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는 공정위 조사 "적법"…화물연대 판결, 쿠팡에도 참고될까

기사등록 2026/11/06 16:52:15

최종수정 2026/11/06 17: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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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1심 무죄 뒤집고 벌금 3000만원 선고

"사전통지 없이 착수한 현장조사 적법" 판단

쿠팡은 유통업법 준용 범위 쟁점…별도 판단 필요

[세종=뉴시스] 임하은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rainy71@newsis.com 2026.10.28.
[세종=뉴시스] 임하은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email protected] 2026.10.28.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가 전면 거부로 무산된 첫 사례인 화물연대 사건에서 항소심이 조사방해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사전통지 없이 착수한 현장조사가 적법했고, 화물연대의 자체적인 법적 판단만으로 조사공무원의 진입을 막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쿠팡도 사전통지 없는 현장조사의 적법성을 법원에서 다투는 가운데, 향후 대법원에서도 이러한 판단이 유지되면 비슷한 분쟁에서 공정위 조사권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쿠팡 사건은 대규모유통업법의 공정거래법상 조사 규정 준용에 따라 사전통지 의무까지 배제되는지가 쟁점이어서 별도의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

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4-2형사부는 지난달 29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화물연대본부에 대해 1심 무죄를 파기하고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화물연대는 2022년 12월 공정위 조사관들의 사무실 진입을 막아 현장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정위는 집단운송거부 과정에서 소속 사업자에게 운송거부를 강요하거나 비소속 사업자의 운송을 방해했는지 확인하려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구 공정거래법과 당시 조사절차 규칙에 비춰 공정위가 현장조사 전에 별도로 사전통지하거나 협조를 요청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전 예고 대신 조사에 착수하면서 조사공문 등을 통해 조사권한과 목적·대상 등을 알릴 필요가 있는데, 공정위는 이러한 절차를 지켰다고 봤다.

공정위는 현장에서 조사공문을 교부하고 조사목적 등을 설명했다. 이후 화물연대가 혐의사실이 불특정됐다고 주장하자 추가 공문으로 조사 대상 행위를 구체화했다. 재판부는 이를 종합해 조사절차가 적법했다고 인정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 쿠팡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5.11.2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 쿠팡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5.11.21. [email protected]

또 조사에 대한 법적 이견만으로 적법한 조사를 막아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조사 대상자가 법 적용을 부정한다는 이유만으로 진입을 막을 수 있도록 하면, 조사권의 존부를 스스로 결정해 법 위반 여부를 확인할 조사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의 객관적인 사정에 비추어 공정위로서는 위와 같은 행위가 실제로 존재하였는지 및 피고인이 사업자단체의 지위에서 이에 관여하였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하여 조사를 실시할 필요성이 인정되었고, 달리 공정위가 조사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현장조사는 구 공정거래법에 따른 적법한 조사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판결에 적용된 현장조사 권한 조항은 현행법에서도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 같은 재판부의 판단은 조사권의 실효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쿠팡 사건과도 맞닿는다. 쿠팡은 지난 8월 할인 비용의 납품업체 전가 의혹에 대한 현장조사에 응하지 않고 조사 결정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서울고법은 지난 9월 쿠팡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면서 "현재로서는 현장조사 결정으로 신청인에게 발생할 불이익에 비해 그 효력 정지가 공공복리에 미칠 영향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는 조사절차의 적법성을 확정한 판단은 아니며, 해당 쟁점은 본안 소송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쿠팡은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라 조사 7일 전 서면통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이 공정거래법상 조사 규정을 준용하므로 사전통지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행정조사기본법이 적용되더라도 증거인멸 우려 등 사전통지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화물연대 판결은 공정거래법을 직접 적용한 사건으로, 대규모유통업법 조사에도 사전통지 의무가 배제되는지까지 판단한 것은 아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검찰이 대응하는 형사재판이어서 공정위의 별도 입장은 없다"며 "조사권에 관한 구체적인 판단 내용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1심 무죄 판결 이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화물연대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고발과 관련해 "특수고용직 노동자에 공정위의 규제 잣대를 갖다 댄 것은 노동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 자리를 빌어 깊이 사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21.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2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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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없는 공정위 조사 "적법"…화물연대 판결, 쿠팡에도 참고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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