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여성' 창극 오이디푸스…"대사보다 노래가 더 강력"

기사등록 2026/11/05 17: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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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오이디푸스로 해외서 수상 최진아 연출의 첫 창극

이소연·김미진·이연주·민은경 등 전원 국립창극단 여성

26일 ~12월 5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창극단 신작 '오이디푸스' 출연진들이 5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6.11.0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창극단 신작 '오이디푸스' 출연진들이 5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6.11.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대사나 연기할 때보다 (소리꾼들이) 노래 할 때 훨씬 강력하게 다가갑니다. 노래라는 형식이 연극과 다른 결을 느껴요."

연극 '오이디푸스'로 2017년 루마니아 바벨페스티벌에 초청돼 연출상을 받았던 최진아 연출이 5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창극' 오이디푸스' 라운드 인터뷰에서 첫 창극에 도전하는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이번 작품은 소포클레스의 대표 비극 '오이디푸스 왕'을 창극으로 풀어냈다. 특히 출연진 전원을 국립창극단 여성 단원으로 구성해 운명과 진실을 마주하는 인간의 고뇌와 선택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명한다. '오이디푸스 왕'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할 것'이라는 신탁을 피하려다 결국 자신의 운명과 마주하게 되는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를 그린 그리스 비극이다.

테바이(테베)의 왕 오이디푸스는 역병을 끝내기 위해 선왕을 살해한 범인을 찾아 나선다. 오이디푸스는 감춰진 과거를 집요하게 추적하지만, 진실이 하나둘 드러날수록 모든 단서는 오이디푸스 자신을 향한다. 창극 '오이디푸스'는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한계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인간의 의지와 선택, 진실을 향한 집념에 주목했다.

최 연출은 "사회적 이슈보다는 내 존재에 대한 불안을 오이디푸스 창극을 보면서 관객들과 공유할 수 있다면 정말 멋진 경험이 될 것"이라며 "'삶이란 건 어떤 걸까', '왜 나는 이런 결과를 만나는 걸까' 등의 고민을 관객들과 함께 사유하고 싶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창극단 신작 '오이디푸스' 출연진들이 5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6.11.0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창극단 신작 '오이디푸스' 출연진들이 5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6.11.05. [email protected]
이번 공연은 여성 단원들로만 출연진을 채워 눈길을 끈다. 유은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여성 창극을 기획한 배경에 대해 "오랫동안 주역을 맡았던 남자 배우 2명이 퇴단하면서 주인공 자리를 곧바로 대체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작품 완성도를 위해 최적화된 인물 구성이 여성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김성녀 전 예술감독으로부터 여성 국극을 해보라는 제안을 받기도 해, 여성끼리 창극을 해보면 어떤 색깔이 나올까 궁금했다"고 부연했다. 

창작진은 여성만의 무대가 지닐 강점에 주목했다. 최 연출은 "여성이 남성역을 맡음으로써 '남성이라면, 왕이라면 이럴 것'이라는 틀을 떠나 '인간이라면 어떨까'로 다가갈 수 있는 자유로움이 더 생긴다"고 말했다.

장서윤 작창가 역시 "여성들이 모여 저음을 낼 때 남성과는 다른 질감이 있다"며 "차갑지만 어둠을 안아주는 따뜻한 음색 등 여성 목소리가 가질 수 있는 풀 스펙트럼을 쓰며 실험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창극단 신작 '오이디푸스' 연출 최진아가 5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11.0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창극단 신작 '오이디푸스' 연출 최진아가 5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11.05. [email protected]
주인공 오이디푸스 역을 맡은 이소연은 "원래 판소리 자체가 성별 구분 없이 인물을 표현하는 장르라 특별하거나 불편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고,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기회라 자연스럽게 도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여자가 하기 때문에 더 매력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자가 아는 남자의 멋짐을 표현할 수 있지 않나. 도포 자락을 거두며 앉는 모습 등 내가 생각했던 남자가 멋져 보였던 포인트들을 잘 표현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 매력을 같이 느끼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다른 배우들도 이번 도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이디푸스 아내이자 어머니인 이오카스테 역의 김미진은 "운명 앞에서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을지, 선택에 대한 책임을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인물을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온 역의 이연주는 "머리가 차갑고 논리적인 인물로서 오이디푸스와의 대립 구도를 잘 표현해 고뇌와 갈등을 두드러지게 하겠다"고 했고, 예언자 테이레시아스 역의 민은경은 "성별을 떠나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관객과 호흡한다면 또 다른 오이디푸스의 탄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창극단 신작 '오이디푸스' 연출진과 유은선 예술감독 겸 단장이 5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서윤 음악감독, 유은선 예술감독 겸 단장, 최진아 연출. 2026.11.05.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창극단 신작 '오이디푸스' 연출진과 유은선 예술감독 겸 단장이 5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서윤 음악감독, 유은선 예술감독 겸 단장, 최진아 연출. 2026.11.05. [email protected]
이번 공연에서 장서윤 작창가는 장석진 작곡가와 함께 판소리 장단을 바탕으로 국악기·서양 현악기·건반 등이 더해진 16인조 악단 편성을 구성했다.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이질적인 음색을 통해 인물 사이의 갈등과 비극으로 치닫는 서사를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무대는 고대 그리스의 시공간을 현대적인 무대 언어로 재구성했다. 지름 7.8m의 원형 LED를 설치한 경사 무대에 인체의 혈관에서 착안한 영상을 투사해 인물의 내면과 비극적 긴장감을 시각화한다. 의상 역시 현대적인 복식을 택했다.

창극 '오이디푸스'는 오는 26일부터 12월 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펼쳐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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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여성' 창극 오이디푸스…"대사보다 노래가 더 강력"

기사등록 2026/11/05 17:38:0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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