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 3척 중 2척 브라질·지중해로 항로 변경
美 경유 재고 20여 년 만에 1억 배럴 붕괴…가격 압박 가중
![[노보로시스크=AP/뉴시스] 4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으로 향하던 러시아산 경유 운반선 3척 중 2척이 최근 항로를 변경했다. 사진은 2022년 10월11일(현지시간) 러시아 노보로시스크의 셰스하리스 석유단지에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 2026.11.05.](https://img1.newsis.com/2026/08/02/NISI20260802_0002201964_web.jpg?rnd=20260802013127)
[노보로시스크=AP/뉴시스] 4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으로 향하던 러시아산 경유 운반선 3척 중 2척이 최근 항로를 변경했다. 사진은 2022년 10월11일(현지시간) 러시아 노보로시스크의 셰스하리스 석유단지에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 2026.11.05.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급등한 기름값을 잡기 위해 추진한 러시아산 경유 수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경유 수입에 합의했지만, 미국으로 향하던 유조선들이 잇따라 항로를 변경하면서다.
4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으로 향하던 러시아산 경유 운반선 3척 중 2척이 최근 항로를 변경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유조선 '탈리스만'과 영국·EU·캐나다의 제재를 받는 시에라리온 선적 유조선 '레루오'는 더 이상 미국 대서양 연안을 목적지로 표시하지 않고 있다.
레루오는 지난 2일 목적지를 브라질로 변경했고, 탈리스만은 대서양에서 방향을 틀어 지중해로 진입한 뒤 알제리 연안에 머물고 있다.
세 번째 유조선인 그리스 소유의 '아기오이 파넨데스'는 미국을 향해 항해하고 있지만, 하역 항구가 확정되지 않아 실제 입항 여부는 불투명하다.
에너지 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의 맷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미국으로 향하던 러시아산 경유 화물 3건 중 2건이 다른 목적지로 항로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 번째 유조선은 이번 주말 뉴욕에 도착할 예정이지만, 규제와 입법, 제재 문제로 미국 구매자들이 거래를 주저하고 있어 이 선박마저 항로를 변경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몇 주 앞두고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 수입에 합의했다. 이란 전쟁으로 급등한 경유 가격을 낮추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전날 치러진 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공화당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둘러싼 정치적 반발도 거셌다.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해당 합의가 불법일 가능성이 있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미키 셰릴 뉴저지주지사는 이번 주 항만 운영업체들에 러시아산 경유를 실은 유조선의 입항을 거부하지 않으면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항로 변경으로 미국의 경유 공급난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미국 경유 재고는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1억 배럴 아래로 떨어졌다. 이란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 정유시설의 생산 능력이 감소하면서 경유 공급이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시작한 이후 경유 선물 가격은 60% 넘게 올랐다. 미국 주유소의 경유 가격은 갤런당 6.27달러로, 지난 9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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