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극우 맞선 신숙옥 "한국, 10~20년 후 인권 분야 리더"

기사등록 2026/11/05 15: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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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책 '호루몽' 개봉 앞둔 '자이니치' 3세

성공한 사업가서 인권운동가로 변해 투쟁

"모두 이민 역사 인지하느냐가 소중한 키"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5일 서울 동작구 엣나인필름에서 인권운동가 신숙옥이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전날 수요집회에 다녀 왔다는 신씨는 오는 8일까지 한국에 머문다고 했다. 2026.11.05. nowone@newsis.com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5일 서울 동작구 엣나인필름에서 인권운동가 신숙옥이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전날 수요집회에 다녀 왔다는 신씨는 오는 8일까지 한국에 머문다고 했다. 2026.11.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힘들겠지만, 우리나라 한국은 인권 분야에서 10~20년 후 리더가 될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자이니치(재일교포) 3세 여성으로 모델에서 기업가를 거쳐 인권 투사로 거듭난 신숙옥은 5일 서울 동작구 엣나인필름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인터뷰는 신숙옥을 조명한 이일하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호루몽(엣나인필름)' 개봉과 책 '호루몽 - 살아남은 여자 신숙옥의 투쟁기(라우더북스)' 출간을 앞두고 이뤄졌다. '호루몽'은 자이니치들이 먹었던 버려진 음식 호르몬에 꿈 '몽'을 더한 이름이다. 죽음에서 삶을 꿈꾼 이들을 의미한다.

신숙옥은 영화 개봉에 대해 "가장 마음에 남은 코멘트는 미국에서 시사했을 때 '재미한국인 역사와 같다'는 말이었다"며 "여성의 삶이 힘들다는 점과 디아스포라라는 세계적 공통점이 잘 담겨, 이전에 만나지 못했던 사람과 또 손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호루몽'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신숙옥 인권운동가가 발언하고 있다. 옆에는 이일하 감독이 보인다. 2026.11.05. nowone@newsis.com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호루몽'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신숙옥 인권운동가가 발언하고 있다. 옆에는 이일하 감독이 보인다. 2026.11.05. [email protected]

책과 영화 모두 11일 공개될 예정이다. 영화는 일본에 뿌리내리게 된 자이니치 3대 여성사와 '혐한기업'으로 불리는 DHC와 6년간 법정 소송을 감각적으로 다룬다면, 책은 조금 더 상세한 배경 설명과 함께 여성운동에 초점을 맞춘 민지형 작가와 신숙옥의 대담이 담겼다.

"영화가 역시나 이해하기 쉽죠. 그런데 가능하다면 많은 여성이 책을 읽어주면 좋겠어요. 한국이 '헬조선'까지는 아니어도 젊은 세대들이 정말 살기 힘들잖아요.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천천히 한 호흡씩 책을 읽어주길 바라요."

성공한 기업가에서 인권운동가가 된 이유는 간단하다. "저는 저를 좋아해요. 자신을 소중히 생각할 수 있는 첫사람이 나고, 그 누구도 나 이상으로 나를 좋아해 주지 않아요." 혐오와 차별에 맞서는 건 나를 위한 것이자, 동시에 모두를 위한 일이라는 것이다.

단 그는 싸움에 주의할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숙옥은 "강한 사람하고 하는 게 싸움이지, 약한 사람과 싸우는 건 '이지매'"라며 "열 번 싸우면 두 번 이기진 못한다. 한 번 만이겠지만, 그 한 번의 찬스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5일 서울 동작구 엣나인필름에서 인권운동가 신숙옥이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6.11.05. nowone@newsis.com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5일 서울 동작구 엣나인필름에서 인권운동가 신숙옥이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6.11.05. [email protected]

일본에서 재일교포로 자리 잡은 그이기에 일본 사회, 재일교포 사회, 한국 사회에 있는 여성혐오의 미묘한 차이점도 읽어냈다. "일본 남자들이 가족 생계를 책임지니 내 말을 들으라는 식으로 말한다면, 자이니치 사회와 한국 옛날 남자들은 마치 왕처럼 군림하죠."

해결책은 어렵지만 복잡하진 않다.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다.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게 되고, 곧 연대하게 된다. 단일민족국가란 없이 모두가 이민의 역사가 있다는 점, 우리 모두 늙고 약해져 간다는 점 등이다.

"많은 남자는 여자 얼굴이나 사람 얼굴을 보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는 양국에서 황혼 이혼이 늘어나는 이유도 바뀌려 하지 않는 데서 원인을 찾았다.

결국 해결책은 '정치'를 바꾸는 것이다. 체제의 문제를 정치로 해결한다는 발상이다. 신숙옥이 이해하는 자본주의는 약육강식과 약자구제 두 축으로 돌아간다. 그의 눈에 한국은 약육강식이라는 우익 논리만 생각하고 대책을 세워 왔기에 재벌이 생겨나고 특권계층이 만들어진 사회다.

신숙옥은 "정치가 나쁘니까 우리들이 서로 갈라서고 갈등이 심해지는 것"이라며 "서로 돕고 살아가는 게 사람"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5일 서울 동작구 엣나인필름에서 인권운동가 신숙옥이 질문을 듣고 있다. 2026.11.05. nowone@newsis.com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5일 서울 동작구 엣나인필름에서 인권운동가 신숙옥이 질문을 듣고 있다. 2026.11.05. [email protected]

"정치의 역할은 약육강식 사회에서 피해를 보거나 힘들어하는 작은 집단을 서포트하는 거예요. 한국 사회는 이게 전혀 안 돼 있으니까 당연히 사회가 붕괴하죠.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은 100% 약자구제입니다."

좌우를 막론하고 역대 누구도 이런 정책을 펼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 실패를 숨기는 손쉬운 방법이 바로 '구별 짓기'다. 히틀러나 제국주의 일본처럼 약자를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차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색깔론도 마찬가지다.

"내가 제대로 알지 못하면 동급생이나 친구와 중국인과 싸우도록 장치가 된 거죠. 저희는 거기에 놀아나는 거고요."

신숙옥은 한국이 아직 '식민지주의'에서 해방되지 못했다고도 꼬집었다. '약자 혐오'를 극복해야만 거대한 차별에 맞설 수 있다는 취지다. "세상은 차별을 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아요."

여성, 노인, 장애인 등 어떤 형태의 약자여도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도 강조했다. 그들의 존재 자체가 사람을 바라보는 가치관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란 설명이다.

"사실 장애인이나 여성과 같이 사는 사회를 굉장히 따뜻하고 큰 이미지로 생각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데 그건 안 했으면 좋겠어요. 거기에는 반드시 갈등이 있어요. 그런데 매일 화내고 짜증 내고 한소리하고 억울해하고 다양한 감정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죠."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5일 서울 동작구 엣나인필름에서 인권운동가 신숙옥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라며 가방 안 물건들을 보여주고 있다. 남은 음식을 포장하기 위한 봉투부터 손수건 걸이, 볼펜 등이 눈에 띄었다. 원래 가방은 경찰에 붙잡히지 않기 위해 외국인 등록증을 챙기는 용도였지만, 이제는 재일동포 어르신들을 돌볼 때 손이 자유롭기 위해 매고 다닌다. 2026.11.05. nowone@newsis.com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5일 서울 동작구 엣나인필름에서 인권운동가 신숙옥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라며 가방 안 물건들을 보여주고 있다. 남은 음식을 포장하기 위한 봉투부터 손수건 걸이, 볼펜 등이 눈에 띄었다. 원래 가방은 경찰에 붙잡히지 않기 위해 외국인 등록증을 챙기는 용도였지만, 이제는 재일동포 어르신들을 돌볼 때 손이 자유롭기 위해 매고 다닌다. 2026.11.05. [email protected]

신숙옥은 정치인에게 변화를 요청하는 한편, 약자들을 직접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가 소수자를 보이지 않게 하는 건 큰 문제라고도 덧붙였다.

"우리는 다 차별적이에요. 대신 실패를 많이 하세요. 실패하면 공부가 되니까요. 완전하게 해야 한다거나 약자가 청렴하고 바르고 예쁘다는 환상을 다 깨세요."

지난 3일 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숙옥은 이같이 말했다.

"한국 근대사에 많은 일이 있었잖아요. 그런 곤란한 일들을 다 넘어 민주주의를 획득한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해요."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호루몽'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신숙옥 인권운동가와 이일하 감독이 사진 촬영을 위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2026.11.05. nowone@newsis.com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호루몽'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신숙옥 인권운동가와 이일하 감독이 사진 촬영을 위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2026.11.0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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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6/11/05 15:55:5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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