 2개 업체는 지난 4월 금액 기준으로 우크라이나 약국 배송의 약 75%를 담당했다.

러시아의 공격은 대형 의약품 물류거점 전반으로 번졌다. 9월 초 키이우 인근 비오콘 특수물류센터가 공격을 받아 운영을 중단했고, 같은 달 13일에는 우크라이나에서 두 번째로 큰 의약품 창고인 유니버설 로지스틱이 타격을 입었다. 바드엠의 오데사·리우네 창고와 3위 유통업체 벤타의 호스토멜 창고도 9~10월 공격받았다.

[키이우=AP/뉴시스] 17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한 남성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파괴된 다층 주택 잔해에 아들이 깔리자 오열하고 있다. 2025.06.17.
[키이우=AP/뉴시스] 17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한 남성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파괴된 다층 주택 잔해에 아들이 깔리자 오열하고 있다. 2025.06.17.
창고는 다시 채울 수 있지만 공장이 파괴되면 생산을 곧바로 복구하기 어렵다. 러시아는 9월 키이우의 대형 제약업체 다르니차 공장을 엿새 동안 세 차례 공격했고, 10월에는 보르시차히우카 화학제약공장도 타격했다.지난달 4일에는 북동부 수미의 주요 제약업체 쿠숨 공장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파괴됐다. 2009년부터 이 공장에서 근무한 직원 1명이 숨졌다. 쿠숨은 공장을 복구할 수 없는 상태라며 피해액을 4000만~4500만 달러로 추산했다.

쿠숨은 환자가 약값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받는 우크라이나의 ‘저렴한 의약품’ 국가 지원사업에도 주요 제품을 공급해 왔다. 쿠숨 관계자는 "환자는 많고 수요도 큰데 현재 남아 있는 물량만으로는 치료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쿠숨이 인도에 있는 공장 2곳으로 생산을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산라인을 갖추고 원료를 확보하는 데 더해, 새 생산시설에서 만드는 의약품마다 우크라이나 당국의 승인을 다시 받아야 한다. 회사는 이 과정에 한 달에서 최대 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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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의약품 창고·공장 잇단 타격…환자들 "약 보내달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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