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머리개미 보존 위기"…英 가장 희귀한 '개미집' 통째로 사라져

기사등록 2026/11/04 02:00:00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누군가가 삽 들고 전문 약탈"

[서울=뉴시스] 영국의 희귀 개미 서식지에서 둥지가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 출처=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 영국의 희귀 개미 서식지에서 둥지가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 출처=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허준희 인턴 기자 = 영국에서 가장 희귀한 개미 종의 둥지가 사라져 보전 단체가 경찰에 신고했다. 누군가 삽으로 땅을 파 둥지를 가져간 것으로 추정되면서, 수년간 이어온 개체 보전 노력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 시간) BBC에 따르면, 데번주 야생동물 보호단체는 데번주 처들리 나이튼 히스 보호구역에서 좁은머리개미의 둥지가 사라진 사실을 확인했다. 단체는 누군가 전문적으로 둥지를 파내 가져간 것으로 보고 데번·콘월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 주변에서는 삽으로 땅을 파헤친 흔적도 발견됐다. 단체는 지난 10월 중순 둥지가 사라진 사실을 처음 확인했으며, 경찰은 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가진 사람들의 제보를 요청했다.

좁은머리개미는 머리 폭이 좁은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처들리 나이튼 히스는 영국에서 이 개미가 살아가는 주요 서식지 가운데 하나로, 특별과학관심지역(SSSI)으로 지정돼 있다. 좁은머리개미는 영국에서 국가적으로 희귀한 종이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는 '준위협(NT)' 등급으로 분류된다.

둥지 하나에는 개미 1000~5000마리가 살 수 있다. 번식 여왕개미가 한 마리 이상 함께 서식하기도 하는데, 여왕개미는 최대 25년까지 생존할 수 있다.

단체의 종 복원 담당관 줄리아 발포어는 둥지가 사라진 것을 두고 "이 종에 큰 손실"이라며 "야생 조류의 알을 불법으로 채취하는 것만큼 심각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국에 남은 좁은머리개미 개체군을 잃는다면 직원과 자원봉사자, 협력 단체가 수년간 쏟은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보전 단체도 이번 사건이 개체군에 미칠 영향을 걱정했다. 버그라이프의 무어 무척추동물 프로젝트 보전 담당관 로라 크루신은 둥지를 옮기는 행위가 개체군에 심각한 타격을 줘 이미 위협받는 좁은머리개미의 생존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크루신 담당관은 좁은머리개미가 데번의 한 지역과 스코틀랜드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희귀종이라고 설명했다. 보호구역 역시 개미뿐 아니라 다양한 야생 생물의 서식지인 만큼 "현장을 훼손하거나 생물을 무단으로 가져가는 행위는 범죄이며 엄중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번·콘월 경찰 농촌 담당팀의 루시 와이어트 경관은 특별과학관심지역이 법적으로 보호받는 곳이라고 밝혔다. 고의 또는 부주의로 보호구역을 훼손·파괴하거나 그곳의 생물을 교란하는 행위는 형사 범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좁은머리개미 보존 위기"…英 가장 희귀한 '개미집' 통째로 사라져

기사등록 2026/11/04 02:00:00 최초수정

이시간 핫뉴스

많이 본 기사