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사건 수사 축소 청탁에 200만원 수수 혐의
도박 피의자 체포영장 발부 사실 누설 혐의도
1심 징역 1년에 집유 2년…추징금 200만원
![[서울=뉴시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07.29.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7/29/NISI20240729_0020437311_web.jpg?rnd=20240729131745)
[서울=뉴시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07.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도박사건 수사 정보를 흘려주고 수사 축소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던 경찰관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이 판단한 결정적 근거는 무엇이었을까.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박동규)는 지난 7월 2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추징금 200만원도 명했고, 이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령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5월 당시 울산경찰청 팀장이었다. 같은 수사대 다른 팀은 필리핀 현지 카지노 도박 방조 혐의 등으로 김모씨를 수사 중이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같은 달 26일 김씨에게 친필 사인이 담긴 야구배트·야구공 등을 선물로 받고 식대를 대신 내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날 술자리에서 지인 박모씨로부터 김씨의 도박사건 진행 상황을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고 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 날인 27일에는 박씨에게 도박 금액 2000만원 이상은 소환하고 있고 영장이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수사 진행 상황을 전한 것으로 기재됐다. 또 28일에는 박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운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수사 축소 청탁과 함께 현금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금품수수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차량출입기록을 주요 근거로 판단했다. A씨 차량이 2022년 5월 28일 오후 2시20분 박씨 아파트 주차장에 출입한 기록이 박씨 동선과 겹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청탁 메모지와 차량출입기록도 증거로 인정했다. 해당 자료들은 박씨와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수사기관에 임의제출한 것이어서 증거로 쓸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씨는 법정에서 청탁 사실을 부인하며 검찰 진술을 번복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믿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박씨가 번복 이유를 합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했고, A씨와 10여년 쌓은 친분 때문에 번복할 동기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같은 해 9월 20일에도 김씨의 공범이 체포되자 박씨에게 전화해 체포 사실을 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가 김씨 등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여부를 묻자 확인한 뒤 모두 발부됐다고 전해준 사실도 적시됐다.
재판부는 박씨가 변호사와 통화하면서 울산경찰청에서 전화를 받았다는 취지로 말한 점 등을 근거로 당시 체포영장 발부 사실을 알려준 사람이 A씨라고 판단했다. 체포영장 발부 사실은 도피나 증거인멸로 이어질 수 있어 보호가치 있는 직무상 비밀이라고 봤다.
A씨가 수사를 직접 맡지는 않았지만 같은 층 바로 옆자리에서 근무하며 동료 경찰과의 친분 등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범행의 경위 및 내용, 누설한 정보의 내용에 비추어 그 죄책이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공무원이 수행하는 직무의 공정성 및 적정성, 이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초범이고 “30년 이상 근무하면서 성실하게 경찰 직무를 수행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수수한 금액이 비교적 다액이 아니고, 범행이 도박사건 수사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도 고려했다.
A씨가 이 사건으로 약 6개월간 구금된 점도 양형에 반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