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압승에 이스라엘 우려…네타냐후의 트럼프 밀착 한계

기사등록 2026/11/05 11:14:26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美 초당적 지지 약화…연 40억달러 원조 불확실

네타냐후 외교 실패론…美 양당 관계 복원 과제

[팜비치=AP/뉴시스] 지난해 12월29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12.29.
[팜비치=AP/뉴시스] 지난해 12월29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12.29.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을 상대로 압승을 거두면서 이스라엘에서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에 의존해 온 외교 전략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년간 이어진 전쟁으로 이스라엘의 국제적 고립감이 커진 가운데 미국 의회에서도 이스라엘 비판론이 확산하면서 전통적인 초당적 지지 기반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이스라엘이 차기 정부 구성을 놓고 정치적 혼란을 겪는 동시에 이란과의 추가 충돌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하는 민감한 시점에 나왔다. 미국과의 관계뿐 아니라 매년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군사 지원의 향방도 불확실해졌다.

네타냐후 총리의 비판자들은 이번 결과를 그의 외교·안보 정책 실패를 보여주는 사례로 지목했다.

제레미 이사차로프 전 주독일 이스라엘 대사는 "이번 결과는 이스라엘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항상 초당적 접근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던 이유를 정확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약 10년 전부터 이러한 외교 원칙을 사실상 포기하고 "미국 대통령에게 가장 의존적인 이스라엘 총리"가 됐다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올해 초 "이스라엘이 성숙해졌다"며 향후 10년 안에 미국의 군사 원조에 대한 의존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자체적으로 무기를 구매하고 방위산업을 육성해 미국과의 관계를 원조에서 동등한 파트너십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중간선거 당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연간 약 40억 달러 규모의 원조를 "연말에 중단하겠다"고 밝혀 이스라엘을 당혹스럽게 했다. 양국의 현행 군사 원조 협정은 2028년 만료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지원 문제가 중간선거 기간 민주당 좌파 진영의 공격 소재가 된 만큼 이를 없애기 위한 조치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결정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아직 공개적으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스라엘 야권은 즉각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했다. 주요 경쟁자인 가디 아이젠코트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스라엘 국방부가 미국의 원조 중단 방침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된 것은 "네타냐후의 행태가 얼마나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그는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으며 교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파 성향 정당인 민주당의 야이르 골란 대표도 원조 중단이 "이스라엘의 안보와 국민의 삶의 질에 매우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파 야권의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전 국방장관은 "트럼프가 네타냐후를 지원하는 데 드는 비용은 연간 38억 달러"라고 꼬집었다.

미국 정치권의 이스라엘 지지 약화도 네타냐후 정부에 부담이다. 네타냐후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치피 리브니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네타냐후는 공화당에 도박을 걸었고, 우리가 수년간 양당과 유지해 온 동맹을 깨뜨렸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오랫동안 미국에서 초당적인 지지를 받아왔지만, 2023년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 이후 양국 관계는 악화했다. 가자지구의 막대한 민간인 사망자와 인도주의적 위기, 전후 출구 전략 부재 등이 바이든 전 행정부와의 갈등을 키웠다.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행정부와 관계가 악화하자 트럼프 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에 기대를 걸었다. 양국은 올해 이란에 대한 공동 군사작전도 벌였지만, 이란과의 충돌이 장기화하고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전쟁까지 이어지면서 양국의 이해관계는 엇갈렸다.

미국 내 이스라엘 지지율은 올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네타냐후 정부가 점령지인 서안지구의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고 팔레스타인 주민을 상대로 한 극단주의 정착민들의 폭력을 제대로 억제하지 않은 것도 여론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차기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민주·공화 양당 모두와의 협력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텔아비브 인근 라이히만대학교 아바 에반 외교국제관계연구소의 게달리아 애프터먼은 "이스라엘에 있어 미국과의 관계와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앞으로도 이스라엘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며 이번 선거 결과가 "미국 정치권 전반과의 관계에 더욱 진지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美민주당 압승에 이스라엘 우려…네타냐후의 트럼프 밀착 한계

기사등록 2026/11/05 11:14:26 최초수정

이시간 핫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